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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은의 아세안랩3] 혼자 알기 아까운 ‘아세안 매력’ 책이 되다

외교부에 아웃사이더로 들어가 아세안 사랑으로 거듭나기까지 ‘아세안랩’ 출간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외교부’의 ‘인사이더’는 어떤 사람들일까.

 

아마 외무고시(현재는 국립외교원)에 5급 공채로 합격하여 입부한 외무공무원, 그 중에서도 북미, 동북아, 북핵 관련 업무를 거쳐 간 외교관일 것이다.

 

현재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유리천장을 깨긴 했지만, 역대 장·차관, 차관보, 한반도본부장 등 외교부 고위급 인사들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예외없이 이 공식이 적용되었다.

 

■ 외교부 인사이더 VS 아웃사이더,,,퇴사 후 아세안 ‘민간 외교관’ 선언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외교부 ‘아웃사이더’였다. 외교부에서 흔치 않은 민간 전문관 자리, 그것도 ‘인사이더’와는 거리가 먼 ‘아세안협력과’에서만 7년을 근무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굴하지 않았다. 외교부가, 함께 일한 외교부 사람들이, 그리고 무엇보다 아세안 사람들과 함께한 아세안 업무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민간인 입장에서 경험한 외교부 아세안 업무 그리고 아세안의 매력에 대해 널리 알려야겠다는 것이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그리고 나의 퇴사 시기(2019년 12월)와 너무 멀어지지 않는 시점에 책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퇴사 후 약 6개월 간 책 발간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달렸다.

 

그리고 8월 8일, 아세안 창립일에 맞춰 지난 7년의 영혼을 부은 “my baby”가 드디어 탄생 되었다.

이름하여 “아세안랩”

 

회사명도, 본 칼럼명도 모자라 책 제목까지 아세안랩이라니! 참 많이도 우려먹지만, 책에는 부제가 있다. 바로 “외교부 아싸(아웃사이더)로 들어가 아싸(아세안 사랑)된 이야기” 이다.

 

■ 양곤의 한 식당에서 다짐 “아세안에 뼈를 묻을 거예요”...당찬 각오가 현실로

 

“아세안에 뼈를 묻을 거예요” 내가 이 말을 한 시간, 장소, 공기를 기억한다.

 

2014년 미얀마에서 개최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 양곤의 한 한인식당에서 미얀마 맥주를 맛보면서였다.

 

 

처음으로 각국 정상들을 직접 본 신기한 경험을 해서도, 우리 정상이 직원들에게 직접 격려 악수를 청한 뿌듯한 경험을 해서도, 처음 맛본 미얀마 맥주가 특히나 더욱 맛있어서도 아니었다.

 

알 수 없는 강한 끌림과 함께, 장난처럼 서정인 당시 남아시아태평양국장(현 주멕시코 대사)에게 내뱉은 말은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서정인 국장은 이후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으로 매 중요한 시기마다 함께한 “아세안의 아버지”로 본 책의 추천사까지 강요당했다.

 

■ 아세안은 매력의 늪...한 손에 잡히는 쉽게 접근하는 책 ‘아세안랩’

 

“아세안, 매력의 늪”이라는 이야기는 2017년 신남방정책 발표 후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한 말이다.

 

그렇다면, 6억 5000만 명의 풍부한 인구와 자원, 2030년에는 아세안이 세계 4위의 경제권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토록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아세안의 매력은 무엇일까.

 

 

책의 마지막 장에서 나는 아세안의 매력을 아래와 같이 3가지로 서술하였다. 첫째, 한국과 아세안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주의가 바탕에 깔린 관계라는 점, 둘째, 아세안 사람들은 성실하고 친근하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세안 각국의 영향력은 작을 수 있지만 10개국이 모이면 그 힘은 막강하다는 점이다.

 

이렇듯 중요한 아세안에 많은 사람이 다가가기를 희망하는 마음에서 기획한 것이 바로 책 ‘아세안랩’이다.

 

내가 “민간인 신분”으로 근무한 것을 강조하는 것은 “아세안”은 외교부 당국자만 접근할 수 있는 먼 존재가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게도 가까이 있음을 알리기 위함이다.

 

아세안에 조금 더 쉽고 친절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표지도 딱딱한 외교 책자가 아닌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하였다. 한 손에 잡히는 크기와 함께 그림과 사진도 많이 담았다.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을 어필하고자 한 노력이 와닿았는지 책을 발간한 지 2주 만에 2쇄에 돌입하였다. 교보문고에서 정치사회 판매부수 48위( 8월 31일)에 올랐다. 

 

 

그렇다고 가볍기만 한 책이 아니다. 아세안, 한-아세안 관계, 아세안 관련 회의 및 한-아세안 협력기금 등 외교부 내 아세안 업무와 그 안에서 나오는 아세안의 매력을 실무 경험 중심으로 충실하게 담았다.

 

이 책이 향후 아세안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대학생, 아세안에 관심 있는 일반인, 현재 아세안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아세안을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다가가 나와 같은 또 다른 “아싸”가 나오길 희망한다.

 

김시은은?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학교 형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에서‘인권을 기반한 개발’을 논문 주제로 하여 국제개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국제개발학 박사과정을 수료 후‘아세안 문화개발협력’ 관련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2010년부터 2012년 초까지 외교부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준비기획단에서 근무하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교부 아세안협력과 내에서 한-아세안 협력사업을 관리하는 전문관으로 근무하였다. 현재는 한-아세안 협력사업 컨설팅 및 아세안 관련 정보 제공을 주 업무로 하는 아세안랩(ASEAN LAB)을 창업하여 운영하며, 아세안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외교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아세안 업무 매뉴얼을 담은 책 '아세안랩'을 8월 8일 출간했다. 

 

미국 메릴랜드주 수잔리 하원의원 표창, 2012년 외교통상부 장관 표창, 2017년 외교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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