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아닙니다. 만개한 커피꽃들은 마치 함박눈이 내려 쌓이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라오스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입니까? 비엔티안 빠뚜싸이, 소계림이라 칭하는 방비엥의 짚라인, 세계문화유산 루앙프라방, 라오스붐을 만들어낸 한국의 오락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그렇다면 라오스 팍세는? 남부에 있는 팍세는 고대 크메르 제국과 참파삭 왕국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팍세는 어머니의 강 ‘메콩’(매는 어머니, 콩은 강)과 콩세돈(세돈강)이 만나는 강이 도시를 감싸고 있는 도시입니다.
라오스 남부는 팍세를 중심으로 고대 크메르 제국과 참파삭 왕국 등 과거 왕조들의 흔적들이 고이 남아있는 사원 ‘왓푸’(푸사원/미니 앙코르와트)가 있고,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각종 폭포와 4000개의 섬 시판돈이 있습니다.
남부에는 여기에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탈레랑이 “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과 같이 뜨겁고,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키스처럼 달콤하다”라고 불렀던 바로 ‘커피’입니다.
■ 라오스는 세계 커피 신흥 강국...볼라벤 고원은 ‘커피 애호가들의 낙원’
라오스 남부 해발 1350m에 위치한 볼라벤 고원은 커피를 대규모로 재배하고 생산하는 라오스 커피의 주산지입니다. 팍세에서 약 50여km 떨어진 볼라벤 고원의 커피농장들이 위치한 작은 도시 팍송은 ‘커피 애호가들의 낙원’입니다.
라오스는 최근 세계 커피 생산 신흥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라오스 커피가 그렇게 유명해?”라고 물어 올 이도 많겠지만 뜻밖에도 라오스 커피는 꽤 유명합니다.
커피는 라오스 주요 수출품 중에 하나입니다. 실제 농산물 수출액 약 7000만 달러(약 861억 7,000만 원, 2017년경 자료) 중, 커피 수출액이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볼라벤 고원은 한국의 대관령과 비교될 만한, 해발 1350m 높이에 위치합니다. 커피농장들은 넓게 펼쳐진 고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원은 높은 지대로 항상 낮과 밤의 기온차도 매우 큽니다. 연중 시원한 기후 조건에다 화산토가 비옥하고 연중 강수량 또한 많습니다. 정말로 커피를 재배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장소입니다.
한국에서도 풍미가 좋은 고급 커피종인 라오스 아라비카 원두와 오부스타 커피를 상당량 수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볼라벤 고원의 커피농장의 60% 정도가 아라비카 원두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집집마다 심은 감나무를 볼 수 있듯이 볼라벤 고원을 둘러보다 보니, 어디에나 눈에 보이는 것은 커피나무였습니다.
■ 120미터 수직낙하 유명한 폭포에서 진한 커피의 향이...
볼라벤 고원의 어느 마을에서 만난, 작은 커피밭을 운영하는 농민은 한국에서 온 나그네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커피는 우리에게 생명과도 같아요. 커피를 재배하고 수확해서 큰돈은 못벌지만, 아들딸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커피가 자랄 수 있는 천연의 기후 조건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제로 마을 주택가 곳곳에서 재배하는 커피나무를 흔하게 널려 있는 곳입니다.
또한 볼라벤 고원의 커피농장들 사이로 크고 작은 라오스 유명 폭포들도 아주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유명한 폭포가 있는데, 바로 ‘땃판’(판 폭포)입니다.
최고의 쌍둥이 폭포 땃판은 라오스 남부를 찾는 여행자라면 필수로 들르는 명소입니다. 120m 정글로 떨어지는 폭포가 마치 좌우에 그림을 펼쳐놓은 듯합니다.
이 폭포에서는 커피나무에서 퍼져나오는 진한 커피의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스릴 있는 아찔한 커피맛입니다. 이곳 폭포 주변뿐 아니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볼라벤 고원 어디를 가도 끝없이 펼쳐진 커피농장들과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구불구불한 산허리를 돌고 돌아 팍송 하이랜드(Paksong Highland)라는 라오스 최대 커피농장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커피나무 지평선을 감상했습니다. 약 3000ha에 이르는 대규모 커피농장으로 차를 타고 농장 내부를 견학할 수 있습니다.
10~12월 이곳에 방문하면, 가득 메운 어른 커피나무들이 만들어낸 빨간 원두들을 직접 만져보고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매년 10월쯤이면 커피콩이 붉게 익기 시작합니다. 11월경부터 열매를 수확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농부는 “10월 말에서 12월 초에는 커피수확, 왁싱 로스팅 체험을 할 수도 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열매가 없는 2~3월경이면 커피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하얀 커피 꽃이 만발해 마치 농장 전체가 눈이 내린 듯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커피꽃이 피어있는 시간들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온세상을 하얗게 덮은 커피꽃 세상! 치명적이고 매력적인 향을 품은 커피꽃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하늘과 맞닿은 커피나무 지평선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커피꽃을 피우는 라오스 남부 볼라벤 고원 커피농장 3월이면 “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과 같이 뜨겁고,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키스처럼 달콤하다”는 느낌이 뭔가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장만준 대표는?
라오스가 좋아 팍세가 좋아서 30년 정들었던 소방공무원을 5년 당겨 명예퇴직하고 어느날 ‘라오스 팍세 10년살기’를 감행했다. 라오스 남부의 한국식당 ‘팍세스토리’는 라오스 여행 안내, 무거운 가방 맡아주기 등 여행자 쉼터다.
전주지방검찰청 특별사법경찰관, 소방청 화재조사관 업무를 수행했으며, 미국화재폭발조사관(CFEI),안전교육지도사, 행정사, 소방청 안전관리 인력폴, 전라북도 화재조사전문위원, 다문화심리상담사를 역임했다.
네이버 밴드 '팍세스토리'를 운영자로 렌터카, 항공, 호텔 예약 등 무료 서비스, 라오스 전지역 소그룹 라오스 자유여행 안내를 하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