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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관의 태국이야기11] 한국 빠진 '김-빙수-치킨' 인기가 두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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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관의 태국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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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판 '김 대첩-빙수전투-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대전' 음식문화 삼국지로 풀어보니

[전창관의 태국이야기 11] '한류'의 아이러니인가, 아니면 'K-FOOD' 수출의 한 과정일 뿐일까. 한국이 종주국이자 원류 격인 '김-빙수-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이 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회사들이 한국 회사가 아닌 태국회사들이라는 점이다. 가히 '원조주의의 역조현상'이라 불릴 만하다.

 

태국판 '김-빙수-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삼국지를  ‘김 대첩(大捷)’과 ‘빙수전투(戰鬪)’ 그리고 ‘후라이드치킨 대전(大戰)’으로 나누어 분석해본다.  

 

 

[첫번째 싸움터인 <태국 김나라 대첩(大捷)>]에서는 개전(?) 초기에 한국업체들이 김을 밥에 싸먹는 것으로 가르쳐가며 태국민들에게 보급하려는 시도를 하다가 연전연패했다.

 

그 와중에, 태국인들이 ‘김’ 이라는 것을 밥 싸먹는 반찬으로 즐기지 않고 기호식품 과자로 즐긴다는 점에 착안해 김과자 수요를 폭발적으로 키워낸 태국업체 '타오깨너이'사가 일약 김과자 시장 점유율 70%를 구가하는 맹주가 되어 30여개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태국 맥주재벌 비야 씽’까지 뛰어들었다. 브랜드 자체를 한국어의 ‘맛있다’의 성음어 ‘마시따(มาซิตะ)로 하고 한국 아이돌 스타 '슈퍼주니어' 규현까지 모델로 내세워가며 대규모 광고투자까지 서슴지 않았다.

 

'트리플 앰' 이라는 회사는 '따완댕'이라는 브랜드를 포함해 무려 4개의 김과자 브랜드를 만들어국내외 시장을 공략중이다. '카부끼'라는 일본어를 브랜드로 내세운 태국 회사의 경우, 제품 포장에는 한복입은 캐릭터를 내세운 국적불명 마케팅을 펴고 있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이 브랜드들은 공히 외관 포장에 ‘100% 한국산 김(Korean Seaweed)’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시장을 과점하며 점유율 1위를 달리는 ‘타오깨너이’는 한 술 더 떠서 ‘Korean Style’이라는 한국산 모방제품들이 흔히 사용하는 문구 대신 아예 ‘타오깨너이 스타일(Taokaenoi Style)’이라는 자신들의 주체성(?) 있는 문구를 표기하는 자신감까지 표출하고 있다. ​

 

 

"김을 바다에서 매장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그저 시장에서 사는 반찬거리로 보일 뿐인 김을 일약 '세계인의 과자'로 만드는 상품화에 성공한 '타오깨너이' 사는 지구인의 20%가 이미 김과자 맛을 보았다면서 사업확장에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들의 상표인 '중국인 화상 왕서방 캐릭터=타오깨너이'를 볼 때마다 '재주는 한국이 넘고(김 원재료 채취) 돈은 중국계 태국인이 번다'는 생각이 스치곤 한다.


[두번째 격전장인 <태국 빙수전투(戰鬪)>] 역시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원래 커피와 와플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던 '애프터유(After You)'라는 태국 토종 디저트 카페가 한국의 여름철 기호식품이자 우유를 눈처럼 갈아 만든 신기술 특성품인 ‘눈꽃 빙수’를 출시해 태국의 빙수시장을 석권해 나가고 있다. 

 

'애프터유'는 망고 등 현지의 각종 천연 열대과일 성분과 한국 딸기향 분말을 얼음가루 결정체 안에 점착시켜 만든 빙수계 고수의 맛 트렌드세터(Trend Setter, 시대의 풍조나 유행 등을 선도하는 사람이나 회사)로 자리잡으면서 태국에 진출한 한국의 빙수계 지존 S사를 현저히 제치고 태국 빙수 무림계의 지존으로 나섰다.

