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변제 중인 홈플러스가 대출 신청을? ‘기존 채권자들 변제순위는 어쩌고?’

  • 등록 2025.04.14 14: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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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선 변제 대상 ‘공익채권’으로 고금리 자금 조달 사실 확인
대출금, 소상공인 정산대금에 지급에 쓰일 예정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또 다시 6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이미 MBK의 차입매수(LBO) 여파로 10년 가까이 과중한 부채에 시달려온 홈플러스가 이번에는 또 다른 사모펀드로부터 고금리 자금을 조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무 건전성 회복’이라는 기업회생 취지를 스스로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출이 최우선 변제 대상인 ‘공익채권’으로 분류되면서 기존 채권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지난 4월 11일 홈플러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큐리어스파트너스’에서 600억 원 규모의 DIP(Debtor-In-Possession) 파이낸싱 대출을 받기로 했다.

 

대출 금리는 연 10%, 만기는 3년이다.

 

대출금은 홈플러스 매장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에게 정산대금을 지급하는 데 쓰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핵심은 ‘법정관리’ 중인 기업이 고금리로 다시 대출을 받은 부분이다.

 

지난 2015년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전체 거래금액 7조 2,000억 원 중 절반이 넘는 4조 3,000억 원을 홈플러스 명의의 차입금 등으로 조달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1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차입금 부담을 줄이지 못했고, 결국 최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평가사들도 홈플러스의 재무 위험을 잇따라 경고해왔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월 말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점포 매각으로 차입금을 줄이는 전략은 일정 효과가 있었지만, 최근 매각 규모가 줄면서 다시 차입금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년 1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순차입금은 5조 3,120 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94억 원 늘었고, 부채비율은 1,400%를 넘어섰다.

 

이처럼 위태로운 상황에서 고금리 대출을 또다시 끌어온 건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기업회생제도의 근본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출의 주요 논란은 DIP 형태로 이뤄지면서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기존 채권자들보다 우선해 변제된다는 점이다.

 

‘공익채권’이란 회생기업의 존속에 필수자금으로 최우선 변제 대상이다.

 

큐리어스파트너스에서 받은 대출이 공익채권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고, 그럴 경우 기존 금융기관의 회수 순위가 한 단계 밀려나 손실 위험이 커지게 된다.

최규현 기자 styner@aseanex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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