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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의 도시Rock's] 한국 1호 경부고속도로는 아시아 대동맥 출발점

교통인프라 특집 <1편> 대한민국 고속도로 1호...전 구간이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

 

아세안익스프레스는 7월 새로운 칼럼니스트로 부산시의회 입법정책담당관실에서 일하고 있는 김민수 정책관을 모십니다. 김 정책관은 어린 시절부터 인도네시아-싱가포르-베트남-두바이 등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권의 도시에서 성장하며 이를 바탕으로 각 도시와 도시를 이루는 사람과 비즈니스를 연구하는 직업을 가져왔습니다.

 

런던대 바틀렛 도시건설경영학을 전공하고 여러 다국적 기업의 인프라사업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부산시 도시계획분야 정책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세안의 각 지역에서 진행이 되었거나 진행될 대형 건설사업을 중심으로 아세안 얘기를 펼칠 예정이니 독자들의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3년 전 필자는 건설업 유관업계에 꽤나 잔뼈가 굵은 지인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도로공법에 관한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기억이 있다.

 

모두가 비겨야만 끝이 나는 대화 말미에 필자는 "마지막으로, 한국 1호 고속도로가 뭐였지?" 라는 단답형 질문으로 긴 토론 종결을 유도했다.

 

이에 업계 일류 건설사에서 특급인재로 불리던 한 현장전문가는 "경인 고속도로 아닐까?"라는 의문형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곽순환선", "서울도시고속화도로"이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경인고속도로를 정답으로 아는 분도 많은 게 현실이다.

 

■  불과 2년 반도 안 되는 시간에 완공...한국의 첫 대형 인프라건설

 

그리고 경인고속도로를 정답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가장 빠른 역사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인고속도로의 착공은 1967년으로 1968년인 경부고속도로보다 1년 정도 빠르다. 서울과 인천의 거리를 고려하면 완공도 경부선보다는 조금 더 빨랐을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고속도로'라는 의미와 맥락에서 볼 때 한국 1호 고속도로는 서울과 부산을 잇는 국토의 대동맥, 경부고속도로다. 1호라는 의미가 단순하게 가장 먼저 건설된 점에 근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속도로다운 고속도로 ▲수도서울과 부산까지 국토의 끝과 끝 ▲해외에 내놓고 자랑할만하다는 의미에서 박정희 정권은 경부고속도로에 '1호'라는 명예를 부여한 것이다.

 

특히 1968년 착공하여, 불과 2년 반도 안 되는 시간에 완공한 한국의 첫 대형 인프라건설이며 국가산업발전의 값진 신호탄이다. 1970년 7월에 완전 개통한 서울 양재나들목과 부산 금정구 구서IC 416km 구간이며 거의 전 구간이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Asian Highway)에 속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상당하다. 2018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소유한 자산 가운데 가장 비싼 자산은 다름아닌 경부고속도로다. 그 자산가치가 무려 12조 1316억 원에 달한다. 물론 회계상 가치보다 실제 부동산의 가치는 더욱 클 것이다.

 

필자는 월 1회 또는 격주에 한번 꼴로 경부고속도로 전구간을 왕복하는 일종의 오랜 충성 고객이다. 산간을 따라,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천천히 달리면서 경기남부-충청-영남권의 지역산업생태와 지리적 특성을 간략하게나마 속성으로 익힐 수 있는 훌륭한 루트다.

