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이란 대통령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64세의 나이에 사망했다고 IRNA 등 이란 언론이 보도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안 외무장관 등 헬리콥터에 탑승한 9명 모두 사망했다.
IRNA는 현지 시간 20일 오전 8시(한국시간 13시 30분) 헬기 추락 현장에 도착한 현지 관리들이 대통령과 일행의 순교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오전 4시 12분(현지 시간) 헬기가 추락한 정확한 좌표를 확인했고 오전 4시 58분 적신월사 구조팀이 추락지점으로 이동했다. 오전 5시 44분 구조대가 사고현장에 접근했다.
이란 헌법(이슬람공화국 헌법 제 131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할 경우 모든 국가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갖는 최고 지도자인 라흐바르(아야톨라)의 인준을 받아 제1부통령이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제1부통령은 모하마드 모크베르(Muhammad Mukhbar)다. 그리고 제1부통령, 국회의장, 사법부장관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최대 50일 이내에 선거를 통해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이란은 현재 12명의 부통령이 있는데 제1부통령을 제외하고 장관직을 맡고 있으며 부통령의 정원도 정해져 있지 않다.
이란 대통령은 정부의 수반이지만 신정제 국가이기 때문에 국가원수는 아니다. 최고 지도자이자 국가원수는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 라흐바르다. 라흐바르는 페르시아로 지도자를 뜻한다.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국정 운영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다. 국민들은 안심하셔도 좋다.”며 국민의 동요를 막았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의 성직자 집안에서 태어나 유명한 쿰 신학교에서 현재 이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에게 신학을 공부했다. 18세의 나이로 1979년 입헌군주제인 팔라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루홀라 호메이니의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선 이슬람 혁명에 참여했다.
이슬람 혁명 2년 뒤인 1981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에는 반체제 인사 숙청을 주도했다.
강경 보수 성향의 전투적 성직자회 소속인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 선거로 대통령에 선출돼 8월 3일 제8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2022년에는 23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바르게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후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벌어진 대규모 시위인 이른바, '히잡 시위'를 유혈 진압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는 2015년에 합의한 것보다 우라늄 비축량을 22배 늘렸다.
올해 4월에는 시리아 주재 영사관 피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드론과 탄도 미사일을 이용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다.
이란 대통령의 임기는 4년이다. 원칙주의자이자 무슬림 법학자인 라시니 대통령은 하메네이 뒤를 이을 차기 최고 지도자로 가장 유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