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2020년 11월에 발표한 아홉 번째 앨범 ‘에버모아(Evermore)’에 수록된 15개의 곡 중 하나는 ‘마조리(Marjorie)’이다. 그녀는 싱가포르 공연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외할머니인 마조리 핀레이(Marjorie Finlay)에게 헌정하는 곡이다. 가사는 할머니와의 추억과 사랑이 절절하다.

 

 “죽었지만 사라지지 않았죠. 당신은 내 머리 속에 여전히 생생한 걸요.”

 “날 깨우던 추운 가을 바람. 당신은 그 황색 하늘을 너무 좋아했죠. 기다란 나뭇가지, 차가운 물 속의 수영. 발이 안 닿는 곳까지 헤엄치곤 했죠.”

 

마조리 핀레이는 오페라 가수로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에 영향을 미쳤다. 노래에는 마조리 핀레이가 백 보컬로 나온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마조리 노래를 들을 때마다 자신의 가슴을 쓰리게 하는 부분 중 하나가 할머니가 이 노래에서 자기와 함께 부른다는 사실이다.”고 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한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13살에 돌아가셨는데, 할머니의 도움 없이는 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마조리 핀레이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첫 번째 음반을 계약하기 1년 전인 2003년에 사망했다.

 

‘마조리’ 뮤직 비디오에는 할머니가 1960년대에 앙코르 지역을 방문한 영상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더 스타(The Star)와 11일 인터뷰한 츠호트 분탕(Chhort Bunthang) 캄보디아 왕립아카데미 연구원은 "나가 난간을 보면 앙코르 와트 사원임을 알 수 있다"고 하면서 "동영상을 검토한 결과 하나는 앙코르 와트고 다른 하나는 타 프롬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봉 소티아라(Vong Sotheara) 역사 교수는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먼저 프레아 칸에 들어왔고 그 다음에는 타 프롬을 방문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펜실베니아에서 캄보디아 시엠립까지 가려면 비행시간으로 경유 포함해서 25시간 이상 걸린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어떻게 앙코르 와트를 방문하게 됐을까?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3월 2일 열린 에라스 투어 공연에서 싱가포르에서의 가족사를 알려줬다. 

 

외할아버지 로버트 핀레이가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근무했고, 일을 위해 싱가포르로 이주했다고 말했다. 외할머니와 어머니 안드레아 스위프트도 함께 싱가포르로 갔다. 싱가포르에서는 약 10년 동안 살았다. 싱가포르에서 살 때 앙코르 와트를 방문했을 것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공연 중 “우리가 이곳(싱가포르)에 여행 왔을 때 어머니는 많은 시간 동안 저를 데리고 예전 집과 다녔던 학교를 차를 타고 지나갔습니다. 저는 평생동안 싱가포르에 대해 들어왔습니다” 라고 관중에게 말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어머니는 싱가포르에서 지낸 이야기를 하면서 할머니에 대한 추억과사진, 영상을 보여줬을 것이다. 외할머니를 기리는 ‘마조리’ 뮤비에 앙코르 와트 영상이 담겨진 이유다.

 

앙코르 와트는 12세기 수리야바르만 2세때 세워진 세계 최대의 석조사원이다. 30년 간 매일 2만 5000명의 인원이 동원되어 지어졌다. 400년 동안 밀림 속에 방치되었다가 1860년에 발견된 세계 7대 불가사의다. 1992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전세계에 알려졌다.

 

12일자 크메르 타임즈(Khmer Times)에 따르면 테일러 스위프트의 ‘마조리’ 가 캄보디아에서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메르 타임즈와 인터뷰한 탑 소픽(Top Sopheak) 캄보디아 관광부 대변인은 "콘서트에서 앙코르 와트를 언급하는 노래가 포함된 것은, 캄보디아에 더 많은 관광객을 오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다가오는 ‘리버 페스티벌(River Festival)’에 100만 명(내국인 포함) 이상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앙코르 유적지 입장권을 판매하는 앙코르 엔터프라이즈에 따르면 2023년에 앙코르 유적지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80만 명이다. 올해는 가장 많이 방문한 2019년의 166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 타임은 정치나 경제 분야가 아닌, 연예인 본업을 이유로는 사상 처음으로 테일러 스위프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팝스타를 초월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이다.

 

스위프트는 지난해 북미를 시작으로 한 전세계 순회공연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의 공연이 열리는 곳마다 식당, 호텔 등 지출이 많이 늘어나면서 미국에서는 ‘스위프트노믹스’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올해 11월에 끝나는 순회공연을 마치면 추정 수익은 5조 5000억이다. 스위프트가 올해 미국 GDP에 이바지한 액수만해도 무려 7조 원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