 

 

이후, 자신들의 주력이던 와플류 판매 매출고를 상회하는 주객전도식 빙수 매출 파이를 키워나가는가 싶더니 급기야 매장수가 80개 점을 돌파하는데 이르렀다. 빙수 품질력과 상품성이 워낙 독보적이어서 한국제품을 본따 만든 것이라고 쉽게 폄하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귤이 회수(滙水)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지만, 이 경우는 "귤이 회수(滙水)를 건너 더 업그레이드된 맛난 오렌지가 된 격"이다.

 

한국의 눈꽃 빙수기계를 들여와서 한국식 빙수 모방품을 만들어 판매하던 중소업체들과 태국에 진출한 한국 유수의 프랜차이즈 업체가 난립해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정작 빙수 자체의 제품력 개발과 유통력 선점보다는 그저 외관 베끼기 '미투(Me Too)'에 골몰한 상황이었다. 

 

난립한 중소업체들이 제품력 우위 경쟁과 유통거점 장악에 힘쓰기보다는 가격경쟁 다툼만 벌여 유사품간의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제살깎기) 상황까지 야기한 것이 큰 패착이었다. 

 

그 틈새를 뚫고 '애프터유'가 안정되고 세련된 눈꽃빙수 제품력과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대형 고급백화점 유통을 휩쓸며 손님 줄세우기에 기염을 토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제품 기술력을 앞세워 리테일 유통력을 장악한 '애프터유'는 '한국식 눈꽃 빙수'라는 신무기를 자신들의 디저트 라인업에 장착해 확장을 거듭했다. 이후 주식상장 절차를 마치고 태국 요식 리테일 업계에 화제를 불러 일으킨 큰 손이 되었다.
 

 

[세번째는 <태국 치킨대전(大戰)>]인데, 겉은 바삭거리면서 부드러운 속살을 머금은 독특한 맛 그리고 매콤 달콤한 양념소스로 특징 지어지는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 양념치킨’을 태국식으로 재해석한 '본촌치킨' 사례다.

 

서양열강 케이에프씨 및 맥도날드와 제품력으로 자웅을 겨루며 대형 쇼핑몰 요지에만 수년 새 45개가 넘는 매장을 열고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지의 태국 주변국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본촌치킨은 교촌치킨에 대비해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는 부산의 한 작은 회사였다. 뉴욕에 분점을 냈는데 10여년 전 바다 건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태국의 한 유학생녀가 맨해튼 거리에서 우연찮게 본촌치킨의 단짠맛을 체험했다. 

 

그는 "자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맛이다"라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나서 태국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들여왔다. 

 

그녀는 태국민들의 입맛에 대한 탁월한 예지력을 발휘하며 태국의 '까이양(닭구이)' 또는 '미국식 후라이드 치킨'과는 다른 한국식 치킨 맛 보급에 나섰다. 마침 태국인들에게 유행하기 시작한 한식 '순두부'를 치킨과 조합해 밥과 함께 판매한 것도 주효했다.

 

본촌치킨의 태국 내 성공사례는 태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차별화된 코리안 프라이드치킨'을 ‘치킨은 찹쌀밥과 함께 먹는 것’ 이라는 태국인들의 본태성 취향에 맞춰 라인업을 개발(Product Marketing)해 낸 결과물이다.

 

태국의 본촌치킨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권은 지난해에 마이너 인터내셔널이라는 태국 굴지의 요식업체 그룹(아난타라 호텔, 버거킹, 스웬슨, 시즐러 태국 사업권자)에게 20억 바트(약 727억 원)로 팔렸다.

 

미국 유학길에서 접한 본촌치킨의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맛에 이끌려 2011년에 방콕의 텅러 거리에 작은 치킨 가게를 열었던 가녀린 한 태국인 유학생녀는 이렇게 만 8년만에 700억원 대가 넘는 태국의 재력가로 우뚝 섰다.   
 