 

9개 이상의 광역권과 행정관할구역을 종으로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 어디에서도 상시 가동하는 통합형 도로안전관리체계와, 고정 및 구간단속체계를 통한 교통사고 예방 및 빠른 사고처리 등 고속도로 운영시스템에 있어서는 가히 세계에서 손꼽는 훌륭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 경부고속도로는  아시아 32개국 횡단 '아시안 하이웨이' 출발점

 

경부고속도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AH1(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임을 명시하는 표지판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래 사진의 표지판처럼 일본-한국-중국-인도-터키라고 씌어 있다. 아시안 하이웨이는 아시아 32개국을 횡단하는 총 길이 14만여 킬로미터에 이르는 간선도로다. 1992년 UN 산하 아시아 태평양 경제 사회 위원회(ESCAP)에서 승인한 아시아육상교통기반개발계획(Asian Land Transport Infrastructure Development, ALTID)의 3개 축 가운데 하나다. 2003년 아시안 하이웨이 연결에 관한 정부간 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총 8개 주요 노선 중 1호선으로 그 이름을 올렸다.

 

비록 명목상의 미래에나 작동할 고속도로지만, AH1은 총연장 2만 557km 구간으로 일본과 한반도를 거쳐 북한 중국 인도차이나 3국과 인도와 터키를 거쳐 불가리아의 국경선까지 뻗게 된다.

 

 

물론 전 AH 1호선 전체 모든 고속도로의 연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 실효성을 논할 수 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아세안과의 중장기 도로협력사업 및 실증사업 추진에 있어서 선제적인 인프라교류 협력의지를 표방하는 것에 의의가 클 것이라고 믿는다.

 

실제로 그간 필자가 직접 소통했던 많은 아세안 소속국가의 정부-지자체에 종사하는 국토-교통/도시계획분야 공무원들도 개통 50년이 지난 경부고속도로의 성공적인 건설과 지속적인 발전 연혁을 높이 평가하는 것을 느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의 공무원들 역시 경부고속도로의 건설과정과 지속적인 활용방안 및 안전관리 노하우를 꾸준하게 보고 배우고 현재까지도 팔로우업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는 효율적인 재원조달 체계와 안정적인 인프라 자산운용을 토대로, 지속적인 구간신설과 도로확장-편입 및 ICT기술(안전드론) 등 을 통하여 한국의 주요 산업거점도시를 빠르게 연계하여, 국토의 대동맥으로서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였다.

 

최근 발굴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지닌 한국엔지니어링업체와 전문기관들이 BOT방식(Build Own Transfer, 준공 이후 민간사업시행자가 장기간 운영권을 행사하고 기간만료 이후 당해 국가로 넘겨주는 방식) 아세안 고속도로(교통인프라)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7년 '한-베트남 첨단 도로 인프라 개발협력' 마스터플랜에 따라 지난해 한국교통연구원을 비롯한 국내전문기관들이 베트남 북남고속도로 Nghi Son 43km 구간 사전타당성조사를 수행하였다. 그리고 지난해는 미얀마 양곤~만달레이 구간 중앙 중추고속도로 2개 구간의 타당성조사를 국내기업들이 진행했다.

 

이처럼 고속도로사업이라는 국지적 특성이 상당히 짙으며, 내발적 전략발전을 꾀하는 신흥국 SOC 국책사업특성상 웬만한 높은 수준의 기술과 용역수행경험 및 정보관리에 대한 신뢰도가 검증되지 않고서는 대단히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사업 수주가 아니더라도 타당성조사 및 PPP(Public- Private Partership, 공적사업 민관 협력) 등 간접적인 기술협력체계가 지속성은 향후 중장기 협력 계획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실적이다.

 

코로나 19여파로 자재,인력 쇼트(부족) 등 불가피한 제약으로 인한 글로벌 건설경기가 매우 좋지 않다. "Seize the day" (오늘을 영위하라) 라는 말이 있다. 현재 할 수 있는 간접적인 기술협력에 매진하여 한- 아세안 도로인프라 기술협력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대형 건설산업의 수추 찬스는 언제든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민수는?

필자인 김민수는 영국 런던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아랍에미레이트 등 다양한 도시에서 성장하며 각 도시의 특색을 좋아한다. 런던대 바틀렛 도시건설경영학을 전공하고 국내외 대기업 인프라분야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부산시에서 도시계획분야 정책연구원으로 근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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