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 단위조합의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에 이어 2024년 상반기에도 무더기 적자를 내는 등 실적도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고 있다.
지난 10월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농협 단위조합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인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4조 7,477억 원에 달했다.
2023년 고정이하여신 잔액인 8조 8,827억 원보다 5조 8,650억 원이 불어난 것으로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다.
불과 반년 새 3조 8,553억 원 가까이 늘었다.
6개월 간 수협의 고정이하여신 잔액도 1조 807억원에서 2조 324억원으로 1조원 가량 늘었다.
신협은 전체 고정이하여신은 7조 2,931억 원으로 2023년 상반기 고정이하여신 4조 2,855억원보다 3조원 증가했다.
산림조합 고정이하여신도 2023년 상반기 고정이하여신인 2,906억 원보다 83% 늘어난 5,327억 원이었다.
상호금융 조합 부실채권을 합한 규모는 1년 새 69%인 9조 9,389억원 증가해 상반기 기준 24조 6,059억 원이었다.
상호금융기관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상반기 873개 신협 중 441곳이 적자를 기록했고 1년 전 404개보다 37개 늘어났다. 전체 적자액은 3,375억원으로 2023년 상반기 669억 원 순손실보다 5배 커졌다.
단위 수협도 전국 89개 중 66개가 적자로 수협 전체 순손실은 1,598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 상반기 손실인 228억 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7배 커졌다.
산림조합 역시 140개 가운데 84개가 적자를 내며 전체 206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2023년 상반기 84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농협 단위 조합은 전체 1조 5,783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1년 전인 2023년 상반기 2조 92억원보다 흑자 폭이 4,300억 원 줄어들었고 154 점포가 적자를 기록했다.
농협・수협・신협과 산림조합을 모두 합친 상호금융권 순이익은 2023년 상반기 1조 4,970억 원에서 2024년 상반기 1조 604억원으로 4,366억원 줄었다.
상호금융 조합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한 것은 지방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데다, 대손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상호금융 조합은 공동 대출, 비주거용 담보 대출 등이 많다. 공동 대출은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조합이 함께 취급하는 대출로 대부분 토지 매입 자금 용도로 쓰인다.
상호금융기관의 손실흡수 능력은 자본비율과 비교해서 양호한 것으로 금융당국은 판단하고 있지만, 감독의 필요성은 체감하는 중이다.
지난 6얼 말 부동산과 건설업에 대해 충당금 적립률을 높이고 오는 12월 29일부터 총대출 중 부동산업・건설업 부문별 대출을 30% 이내, 합쳐서 50% 이내로 묶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호금융 조합의 특성상 지방에 익스포저(위험노출)가 많은데 금리 자체가 높았고 지방 부동산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영향을 받고 있다.”며 “자본비율이 충분한 수준이고 하반기엔 본격적으로 연체채권 정리를 할 것으로 보여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