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태국 불법체류자는 15만7000명이다. 총 체류자 중의 78%가 불법체류 상태이다. 전체 불법체류자의 36.6%를 차지한다. 해를 거듭하면서 그 수는 점점 늘어난다. 다양한 이유로 불법체류를 하게 된 사람들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검거될 경우 추방될 수도 있다. 이들은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이들은 결국 불법적인 일자리를 기웃거린다.
지난해에는 태국정부까지 나섰다. 한국의 출입국 외국인청에 신고하고 스스로 귀국을 촉구했다. 법적 처벌을 받지 않고 귀국할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태국 노동부 장관도 나섰다. 일단 귀국하면 합법적인 취업을 위해 다시 한국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귀국에 나섰다는 태국인에 대한 통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짤른 왕아나논 태국여행사협회 회장은 20일 방콕포스트에서, 한국은 더 이상 태국의 인기 여행지가 아니라고 밝혔다. 입국규제가 심한 한국 대신 일본이나 대만, 그리고 비용이 저렴하고 관광객 추방소식이 없는 베트남, 중국으로의 방문자 수가 한국을 추월했다고도 했다.
SNS에서는 한국여행 거부운동에 대한 해시태그가 늘어나고 있다. 신분이 확실한 전문직이나 연예인 등의 경우에도 입국이 거부되는 사례 등이 소개되고 있다. 입국거부 경험담이 SNS에 쏟아져 나온다.
외국여행에는 필요시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무비자 협정국가간에는 비자대신 K-ETA 전자여행허가를 받는다. 이를 통해 입국신고서 작성을 면제받고 전용 심사대를 통해 신속히 입국할 수 있다. K-ETA는 112개 무비자입국 가능 국가의 국적자들이 현지 출발 전 정보를 입력하고 입국을 허가받는 제도이다. 한시적으로 면제가 된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22개 국가들과 달리, 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태국인은 한국 입국 시 K-ETA를 받아야 한다. 유효기간은 3년이며 국가별로 체류 가능 기간은 다르다. K-ETA는 입국허가 성격의 비자가 아니다. 유효한 비자가 있더라도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관련 공무원은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 일정한 사유가 의심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출입국관리법 제12조(입국심사) 제3항에 따르면, <출입국관리공무원은 입국심사를 할 때에 다음 각 호의요건을 갖추었는지를 심사하여 입국을 허가 한다>라고 되어있다. 여기에 네 개의 세부조항이 나와 있다. 여권과 사증의 유효여부, 입국목적과 체류자격, 체류기간 등이 그것이다. K-ETA와는 별개로 어느 하나에 해당될 경우 입국은 불허된다. 객관적이지 못한 심사가 고개를 치켜들 수 있는 지점이다. 불복할 방법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입국거절 당한 선의의 피해자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입국 당국의 엄격한 관리와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가 동시에 병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대다수 태국인들이 느끼는 불공정성에 이견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회도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