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한국 인도된 ‘마약왕’ 박왕열...경찰 신상공개

  • 등록 2026.03.29 07: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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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정상회담서 직접 요청, 3월 24일 인도...경찰 나이-머그샷 공개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서 복역 중에도 마약 유통을 지휘한 혐의로 한국에 임시 인도된 박왕열의 신상정보가 27일 공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번 사건 구속된 피의자인 박왕열(47)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을 공개했다.

 

경찰은 이날 박왕열에 대한 27일 의정부지법에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 사실이 확인된 뒤 경기북부경찰청 홈페이지에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그동안 수사당국은 보도자료와 브리핑에서 박왕열의 이름을 ‘마약왕 전세계’, ‘박○○’ 등으로 비실명 처리해왔으나, 송환 과정에서 언론 생중계로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다.

 

과거 필리핀 현지 매체와 한국 언론사에서 실명과 얼굴이 공개된 바 있어 당국의 이번 신상 공개를 두고 실효성 논란도 제기됐다.

 

■ 9년만에 한국으로 전격 송환...이 대통령이 필리핀 정상회담 직접 요청

 

박왕열이 9년만에 한국으로 전격 송환이 이뤄진 건 이재명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 이 대통령은 2026년 3월 3일 한국-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직접 신병 인도(범죄인 임시 인도)를 요청해서 가능했다.

 

이후 한국 법무부-외교부-국정원-검찰청-경찰청이 필리핀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한 끝에 송환을 요청한지 약 1개월 만에 박왕열을 임시인도 받을 수 있었다.

 

3월 24일 외교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필리핀으로부터 국제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을 ‘임시인도’ 받았다.

 

임시인도는 범죄인인도 청구국(대한민국)의 형사절차 진행을 위해 피청구국(필리핀)이 자국의 재판 또는 형 집행 절차를 중단하고 청구국에 임시로 인도하는 제도(「대한민국-필리핀공화국 범죄인인도조약」 제5조 제2항)다.

 

외교부가 밝힌 박왕열 범죄혐의와 필리핀 복역 사항은 2022년 4월 필리핀 법원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으로 징역형(단기 징역 52년, 장기 징역 6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상황에서도,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하고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가 해결하지 못했던 금번 송환의 성사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아래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법무부, 외교부, 국정원, 검찰청, 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벽을 허물고 힘을 모아 협력한 것이 배경이다.

 

 

■ ‘사탕수수밭 살인사건’ 징역 52년 복역 중에도 한국에 마약 유통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해 현지 교도소에 복역하면서도 국내에 다량의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지난 25일 임시 인도돼 경기북부경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텔레그램을 이용해 한국 마약 유통망을 진두지휘해왔다. 교도소에서도 두 번이나 탈옥했다 재검거되기도 했다.

 

닉네임 ‘전세계’를 사용하면서 2021년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국내 총책에게 ‘바티칸 킹덤’이라는 하부 조직을 통해 전국에 마약을 뿌렸다.

 

최근 조사로는 무려 30억 원 상당의 필로폰을 한국으로 밀반입한 혐의가 밝혀졌다. 연계된 공범만 236명이 검거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경찰이 기존에 검거한 박왕열 관련 공범은 판매책 29명, 공급책 10명, 밀반입책 2명, 자금관리책 1명 등 42명이다. 단순 매수자 194명을 포함한 전체 검거 인원은 236명이며, 이 중 42명은 구속 상태다.

 

이들은 소화전이나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겨둔 뒤 구매자에게 위치 정보를 보내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유통 규모는 필로폰 약 4.9㎏, 엑스터시 4천500여정, 케타민 2㎏, LSD 19정, 대마 3.99g 등으로, 시가는 약 30억원 상당으로 추산됐다.

 

27일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에 따르면 박왕열에 대한 소변 간이시약 검사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 영화 ‘범죄도시2’ 드라마 ‘카지노’의 실제모델...필리핀서 카지노-도박

 

박왕열은 ‘범죄도시2’ 영화 속 백창기(김무열 분)의 실제 모델이고, 최민식 주연의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카지노’의 모델로 추정된 인물이기도 하다.

 

필리핀에서는 ‘잔조’라는 가명을 쓰며 사설 카지노와 도박 사업을 벌여 세력을 키웠다. 그러다가 2016년 10월 필리핀 바콜로시의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이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한국에서 150억 원대 사기를 치고 도망간 상태였다. 박왕열은 이들의 은닉 자금을 노리고 접근해서 카지노 투자금 명목으로 7억 2,000만 원을 가로챘다. 그것도 모자라 이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왕열은 2026년 3월 25일 아침 일찍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압송된 박왕열은 본격적인 조사를 받는다. 임시 인도 방식이라 국내 재판이 끝나면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 남은 60년 형기를 채워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살인 및 마약 혐의로 무기징역이나 사형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필리핀 두 나라의 형기를 합치면 사실상 평생 감옥에서 살게 된다.

박명기 기자 highnoon@aseanex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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