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은 누구인가 16 일본의 조선관: 일본 국사교과서에 각인된 조선관 1984년 9월 6일 우여곡절 끝에 한국의 신군부 독재자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은 당연히 이웃나라 국가 원수의 예우로 그를 맞았다. 그때 주목을 받았던 것 중 하나로 일본천황의 ‘말씀(お言葉)’ 즉 ‘만찬사’라는 것이 있다. 그 ‘만찬사’는 예정대로 9월 6일 궁중 만찬회에서 천황의 육성으로 낭독되었는데, 그 중 고대사에 관련된 부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생각해 보면 귀국과 우리나라는 일의대수(一衣帶水)의 이웃나라로 그 사이에는 옛날부터 여러 가지 분야에서 밀접한 교류가 있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귀국과의 교류에 의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예컨대 기원 6, 7세기의 우리나라 국가형성의 시대에는 다수의 귀국 인이 도래하여 우리나라 사람에게 학문·문화·기술 등을 가르쳤다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긴 역사에 걸쳐 양국은 깊은 이웃 관계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금세기 한 시기에 있어 양국사이에는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은 실로 유감이며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마이니치신문> 1984년 9월 7일치). 재일작가이자 한일
중국은 미얀마의 중요한 파트너다. 투자의 원천이자 외교적 보호 및 소수민족과 분쟁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나라다. 미얀마는 중국에 대해 양가감정(兩價感情)을 갖고 있다. 정반대되는 두 감정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미얀마는 중국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국가들과 전략적인 외교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균형을 맞춰 나가고 있다. 특히 미얀마가 2016~2017년 ‘로힝야 분쟁’으로 서방 국가 관계가 악화되면서 추가 중국으로 기울어져 더 의존을 하게 되었다. 중국 정부에서도 이런 상황을 활용하여 대규모 프로젝트와 소규모 민간 투자를 적극적으로 미얀마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초 1월 17~18일 중국 시진핑 주석의 미얀마 방문은 거의 20년만의 중국 국가 지도자의 방문이었다. 협의되었던 많은 프로젝트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보류된 상황이지만 최근 주미얀마 중국대사관에서 적극적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 미얀마는 중국 ‘일대일로’ 요충지:해당 주민들과는 끊임없는 분쟁 중국에게 있어서 미얀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 사업에서 지리적 전략적으로 중요한 거점을 차지하고 있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외교부’의 ‘인사이더’는 어떤 사람들일까. 아마 외무고시(현재는 국립외교원)에 5급 공채로 합격하여 입부한 외무공무원, 그 중에서도 북미, 동북아, 북핵 관련 업무를 거쳐 간 외교관일 것이다. 현재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유리천장을 깨긴 했지만, 역대 장·차관, 차관보, 한반도본부장 등 외교부 고위급 인사들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예외없이 이 공식이 적용되었다. ■ 외교부 인사이더 VS 아웃사이더,,,퇴사 후 아세안 ‘민간 외교관’ 선언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외교부 ‘아웃사이더’였다. 외교부에서 흔치 않은 민간 전문관 자리, 그것도 ‘인사이더’와는 거리가 먼 ‘아세안협력과’에서만 7년을 근무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굴하지 않았다. 외교부가, 함께 일한 외교부 사람들이, 그리고 무엇보다 아세안 사람들과 함께한 아세안 업무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민간인 입장에서 경험한 외교부 아세안 업무 그리고 아세안의 매력에 대해 널리 알려야겠다는 것이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그리고 나의 퇴사 시기(2019년 12월)와 너무 멀어지지 않는 시점에 책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퇴사 후 약 6개월 간
2020년 하반기 인도네시아 사회에는 어수선함이 가득합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가적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태국, 베트남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이웃들과는 달리 인도네시아에는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며 우려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8월 30일 기준 인도네시아에는 총 17만 2053명의 확진자와 7343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습니다. 확진자의 약 41%가 자카르타주와 자바섬 동부에 집중된 가운데, 신규 확진자 숫자와 사망자 숫자를 설명하는 그래프가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7월 하순 이후 매일 2000명 내외의 확진자가 발생해 오다가 8월 29일 일일 확진자 수 330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일일 사망자 수 또한 7월 22일 139명으로 최고치를 나타난 이래 매일같이 50~100명의 새로운 사망자가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는 필리핀과 더불어
