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테를 아시나요? 몽블랑은 아시나요? 이를 합쳐 '돌블랑'이다. 이탈리아 북부 돌차노 산맥 서쪽에 있는 돌로미테는 높이가 3000미터급 봉우리가 18개가 있다. 몽블랑은 알프스 산맥의 프랑스 구역으로 가장 높은 산이다. 단순히 정상에 오른 것보다 트레일로도 유명한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돌블랑 트레킹을 따라가본다.<편집자주>
떠남보다 그 전에 오매불망, 자나깨나 기다려지고 더 설레는 것이 여행이다. 인천에서 다른 나라로 떠나는 것도 오랜만이다. 인천은 맥아더 장군처럼 늘 상륙, 아니 이륙해야 할 느낌이 드는 도시다.
여러 일로 다섯 번 가본 베이징은 나에게 북쪽 타국의 도읍지다. 여기서 미국 뉴욕에 갈 때 환승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그때와 달리 시간을 거스른다. 일곱 시간 앞서가는 나라 이탈리아다. 그래도 나홀로 아니라서 6시간 환승대기도 즐겁다.
차이나에어를 탔다. 동행 2명 중 1명은 예약을 했지만 발권을 못해 청도를 거쳐 밀라노 말펜사로 간다. 출발 전부터 삐끗, 중심을 잃은 에피소드 하나를 완성했다.
베이징행 차이나에어, 내가 앉은 좌석은 통로였다. 양쪽으로 좌석 3개인데 바로 앞은 비상구 칸으로 2좌석이었다. 발을 뻗어도 닿는 것이 없는 앞이 널찍한 자리였다. 그리고 두 자리를 한 여성이 썼다. 좌석 사이로 PC가 보였다. 미니 자판도 보였다.
어, 화면에는 한글로 소설이 써나갔다. 그녀는 유명작가인지 웹소설 작가인지 아마추어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스튜어디스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녀의 손은 수만길 창공 위에서 자신의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었다.
하강 직전 기내식이 나왔다. 빵과 한국 요구르트 불가리스. 볶은밥에 닭고기다. 맛도 내용도 평이했다. 베이징 도착 30분 전에 기내 방송에서 하강준비와 베이징 현재 온도 23도라고 안내한다.
인천공항은 언제나 감탄이 나오는, 날렵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베이징공항은 연간 1억 명이 이용한다. 인천 못지않은 모던 건축물이다. 하지만 공룡처럼 거대하고 너무 소란스럽고 부산한 곳이다. 환승하려고 재수속을 했다. 자꾸 짐을 다시 확인하는 검색대 담당자들은 꼼꼼하고 퉁명스러웠다.
재수속을 하면서 생각해봤다. 말을 안하고 있으면 중국뿐이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이방인 코스프레가 성공할 수 있을까.노! 현지인들은 외인부대가 누구인지 그냥 안다...ㅎㅎ.
환승대기 네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발마사지를 했다. 그리고 살짝 잠에 빠졌다. 46달러였다. E28 탑승구 01:30 밀라노(milano)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