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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미얀마 중앙은행, 위조지폐 루머와 싸우다

외국 협력업체 빠진 뒤 조악한 인쇄품질 논란

미얀마 중앙은행, 위조지폐 소문 불식 어려움

 

 

미얀마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새로 발행된 합법적 지폐가 ‘위조 화폐’라는 세간의 루머에 맞서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얀마 중앙은행 부총재인 우 윈떠(U Win Thaw)는 최근 미국의 VOA 버마와의 인터뷰에서 “유통되고 있는 새 화폐는 기존의 지폐와 외관이나 느낌은 조금 다르지만 당연히 진짜 화폐”라고 밝힌 것이다. 윈떠 부총재는 정부가 위조지폐를 발행했을 가능성은 당연히 없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은 나라의 지폐를 발행하고 그 품질과 진위 여부를 보장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이같은 루머가 돌게 된 것은 우선 새로 유통된 신권의 조악한 품질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2월 1일 군사정권이 집권한 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미얀마에서 기업 활동을 막는 강력한 제재 조치를 내리자 독일계 화폐 인쇄 전문기업 G+D 뮌헨(Giesecke+Devrient of Munich)은 미얀마에서의 지폐 생산을 중단하고 나선 것이다. 미얀마 중앙은행은 독일의 지원으로 화폐생산을 해왔는데,  쿠데타 이후엔 불가능해 진 것이다.

 

2021년 이후 군사정권이 장악한 미얀마 중앙은행이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지폐는 2021년 8월부터 유통되기 시작했다"고 현지 뉴스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일부 새 지폐의 색이 바래거나 변했다는 말이 나오자, 사람들은 이 지폐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독일 회사, 협력 중단

 

윈떠 부총재는 새 화폐가 위조되었다라는 허위 정보를 게재한 사람들에 대해 "국내 은행 부문을 공격하기 위한 무차별적이고 파괴적인 반대 운동"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이미 세 번째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미얀마 국민들이 정부가 발행한 지폐에 대해 불만과 불신을 갖는 이유는 적지 않다. 우선 미얀마의 화폐인 짯(Kyat)을 겨냥한 위조 화폐의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얀마 정부는 2014년까지 위조지폐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보안 기능이 있는 지폐를 발행하기도 했지만 종종 무용지물이 되어왔다. 최근에도 서부 마을인 흘라잉따야르의 의류 공장 근로자들은 급여에서 1만 짯kyat짜리 위조지폐를 발견하기도 했다. 10,000kyat 지폐는 약 7000원의 가치가 있다.

 

두 번째 이유는 군사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과거 미얀마 군부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화폐개혁을 들고와 나빠진 경제를 악화시킨 사례가 수차례 있다. 군부 지도자가 숫자 미신을 신봉해 50이나 100짯 짜리 화폐가 아닌 90짯 짜리 신권을 발행해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기도 했다.

 

위조지폐에 대한 최근의 루머는 쿠데타 이후 짯Kyat에 대한 신뢰가 저하된 탓이 크다. 쿠데타 전날인 2021년 1월 31일 1달러에 1329짯은 1년 뒤인 2022년 3월 16일 1775짯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이 수치 역시도 믿을만 한 것은 아니다. 이미 미얀마 전역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해 암시장에서 미국 달러는 2000짯이 훨씬 넘게 거래가 되고 있다. 이 가운데 독일계 인쇄회사의 협력 중단으로 신권을 발행한 것 자체가 대중들의 "광범위하고 격렬한 반대"를 불러온 것이다. 이미 미얀마 시민들은 쿠데타 직후 시민민병대를 조직하고 민주정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망명 정부를 구성한 바도 있다.

 

미얀마 이코노미스트인 딴 소에Than Soe 씨는 VOA 버마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이미 짯에 대한 신뢰를 잃었으며 이로 인해 짯의 가치가 날로 하락하고 있다”며 “미얀마 사람들은 이제 짯을 보유하는 것을 꺼려한다”고 밝혔다.

 

(끝)

 

자료 출처 :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A) 버마판 3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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