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끈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사절단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경협은 28~29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24인의 고위급 경제사절단을 파견했다.
프라보워 신정부 출범 이후 최초로 파견되는 경제사절단이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 성김 현대차 사장 등이 참여했다.
이밖에 SK플라즈마 김승주 사장,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본부장,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이사,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이헌 삼성전자 부사장, 허진수 SPC그룹 사장 등 인도네시아 진출 주요 기업의 고위급 기업인 24인이 참여했다.
사절단은 28일 메르데카 대통령궁에서 프라보워 대통령 주최로 열린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번 면담은 프라보워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정부 및 경제계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공식 교류다.
■ 프라보워 대통령 만난 경제사절단… 인니와의 전략적 협력 의지 표명
한경협 사절단은 4월 28일(월) 메르데카 대통령궁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주최로 열린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번 면담은 프라보워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정부 및 경제계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공식 교류로, 양국 간 협력 강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성사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절단장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한국 경제계는 프라보워 대통령이 중점 육성 중인 다운스트림 산업,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인도네시아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회장은 “롯데는 대규모 석화학단지 조성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다운스트림 화학제품 생산 역량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해당 프로젝트가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사례로, 약 14,000개의 직접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운스트림은 원자재를 추출·정제한 이후에 이를 가공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최종 제품으로 전환하거나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산업은 가리킨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국 사절단 기업들은 이미 총 270조 루피아(약 23조 원) 규모의 투자를 완료했으며, 첨단제조업, 광물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롯데쇼핑은 유통, 현대차는 전기차 생태계, 한화손해보험은 금융, KCC글라스는 유리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신규 투자를 준비 중이며, 이는 인도네시아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종근당(제약), HD현대사이트솔루션(기계), SPC(식품), 메가존클라우드(AI) 등도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 신동빈 회장 “韓 기업은 인니 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
대통령과의 면담에 앞서 한경협은 4월 28일(월)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랭햄 호텔에서 인도네시아경영자총협회(APINDO, 이하 인니경총)와 공동으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하 BRT)’을 개최했다.
신동빈 회장은 개회사에서 “아세안 최대 경제대국인 인도네시아는 한국 기업의 핵심 파트너”이자, “한국 기업은 인도네시아가 자원 중심 경제에서 가치 창출 경제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전략적 동반자”라고 밝혔다.
이어 신 회장은 “인도네시아가 보유한 주요 자원과 한국 기업의 제조 기술이 결합할 경우, 인도네시아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끌 수 있다”며, 특히 다운스트림 산업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을 적극 제안했다. 신 회장은 현대차, LX인터내셔널, 에코프로 등이 니켈 가공부터 배터리 셀, 전기차 생산시설 등 관련 밸류체인 실현을 위해 협력 중인 사례를 소개하며, 이러한 노력이 인도네시아 산업구조 고도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타 캄타니 인니경총 회장은 “이번 한국 경제사절단이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앞으로도 인니경총과 한국경제인협회는 고위급 교류를 통해 역내 경제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회복력 있는 정책 대응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신양국 경제계, 신정부 정책 논의 및 협력 방안 제언…인니 투자부 장관과의 대화 진행
BRT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토도투아 파사리부 인도네시아 투자부 차관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절단은 ’23년 한국의 대인도네시아 직접투자가 22억 8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54.3% 증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하며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내 원활한 경영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서 사절단은 올 2월 출범한 국부펀드 ‘다난타라’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다난타라는 프라보워 대통령의 경제 구상 실현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국가 핵심 프로젝트에 200억 달러(약 28조 6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 사절단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인프라 에너지 배터리 분야에서 공동 투자 등 인도네시아 정부 주도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적극 협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 한경협 인니 사절단, 주요 부처 장관 면담 통해 현지 경영애로 개선 건의
한경협 사절단은 28일(월) 및 29일(화), 양일 간 경제조정부, 산업부 장관 등 주요 경제 부처 장관들과 면담을 갖고, 한국 기업들의 현지 경영 과정에서 겪는 애로 및 제도 개선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사절단은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통해 원산지 증명 방식이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할랄 인증 의무화, 전자상거래 판매 규제 등 다양한 비관세 장벽이 있음을 설명하며, 이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다.

또한, 지난 4월 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무역정책에 따라 인도네시아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32%까지 인상한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사절단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고율 관세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적 조율과 지원을 요청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내 안정적인 전기 공급망 구축과 산업용 전력 사용에 대한 정책적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이번 사절단을 통해 프라보워 신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인니경총과 양국 기업인 간 협력 확대를 위한 실질적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경협은 앞으로도 양국 간 교역·투자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