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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 칼럼] 션호 “한국 신남방정책, 코로나19 넘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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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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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차세대 아세안 학자 션호 칼럼, 한-아세안센터 소개 시선집중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해 신남방정책을 선언했다. 신남방정책이 주로 아세안과의 관계발전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 개인의 관심과 열정에서 비롯된 만큼, 2022년 5월에 종료되는 그의 임기 이후에도 정책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올해 한-아세안 협력관계 가속화를 위해 세워졌던 계획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설령 백신이 개발된다 해도, 전세계 사람들에게 제공할 만큼의 분량을 확보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전세계 수십억 명 분의 백신을 생산하고 배포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몇 개월 안에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2022년까지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여러 제약을 감수하며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코로나19의 세상에서 한-아세안 관계를 생각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적절할 것이다. 과연 한국의 신남방정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지속될 것인가?

 

물론 아세안의 입장에서는 신남방정책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되기를 바란다. 아세안으로서는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었든, 코로나 19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막론하고 신남방정책이 유지되기를 바랄 것이다.

 

아세안은 대화상대국을 비롯하여 아세안과의 관계를 증진하고자 하는 나라는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 즉 다양한 역외 국가들을 아세안 주도 다자주의에 참여시키는 ‘소집의 힘(convening power)’을 유지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세안의 노력이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려면 역외 국가들이 아세안과의 관계에서 가치를 발견해야 하고, 이는 곧 아세안 또한 이들 국가와의 관계에서 항상 유의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문재인 대통령 이후의 신남방정책...임기중 아세안 10개 회원국 순방 의미 이어졌으면

 

신남방정책이 실제로 얼마나 오래 존속하고 아세안 회원국들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전에도 이미 일부 전문가들은 신남방정책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를 넘어서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만약 한국 관료에게 한국의 아세안 관여 정책(engagement policy)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인지 묻는다면, 공식적인 대답은 “그렇다”일 것이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고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공무원들이 지켜야 할 새로운 우선순위와 지시사항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새 지도자가 같은 정당 출신일지라 하더라도 정치적 리더십에 변화가 생기면 신남방정책에 초점을 맞춰 설립된 정부기관들은 해체될 수 있다. 행여 그러한 기관들이 존속한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활발히 활동하거나 기존 계획들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현행 수준으로 받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최선의 시나리오로, 차기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세안과 높은 수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관심을 표명한다 해도, 아세안에 대한 주목도 면에서 전례 없는 관심을 보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비견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임기 중 아세안 10개 회원국을 모두 순방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이며, 심지어 이것을 대통령직에 취임한 지 2년 남짓 되는 상당히 짧은 기간 안에 끝마쳤다.

 

대통령 임기 중에 아세안 10개 회원국을 모두 방문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다. 그런데 그 일을 연이어 개최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엄청난 이목이 쏠리는 상황에서 해냈다는 것은 훨씬 놀라운 성과다.

 

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아세안 관계를 격상시키는 일에 얼마나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아세안에 대한 이토록 지대한 관심은 어떤 한국 대통령도 쉽게 따라 하기 힘들 것이다.

 

 

■ '코로나19'가 우선순위... 신남방정책 '역내 공중보건분야 협력' 유의미

 

신남방정책의 수명과 관련한 또 한가지 요소는 아세안 국가들이 코로나19에 집중하다 보면 신남방정책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한 달 후면 2019년 11월 26일 부산에서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된 지 만 1년이 된다. 올해 한-아세안 협력 제고를 위해 정상회의에서 나왔던 주요 계획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기되었다.

 

한국 정부는 내부 검토를 거쳐 곧 신남방정책의 다음 단계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향후 얼마간은 코로나19 대응이 전세계 정부의 최우선 순위일 것이 자명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로 인한 수많은 난관들을 헤쳐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아세안 각국 정부는 신남방정책의 후속조치 중 당장 실행가능성이 낮은 사업에 대해서는 재고, 삼고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신남방정책이 아세안 회원국들에 계속 의미를 가지려면, 신남방정책의 다음 단계에서는 역내 공중보건분야의 협력을 강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시의적절할 것이다. 이러한 협력의 필요성은 최근 발표된 “한-아세안 행동계획 2021-2025”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문서를 통해 양측은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코로나19 유행의 악영향에 대처하고 지역의 회복력을 제고하기 위해, 새로이 등장하거나 재등장하는 전염병 등 공중보건의 위기상황에 대응하고, 공중보건의 위기상항에 대한 대처능력 강화를 위한 협력, 코로나19 아세안 대응 기금(COVID-19 ASEAN Response Fund) 지원, 팬데믹 이후 회복의 촉진 등 유행성 인플루엔자에 대해 준비 및 대응하기 위해 협력한다” [비공식 번역]

 

신남방정책이 가까운 시일 내에 아세안 회원국들에게 시의성을 갖기 위해서는 2022년 5월까지인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코로나19와 역내 공중보건 협력을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감사하게도 한국은 코로나19 아세안 대응 기금에 백만 달러를 기부하였다. 이 기금은 회원국들이 의료 물품과 장비를 마련하고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을 연구 개발하는 자금으로 이용될 것이다. 이러한 금전적 도움 외에도,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 모범 사례, 경험, 장비 및 기술을 한국이 아세안과 공유하는 것도 신남방정책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한국과의 협력에 있어 아세안 회원국들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미중 경쟁에 대한 공동 대응 등의 지전략적(geostrategical)이슈보다, 앞서 논한 공중보건 분야 협력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완전히 통제되고 난 이후에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있었을 지전략적, 혹은 경제 문제를 더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보다 적절한 접근법일 것이다.

 

우리 앞에 놓인 길이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하지만, 신남방정책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이후, 나아가 몇 년 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완전히 진입한 이후에도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장기적으로 대외관계를 다변화하고 인접국 외에 여러 나라들과 제도적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이 한국을 위하는 길이다.

 

또한 아세안과 그 회원국들에게 있어서도, 아세안 중심주의를 지지하고 긴 안목에서 동남아시아와 깊이 관여하고 있는 한국 같은 나라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처럼 상호 이익이 되는 장기적 관계는 앞으로 한국의 국내정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든,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되든 강조되고 촉진되어야 할 것이다.

 

션호(Shawn Ho)는?

한-아세안 관계에 정통한 차세대 아세안 학자이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관계대학원의 지역안보 아키텍처 프로그램 연구원(Associate Research Fellow)으로 재직 중이며, 주 싱가포르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 글은 ‘한-아세안센터’ 홈페이지에 있는 칼럼으로 한-아세안센터의 도움을 통해 아세안익스프레스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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