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유니콘’의 대표기업으로 불리는 차량 호출-배달 플랫폼 ‘그랩’(Grab)이 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랩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을 통해 미 증시에 상장한다. 미국 투자회사 알티미터캐피털이 설립한 스팩 ’알티미터 그로스‘와 합병했다. 알티미터 그로스 주주들은 이번 주 앞서 양사 합병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그랩은 ‘100억 달러(약 11조 8740억 원)’ 이상 가치를 뜻하는 스타트업 ‘유니콘’인 ‘슈퍼앱’의 동남아 대표주자다.
그랩은 택시예약앱에서 라이드헤일링으로 전환하면서 아세안 최대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교통문제라는 동남아 공통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제대로 짚었기 때문이다
고영경 전 말레이시아 선웨이대학교 교수(현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SEA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한 이후 글로벌투자들의 동남아테크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세안 슈퍼앱의 대표주자 그랩가 미국주식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가가 향후 동남아 디지털경제의 성장성에 대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상장을 앞둔 다른 테크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칠 것이고, 동남아 스타트업 펀딩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랩 주식은 ‘GRAB’이라는 종목 코드(티커)로 거래된다. 그랩은 지난 4월 합병을 발표했을 때 396억 달러(약 44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2019년 10월 기업 가치가 150억 달러로 평가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반 만에 2.6배 급증한 것이다. 2012년 설립된 그랩은 동남아 최대의 차량 호출업체로 8개국 400개 도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랩의 경우 소프트뱅크,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도요타(Toyota), 혼다(Honda for Grab)가 투자했다.
한국의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네이버는 2018년 8월 그랩에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를 통해 1억5000만달러(약 1686억원)를 투자했다. 해당 투자로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약 1.5%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으로 시작한 그랩은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겼다. 음식 배달 서비스를 비롯해 금융, 결제, 쇼핑, 예약, 보험 가입 등을 아우르는 종합 경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