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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변호사 “싱가포르, 법적-인프라서 베트남 진출 거점”

20일 싱가포르 운&바줄 법무법인 변호사 강연 한베콘텐츠협회 정기모임 발제

 

요즘 핫한 시장이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한국의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다. 한국은 베트남에 주요 투자국이다. 아세안(ASEAN) 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국가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역 메리츠타워 17층(오전 8~10시)에서 한베콘텐츠협회 3월 정기모임 ‘굿모닝! 베트남’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충헌 한베콘텐츠협회장, 부회장인 법무법인 린 부문장 구태언 변호사, 법무법인 신원 김진욱 변호사도 참석했다.

 

강연자로 참석한 유지연 싱가포르 법무법인 운&바줄(Oon & Bazul) 변호사는 “싱가포르는 서양과 동양, 동북아와 아세안, 동남아국가간 일어나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법률 허브”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베콘텐츠협회는 베트남에 한정하지 말고 아세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크게 봐라. 거시적인 안목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싱가포르 아세안 진출 전초기지, 2년 전 베트남 국제분쟁 5위권 안 진입”

 

특히 그는 “싱가포르 국제분쟁원은 지난해 한해 약 65개국에서 접수된 국제분쟁을 다루었다. 2010년 초에는 분쟁 사건 순위에서 베트남 관련 사건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2015년 5위권 안에 들어왔다. 그 상대방 국가가 한국 기업인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해외로 가는 전초지"라고 생각했다. 서구 중심의 파워가 일본-대만-한국-중국 등 아시아 축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제 아세안(ASEAN)10개국이 인구를 바탕으로 소비시장뿐 아닌 영향력을 크게 넓히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라 제조업이 진출할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아세안에서 드물게 정치적-법적인 안정을 이룬 나라다. 아세안 및 글로벌 진출의 거점이자 국제문제 해결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다. 스마트하다. 하지만 부가가치가 크다. 작은 나라에 글로벌 헤드쿼터가 모여들었다. ‘휴먼리소스’ 때문이다. 파티나 식당이나 어디서나 하이클래스 인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는 식당에서 페이스북 창업자 저커버그를 만날 수 있다. 각국 대사나 대통령도 만날 수 있다. 그만큼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다. 세계가 지금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게 되는 곳이 싱가포르”라고 말했다.

 

■ “해외진출 기업 중심보다 사람-문화 등 소프트 부분 더 중요”

 

국제분쟁 전문변호사인 그는 “한국에서는 법조인이 정의 구현의 표상이다. 한국에서 사업할 때 변호사를 멀리 하라고 한다. 이제 바뀌어야 한다"며 변호사 직업에 대한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적이 다른 회사의 거래는 계약서 내용을 이해하는 방식에 따라 입장 차이가 다르다. 각나라 국제 법규도 모르고, 무슨 글로벌 사업을 하느냐하고 질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분쟁을 대처하는 방법의 기본은 한 나라를 아는 방법에 대한 관점이라는 것. 예전에는 한 나라를 아는 방법이 기업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제 달라졌다. 소프트한 부분이 더 중요하다는 것.

 

그는 “한국 위상이 높아졌다. 싱가포르나 베트남에서 한국은 잘 살고 교육수준 높고 배울 것 많은 나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선망 대상이고, 교류하고 싶은 나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기업과 사람, 문화, 사회가 무형의 연결점을 갖고 있다. 콘텐츠가 있으면 돈은 따라온다. 한베콘텐츠협회는 베트남에 한정하지 말고 아세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크게 봐라. 거시적인 안목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령 아세안 시장 진출의 전략의 하나로 싱가포르를 컨트롤 타워로 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 등으로 진출하는 식으로 연계하면 좋다는 것이다.

 

■ “규슈대 교수 입장, 일본 아세안 전략 배워야 한다”

 

유 변호사는 태국 국가 고문에 이어, 지금은 규슈대 교수도 맡고 있다. 지적재산권-국제분쟁의 경력을 쌓아준 ‘싱가포르’ 이력에 대해 감사한다. 그는 일본의 아세안 전략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규슈대 법대 글로벌 석사과정에는 아세안 국가들에서 온 전문직 및 국가공무원 출신 학생들이 많다. 이들이 1년 동안 장학금을 받으면서 일본어도 배우고, 석사 학위도 따고, 일본 문화도 느낀다. 이후 자국으로 돌아가면 자연스레 일본과 연결이 되고, 나중에 일본 기업이 사업 진출할 때 그 나라의 '휴먼인프라'가 된다.”

 

그는 "이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사람과 교육에 투자를 하는 일본의 사고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슈대학 유학생은 고국으로 돌아가면 일본 이미지가 좋아진다. 가령 교통부에 근무하면 철도와 항만 담당일 경우 바로 연락을 하면 된다. 10년차 실장급은 정책 결정에 중요한 위치다"라고 설명했다.

 

20년 전 일본은 태국에 공장을 지었고, 자본을 투자했다. 이제 두 나라는 뗄레야 뗄 수가 없다. 한국도 베트남과 이런 끈끈한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 열쇠 중 하나가 ‘휴먼 인프라’는 것이 그의 강조점이다.

 

■ “한국형 콘텐츠는 비즈니스와 문화를 엮어주는 매개체”

 

유지연 변호사는 한국에서 46회 사법시험에 합격, 법무법인 태평양을 거쳐 싱가포르 국제중재원(SIAC)에 근무했다.

 

현재 싱가포르 로펌 운앤바줄에서 국제분쟁해결팀 파트너 변호사이자 한국팀 팀장을 맡고 있다. 동시에 일본 규슈대학교 법과대학에서 국제 중재 및 지적재산권 분쟁 강의를 하고 있다.

 

국제중재사건만 130건 이상 다룬 유 변호사는 “아세안에서 한국 사업가들이 너무 비즈니스만 생각한다라는 인상을 주면 장기적으로 손해다. 당장 결과만을 바라는 것보다 같이 성장하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은 스며드는 것이고 비즈니스를 잘 하는데 도와주는 일이라는 유 변호사. 그는 “과속할 때 멈춰라고 하고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비즈니스만 생각하면 안된다. 파트너들은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콘텐츠는 구슬을 꿰어주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말은 한베콘텐츠협회에도 해당된다. 한국의 콘텐츠와 문화는 국적을 불문하고 사람들 사이에 소통과 공감을 불러오는 매개체다. 앞으로 한베콘텐츠도 이러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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