‘2020 한국동남아학회 연례학술대회’는 지난 21일부터 22일 이틀간 정기 학술대회 사상 최초로 줌(Zoom) 플랫폼을 활용한 웹비나(웹+세미나)로 진행되었다. 코로나19 사태의 악화에 따라 온라인 ‘비대면 화상회의’로 열린 학술대회에는 전북대학교 동남아연구소(소장 전제성)는 총 두 개의 분과회의를 주재하여 발표에 참가하였다. 2018년 12월 20일에 설립된 전북대학교 동남아연구소는 2019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전략적 지역연구 유형)의 지원을 받아 연구과제(과제명: ‘사람 중심의 신남방정책 추진을 위한 노동-보건-복지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 전북대 동남아연구소가 구성한 패널 역시 연구의 연장선상에 자리한 것으로서, 동남아의 노동, 보건, 복지 관련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하는 자리로서 기획되었다. ■ 노동 및 보건 분야 한국 시민사회의 동남아연대운동 현황과 과제 먼저, 8월 21일 오후 1시부터 두 시간 동안 ‘한국 시민사회의 동남아연대운동’이라는 제목 아래 열린 첫 번째 패널에서는 노동 및 보건 분야에서 동남아연대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이 소개되었다. 이 패널은 전북대 동남아연구소가 발간을 준비 중
동아대학교 아세안연구소는 ‘2020 한국동남아학회 연례학술대회’를 주최하기로 계획되었으나 코로나19의 갑작스러운 확산으로 인해 모든 일정이 비대면으로 전환되었다. 이에 아세안연구소는 화상을 통해 많은 동료 학자들을 모시지 못한 서운함과 함께 분과회의를 조직하여 참여함으로써 그 의미를 다졌다. 한국동남아학회 연례학술대회는 8월 21일부터 이틀 간에 걸쳐 정기 학술대회 사상 최초로 비대면 화상회의 형식의 웹비나로 진행되었다. ■ “동남아 문화의 회상과 컬렉션”이라는 주제로 분과회의 아세안과 관련하여 한국연구재단의 HK와 CK 사업에 선정된 적이 있는 박장식 소장은 자신의 여러 학문적 경험을 토대로 현재 연구교수들과 함께 ‘아세안 문화정체성 연구’라는 아젠다를 설정하고 수행 중이다. 역사, 예술, 지리학, 인류학적 접근을 토대로 아세안 지역 간의 연결성을 강조하고 그들의 다양성을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에 일환으로 본 학술대회에서는 ‘동남아 문화의 회상과 컬렉션’이라는 주제로 분과회의를 구성하였다. 발표를 맡은 소속 연구자들의 연구는 예술과 역사에 초점을 맞춘 지역 연구로써 전통시대부터 근대까지 그들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고 분석할 것인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는 8월 21일부터 이틀 간에 걸쳐 진행된 한국동남아학회 연례학술대회에 총 두 개의 분과회의를 조직하여 참가하였다. 동남아학회 정기 학술대회 사상 최초로 웹비나로 진행된 '비대면 화상회의'는 뜨거웠다.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서강대 동아연구소는 ‘동남아시아문화 지식 기반 구축을 위하여’라는 아젠다를 설정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통시적 관찰과 공간적 비교’와 ‘동남아의 상생과 뉴노멀 지역연구’라는 주제로 관련 학자들과 교류하였다. 전체 소속 연구자들의 연구들은 서강대 동아연구소가 지역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주변국들과의 사회문화적 관계에 대해 주로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코로나와 같은 현재적 이슈 역시 놓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 김종호-정정훈-배기현 ‘동남아시아-통시적 관찰과 공간적 비교’ 첫 번째 분과회의인 ‘동남아시아-통시적 관찰과 공간적 비교’에서는 동남아시아의 사회, 문화적인 분야에 대한 연구성과를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김종호 교수는 “‘두 코리아’와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 국가기록원에서 구한 사진자료들을 바탕으로 냉전 초기 남북한
일본인은 누구인가 15 . 일본의 조선관: 야나기에 심대한 영향끼친 아사카와 형제 이전 이야기에서 야나기 무네요시의 조선관, 특히 조선 막사발을 보는 그의 미학을 짚어 보았지만 그의 조선도자기 미학은 아사카와(浅川) 형제의 다리를 매개로 해 성립한 것이다. 야나기로서는 그들이 없었다면 그는 조선예술은커녕 조선에 대한 관심조차 그렇게 깊이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김정기, 2011, 107). 아사카와 형제는 누구인가? 일제 강점기, 1924년 4월 9일 경복궁 집경당(緝敬堂)에서 ‘조선민족미술관’이 조용히 문을 열었다. 이것은 이 땅에 세워진 최초의 민간 박물관이었다. 그런데 이 박물관은 야나기가 주도하고 아사카와 형제, 그리고 소수의 야니기 동호인이 참여해 세운 ‘타인’의 박물관이었다. 야나기는 형 노리다카가 가져온 청화추초문모깎이 항아리에 눈을 떴지만, 조선민족미술관을 세우기로 결심한 것은 1920년 초겨울 동생 아사카와 다쿠미(浅川巧)가 지바(千葉)의 아비코(我孫子) 자택을 찾은 것이 계기였다. 그때 야나기는 다쿠미를 통해 그가 몇 년간 조선에 살면서 터득한 조선민예에의 독창적인 미에 눈을 떴다고 보여진다. ■ ‘조선멸시관’ 뛰어넘기 위해 조선민족미술관
