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1조 원 규모의 ‘FA-50’ 전투기 추가 도입 계약을 이르면 상반기 중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FA-50’은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 중인 전투기로 인도네시아, 이라크,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에 총 138대를 수출한 ‘베스트셀러’다.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은 지난 2014년 FA-50 12대를 도입한 지 10여 년 만에 추가 계약에 나서, 한국산 전투기를 공군 핵심 전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17일 필리핀 정부와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국방부가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조달 모니터링 보고서(PMR)에 ‘FA-50 추가 도입’ 관련 내용이 명시됐다.
현재 진행 중인 조달 프로젝트 중 하나로 협상 세칙(TOR・Terms of Reference)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내용이다.
예산은 400억 필리핀페소(원화 약 1조 원)으로 필리핀 국방부가 이르면 2025년 상반기 FA-50 12대를 추가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 두 번째 전투 비행단을 창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AI가 생산하는 FA-50은 국산 고등 훈련기 T-50을 모델로 한 다목적 전투기다.
최대 속도는 마하 1.5에 20㎜ 기관포와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등 다양한 정밀 유도무기를 탑재했다.
지난 2022년 폴란드에 48대, 2023년 말레이시아에 18대를 수출하는 등 누적 수출액만 78억 달러(원화 약 11조 3,700억 원)에 달한다.
필리핀은 2014년 FA-50의 개량형인 FA-50PH 12대를 도입해 이듬해부터 현지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운용해왔다.
2017년 필리핀군과 반군(反軍) 간 벌어진 ‘마라위 전투’에 실전 배치하는 등 현지에서 ‘게임 체인저(판도를 바꾸는 것)’라는 호평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무력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최근 공군 전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KAI는 지난해 필리핀 국방부로부터 FA-50PH 항공기의 군수 지원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필리핀과 군사 협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항공기 정비, 운영 기술 지원 등 후속 사업은 항공기 획득 비용의 최대 5배에 달하는 신시장이다. KAI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21 수출도 타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