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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핫 게임 '엑시인피니티', 고양이 게임에서 영감을 얻다

유영준 기자의 "베트남 게임" 따라잡기-엑시② 세 번째 유니콘 기업 성큼

요즘 뜨는 '엑시 인피니티'는 무엇일까?

 

 

엑시 게임은 디자인이나 게임성이 특출난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 특별하다. 더 놀라운 점은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베트남 청년 이라는 것이다.

 

엑시의 주역인 응우옌은 1992년생 하노이 출신의 올해 서른 살의 청년이다. 하지만 그가 일군 기업가치는 아주 보수적으로 잡아도 수 조원, 코인의 가치까지 합치면 수십 조원을 넘나든다. 더 놀라운 점은 그의 신화는 아직 제대로 시작조차 안했다는 점이다.

 

2021년 10월 ‘엑시 인피니티(이하 엑시)’를 운영하는 스카이 마비스는 1억 5천만달러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이번 투자에서 스카이 마비스의 가치는 30억 달러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에서 VNG, VN페이에 이어서 세 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이 된 것이다. 

 

연쇄창업가 응우옌 

 

엑시의 창업자 응우옌 탄 쭝(Nguyen Thanh Trung, 이하 응우옌)은 하노이의 한 대학교 2학년이던 스무살 학교를 그만두고 창업 전선에 나선다. 2012년 그는 식당 리뷰 및 블로거를 위한 소셜 사이트 로지(Lozi)를 만든 것이다. 이 서비스가 베트남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되고 2015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하지만 투자를 받은 직후 응우옌은 공동 창업자들과 회사 방향에 충돌을 빚고 퇴사를 한다. 응우옌이 나간 로지는 2017년 음식 배달 서비스 로쉽을 런칭하고 지금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때 응우옌의 선택은 미국이었다. 응우옌은 실리콘 밸리로 넘어가 투자 거래를 원활하고 빠르게 하는 기술 스타트업 안두인(Anduin)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3년 동안 일 한다. 여기서 블록체인 기술에 빠져들 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질 때 그는 고양이를 사고, 판매하고, 번식시키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인 크립토키티(CryptoKitties)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600달러를 투자해 크립토키티 게임에서 1000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낳고 플레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게임을 하며 고양이들을 교배해 새로운 고양이를 낳는 시스템과 포켓몬 배틀을 착안해 블록체인 게임을 생각하게 된다. 

 

2017년 응우옌은 친구들과 몇 달 동안 엑시를 구체화하며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된다. 2018년 4월 응우옌은 안두인에서 퇴사하고 첫 엑시 PC 베타버전을 발표한다. 엑시를 운영하고 있는 ‘스카이 마비스’의 시작이다. 엑시는 출시 전부터 사전 주문이 들어오며 창업과 동시에 현금을 안겨 주었고 2020년 초까지 PC버전은 3500명 이상 플레이어와 110만 달러 이상 디지털 자산과 180만 달러 이상 거래가 이루어지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 블록체인 랭킹 사이트 댑레이더닷컴에서 발표한 2020년 블록체인 기반 게임 랭킹 중 엑시가 1위를 기록한다. 

 

로켓 성장

 

엑시의 성공 이후 각종 언론에서 동남아 블록체인 게임의 선구자로 소개 된다. 삼성, HTC, 유비소프트 등 글로벌 유명 대기업들과 파트너쉽을 맺게 된다. 엑시의 본격적인 성장은 2020년 모바일앱 출시로 일대 전기를 마련한다. 

 

모바일 출시 이후 1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하게 되고, 2021년 4월 750만 달러 상당의 시리즈 A 투자를 받게 된다. 이 투자에 억만장자 마크 쿠바와 레딧 창업자 알렉시스 오하니안이 개인 투자자로 참여해 화제가 되었다. 2021년 5월 기준 엑시는 하루 39,000명이상  게임을 즐기고 월간 NFT 거래량이 1200만 달러가 넘는 폭발적 성장을 하게 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엑시는 로켓 성장을 거듭한다. 시리즈A 투자 받은지 5개월 뒤 2021년 10월 1억 5천만 달러 시리즈B 투자를 받게 되고 30억 달러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 받으며 베트남 3번째 유니콘 기업이 된다. 21년 10월 기준 하루 접속사수 200만명 이상 NFT 거래량은 22억 달러가 넘게되며  블록체인 업계에서 독보적인 공룡 기업이 된다. 5개월만에 무려 50배 넘는 성장을 하며 2021년 최고 블록체인 왕좌에 오르게 된다. 

 

 

바이낸스의 선택

 

엑시의 빠른 성장에는 암호화폐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의 역할도 적지 않다. 엑시는 2021년 바이낸스에 상장이 되었는데, 세계 1위 거래량 거래소에서 엑시를 사용자들이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엑시 코인을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되자 상장 직후 40% 이상 급등하며 화제가 된다. 게임 참여자들이 엑시 게임을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거래 화폐인 엑시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을 한 것이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고 락다운으로 집에만 있게 된 동남아 사람들이 게임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인 엑시를 주목하게 되고 짧은 시간에 엑시 게임을 이용하려 몰려들었다.

 

여기엔 2020년 말과 2021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인붐도 커다란 역할을 했다. 조금만 이름있는 코인이라면 10배가 아니라 100배씩 오르는 코인들이 다수 출현했는데, 엑시도 운 좋게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2021년 상반기는 엑시와 응우옌에게 최고의 시절이 되어버린 것이다.

 

천국과 지옥

 

하지만 2021년 7월 이후로 수상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엑시 게임을 플레이해서 받는 보상인 SLP 코인이 7월 580 원을 최고점으로 찍고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12월 말에는 최대 90%까지 하락한 40~50원으로 추락했다. 자동적으로 엑시 게임으로 버는 수입도 최고점에서는 월 100만원이었지만 6개월만에 월 20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온라인 게임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일일 접속자 수도 21년 10월 200만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22년 2월 하루 3만명으로 사용자수 역시 급락한다. 2021년 굳건한 1위를 차지하던 엑시는 현재 7위까지 순위가 내려가게 된다. 날개 잃은 엑시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코인들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데 비해 엑시와 블록체인 게임들만 유독 최고점 가격을 찍은 후 계속 내리막 길만 걷고 있다. 혹시 엑시로 돈을 버는 구조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다음편에서 엑시로 돈을 버는 시스템과 생태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3편에서 계속)

 

[기업] 요즘 뜨거운 ‘엑시 인피니티’가 뭐에요?---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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