자카르타의 공항의 숨은 힘 비행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물론 불과 얼마 전까지의 지나간 과거 얘기입니다. 계획에 없던 항공 여정은 특히 정신적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행복을 건네주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여정이 시작되는 공항이라는 장소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곤 합니다. 필자 역시도 1996 년 여름, 자카르타, 수카르노 공항에 도착했을 때 접했던 그곳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누구라도 습하고 더운 공기는 그리 유쾌할 리가 없습니다. 티셔츠가 필자의 살갗에 찰싹 붙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카르노-하타(Soekarno-Hatta) 공항은 필자에게 너무나 살가웠습니다. 전통적인 인도네시아 주택의 천장을 모티브로 삼은 각 터미널의 지붕은 이어 광활한 중앙홀로 연결이 됩니다. 잔디 바깥으로 펼쳐진 푸르른 농지는 관광객들에게 이 도시의 정체성을 남다른 방식으로 표출해냅니다. 그 어떤 세계적 공항이더라도 결코 이곳 수카르노와 유사한 공항을 만나볼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도시 공간 활용에 있어 일종의 주요한 컨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수카르노 공항은 도시의 흩어진 요소를 건축 구조로 모아서 보다 조화롭게 만드는 훌륭한 모범
아세안 사무국은 지난 7월 30일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세계경제포럼(WEF) 등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19 회복에 대한 아세안 고위급 대화를 화상으로 개최하였다. 해당 대화의 참가자들은 사회 경제 전반에 있어 코로나19가 아세안에 미친 영향과 향후 회복을 위한 논의를 했다. 특히 교육, 디지털로의 전환과 핀테크, 서민중소기업과 같은 분야를 향후 회복에 있어 주목해야 할 분야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 비대면 교육도 디지털 기기-인프라 수준 차이 극복해야 유네스코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으로 전세계 190여 개국 16억 명의 학생들이 봉쇄조치(lockdown)와 휴교령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 부재는 학습 능력의 저하를 가져온다. 장기적으로는 인적 자본과 국가경쟁력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또한 코로나19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아동이 생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나가 아동노동력 착취의 위협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 대면 교육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아세안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아세안랩(ASEAN LAB)’을 창업한 김시은 대표의 칼럼을 연재한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아세안 협력기금(7년) 등을 비롯한 외교부 아세안협력과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아세안 협력사업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선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2013년 처음 외교부에서 한-아세안 협력사업팀 전문관으로 근무하던 당시, 한-아세안 협력기금 사업을 신청하러 오는 기관에서조차 아세안(ASEAN)을 아시아, 아시안, 아쎈 등등으로 발음하곤 했다. “우리나라도 아세안 회원국인가요?” “중국, 일본도 아세안 회원국인가요?” “브루나이는 도시 이름인가요?” 등등 아세안 분야 종사자로서 슬픈 질문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 2020년 현재는 어떠한가? 지난해 부산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아세안’에 대하여, 그리고 아세안 10개 개별 회원국에 대하여 알아주기 시작했다. 사실상,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도 한-아세안 관계 발전도 갑자기 떠오른 것은 아니다. 1989년, 한국은 아세안의 부분 대화상대국 지위를 획득하였고 이후 단계적인 관계 발전을 이루어나갔다. 한-아세안 정상회의 역시 1997년 이
[일본인은 누구인가 11] 일본의 신앙: 신도란?: 철학도 교리-교단도 없다! 신도(神道)는 일본의 국민 종교라 할 만하다. 신자 수는 총 인구 1억 2659만명[2018년 기준] 중 신도계가 8474만 명으로 일본국민 대다수가 신도 신자라고 볼 수 있다. 불교 신자도 8950만 명에 이르지만 기독교계 신자는 214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한국의 경우 기독교도와 불교도가 주류를 이루는 종교 지형과는 딴판이라고 할 수 있다. 신도는 어떤 종교인가? 신도는 세계종교라고 하는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와 같은 어떤 가르침의 종교는 아니다. 신도에는 글로 엮은 명백한 경전이 없고, 교조(敎祖)도 교단도 없다. 신사는 교단이 아니고 공동체나 국가의 제사장 또는 제사기관일 뿐이다. 그렇다고 신도가 종교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불교가 깨달음과 자비의 종교이고, 기독교가 사랑과 용서의 종교라면, 신도는 신을 두려워 해 그를 모시는 ‘마츠리(祭)’의 종교, 곧 제사의 종교이다. 영국의 문필가로서 일본문화에 심취한 라프카디오 헌(Lafcadio Hearn)은 일본에 귀화한 작가다. 일본명은 고이즈미 야쿠모(小泉八雲)다. 그는 “불교에는 만 권에 이르는 교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