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심의 외교 안보 정책 우선순위를 인정할수록, 역설적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곳이 있다. 바로 아세안이다.
아세안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의 10개국을 통칭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말한다.
인구 6억 5000만 명으로 한국의 제2의 교역대상이다. 한국은 아세안의 값싼 토지와 노동력을 이용해 공산품 생산기지로 이용하고 있다. 한국의 대 아세안 공적개발원조(ODA)는 전체 ODA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미-중-일에 치우친 한국 외교에 있어 아세안은 수출 및 기업 진출에 있어 또 다른 활로인 동시에 국제사회에 있어 남북 관계의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는 2013년 7월 외교부 아세안협력과 전문관으로 채용되어 2019년 12월 말 퇴사할 때까지 한-아세안 협력기금 사업 관리 및 아세안 관련 회의 준비 등의 실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커리어 우먼이다.
물론, 외교부 내의 많은 조력자들이 그녀의 업무를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었다. 그녀 또한 민간인 신분으로서 자신이 맡은 업무가 한-아세안의 관계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했다.
아세안을 사랑하게 된 그녀는 퇴사를 앞둔 어느날, 지난 7년여 동안 진행을 맡아 처리했던 아세안 관련 업무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한 실무 기록이라기보다는 일을 진행하면서 그때그때 느낀 점들까지 적어 자기 삶의 한 시기를 정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아세안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픈 개인이나 기업에까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 책은 그러한 간절함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굳이 실무 에세이라고 규정지은 것은, 단순한 실무 이야기 그 너머로 아세안과 아세안 사람들, 그리고 외교부 내 아세안협력과에서 관련 업무를 진행하며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사람들의 매력에 관한 애틋한 감정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외교 당국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한-아세안 협력기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기금의 성격 및 사업 제안 방법 등 구체적인 실무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밝히고 있다. 외교부 아세안 업무 및 협력기금 관련 지원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유효적절한 매뉴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자는 자서에서 “공공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 등 갈수록 그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아세안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기획되었다”라고 밝힌다.
아울러 “미래에 아세안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대학생, 아세안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 현재 아세안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 등 아세안 여러 나라에 꿈과 직업, 비즈니스를 접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자료 제공은 물론 미래의 동반 협력자로서 아세안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한-아세안 협력 사업과 관련한 실무 자료가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관련 분야에 관심 있는 기관 담당자 등에게 매뉴얼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8월 8일 정식 출간된 '아세안랩'은 2쇄도 찍었다. 2주만에 교보문고 정치사회 판매부수 48위( 8월 31일)에 올랐다.
저자 김시은은 아세안익스프레스에 칼럼 '김시은의 아세안랩'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