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여행 1] 순전히 하루키 때문에 여행이 시작되었다
계절의 여왕 5월이었다. 사방에 신록이 들어서는 계절, 더 짙은 녹음이 있는 상하(常夏)의 나라 라오스를 찾았다. 뭐랄까. 여행이라기도 그렇고 관광도 아니었다. 아니다. 여행이라고 강변하겠다. 그리고 순전히 내가 사랑하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때문이라고 우기고 싶어졌다. 이 여행은 순전히 하루키의 에세이 때문에 시작되었다. 그의 에세이 속 가이드는 옳았다. 라오스는 별 게 없었다. 화려한 볼거리도 놀라운 풍경도 없었다. 편리하지 않았고, 큰 영감을 주는 장소도 적었다. 사찰의 풍경과 불교식 건축물도 태국과 베트남서 봤던 것들이었다. 여행지나 관광지로나 낙제점을 맞아야 할 라오스, 그런데 왜 라오스는 매력적일까. 그의 여행에세이를 읽지 않았더라면 영영 오지 않을 수도 모를 그런 나라였다. 어느 순간 에세이 때문에 꼭 가고 싶은 나라가 되었고, 가보니 그의 말 대로였다. “라오스(같은 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라는 베트남 사람의 질문에 나는 아직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는, 소소한 기념품 말고는 몇몇 풍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러나 그 풍경에는 냄새가 있고, 소리가 있고, 감촉이 있다. 그곳에는 특별한 빛이 있고, 특별한
- 라오스=박명기 기자
- 2023-05-26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