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많은 선진국들보다 훨씬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2022년에 60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은 13.5%를 차지했다. 2050년에는 그 수치가 거의 두 배인 25.2%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고령화에 대한 대비는 부족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경제학자인 박동현, 키카와 아이코, 젬마 에스트라다가 아태 지역의 고령화와 경제 문제에 대해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했다.
■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고령화 인구를 감당할 만큼 부유한가?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일부 국가는 원칙적으로 노인 인구의 복지를 지원하기에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인구통계학적 변화는 한국과 싱가포르 등 이 지역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에서 가장 먼저 진행됐다. 그러나 일부 중산층 아시아 및 태평양 국가에서는 현재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사례는 중국이지만, 스리랑카, 태국, 베트남 등은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전반적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선진국의 초기 경험에 비해 소득 수준이 낮은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다. 이는 이 지역이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인한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여성은 나이가 들면 경제적 안정에 어떤 영향을 가져오는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여성은 남성보다 경제적 안정성이 훨씬 낮다. 예를 들어, 2021년 55~64세 인구의 평균 노동 참여율은 남성은 73.4%, 여성은 41.9%였다. 공식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건강 수명이 상당히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연금 수급 자격을 갖추자마자 은퇴한다.
나이든 여성들은 주로 비공식적인 가사일과 육아 등 돌봄 노동 때문에 더 일찍 은퇴하기 시작한다. 공식적인 직장 생활이 짧다는 것은 여성이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더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일부 아시아 태평양 국가에서는 여성의 기여 연금 보장 범위가 더 낮다.
■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가족들은 노인을 부양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가?
가족의 재정 및 현물 지원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많은 노인들에게 여전히 가장 중요한 소득원이다. 독립적인 생활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노인들은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족이 노인 소득의 최소 3분의 1 이상, 종종 2/3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가족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는 노인의 비율은 중국 83%, 한국 64%, 말레이시아 53%, 인도네시아 48%이다.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가족은 노인 간호를 최대 94%까지 제공한다. 돌봄은 나이든 여성을 포함한 여성의 몫이다.
가족 지원은 여전히 경제적 안정과 돌봄 요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중요성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생활방식과 문화적 규범의 변화 때문이다. 또한,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출산율 감소는 가족 규모의 감소를 의미하며, 이는 가족 지원의 역할을 더욱 약화시킨다.
이를 보상하기 위해 정부는 건강, 장기 요양, 연금, 사회 보호 분야에서 노년층에 대한 공공 지원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 참여를 위해 지역사회 조직과 기타 비가족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
■ 아태 지역 노인들이 재정적으로 은퇴 준비를 할 수 있게 정부와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정부는 금융 이해력, 포용성, 은퇴 준비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 지식 캠페인은 복리와 같은 금융 개념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높인다.
더 나은 재정적 결정을 내리고 장기적인 저축을 장려하기 위해 정책 입안자들은 예를 들자면 어리둥절할 정도로 다양한 옵션보다 더 집중된 고품질 금융 상품 세트를 선호하는 새로운 행동 통찰력(경향)을 활용할 수 있다. 금융 이해력은 어린 나이에 습득되거나 재정적인 결정을 할 때 미리 갖춰 있으면 좋다.
금융권의 역할은 적합한 퇴직저축과 개인연금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는 동시에 노인들이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여 저축 상품 시장을 육성할 수 있다.
정부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노후를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미래에 퇴직 연령과 연금 기간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퇴직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치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인식을 제고할 수 있다. 또한 기업과 근로자가 경력 계획과 퇴직 경로를 스스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이니셔티브를 지원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노년기의 경제적 안정은 재정적 자원만으로 뒷받침되는 것이 아니다.
건강 유지, 생산성 유지, 사회적 자본 육성 등 노년 복지의 다른 측면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정부가 노년기 복지의 4가지 측면 즉, 건강, 생산적인 일, 경제적 안정, 사회적 참여 모두를 개선하려면 평생, 생애주기, 인구 전반에 걸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