 

한국의 식품·요식 산업한류 VS 일식의 주도권 가진 현지화 통한 세계화

 

‘외식업’ 또는 ‘음식문화’라는 것은 인류 문화의 중심축인 ‘의식주’의 한가지다. 따라서, 그 특성이나 전개 주체가 다양한 문화 접변을 통해 변형될 수 있는 문화형태이자 사업모델이다.

 

그렇기에 식문화 역시 인류에게 주어진 커다란 비즈니스 기회다. 그 주도권 쟁탈전 또한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현재 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김–빙수–후라이드 치킨 삼국지(三國志)’ 전쟁터에서 주도권을 빼앗기고 소외된 한국인의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는  비슷하지만 기승전결이 판이한 경우가 있다. 일본의 ‘돈까스와 캘리포니아 마키’ 스토리가 그것이다. 오스트리아로 이주한 일본인들이 ‘슈니첼’이라는 서구권의 흔한 오스트리아 음식을 자국으로 들여와 '돈까스' 라는 이름으로 재포장해 팔았지만 그 사업 주체는 여전히 일본인들이었다.

 

사보텐, 와코, 카츠야 등의 브랜드로 해외로 진출해 전세계 곳곳에서 현지 업체들과 손잡고 있지만 비즈니스 오너십의 주인공은 일본인들이다.
 

미국으로 이주한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음식인 '후토마키'를 미국 서부 해안에서 많이 어획되는 날치알과 접목시켜 판매했다. 캘리포니아 주 등지에서 좋은 시장반응을 일으키자 일본으로 역수입하여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마키’ 라는 음식을 다시 전 세계로 파급시켜 나갔다. 이 경우 역시 해당 비즈니스 확산 오너십의 중심은 일본 외식업계였다.  

 

먹거리에 '애국만능주의'를 들이대보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이 태국에서 ‘김–빙수–후라이드 치킨 삼국지’의 종주국 리더십을 잃었다고 자인하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국가별 군웅이 할거하는 ‘음식열전’ 삼국지에 있어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에서 일상적인 일)’임은 물론이고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는 거병술의 기본이다.

 

최근 몇년 사이에 이곳 태국에서 벌어졌던 몇몇 외식 리테일 마케팅 전투(?)의 실패 사례를 가지고 '태국은 한식 요식업 리테일 사업의 불모지다'라는 식으로 필요 이상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  '장사·사업의 3요소=제품,브랜드,고객관리' 기본으로 돌아가라!

 

태국은 인구 6900만 명의 아세안 2위의 경제대국답게 인구 2억 7000만이 넘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외식업산업 부분 아세안 2위 매출 국가다.

 

동부경제회랑(EEC)과 태국 4.0 그리고 타일랜드 스마트시티로 이어지는 외국자본 투자와 경제개발 전쟁(?)의 후방 병참 역할을 통해 식음료 제품 판매를 통한 외식산업 동반성장이 주목되는시장이다.

 

태국은 연간 300억 달러(약 32조 6100억 원)를 넘는 규모의 식음료시장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이곳에서 주객이 전도된 외식시장의 ‘김–빙수–후라이드 치킨 삼국지’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즉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류식품 종주국 리더십을 찾아내 더 큰 비즈니스 기회화할 필요가 있다.

 

​무릇 장사(Business)는 크게 3가지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품질 좋은 ‘제품력(Product)’, 두 번째는 신뢰할 수 있는 제품임을 구매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브랜드(Brand)’ 그리고 세 번째는 실제로 해당 제품의 판매가 일어나는 현장에서의 고객관리(Customer Care)가 바로 그것이다.

 

먹는 것, 입는 것, 탈 것 그리고 볼거리 장사 등 공히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결국 모든 장사와 사업이 지니는 속성은 서로 다르지 않다.

 

깜짝쇼 차원의 마케팅 흉내가 아닌 시장 특성에 맞는 디테일링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원가계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사업성 확보를 견지해 나간다면 전세 역전은 순식간에 이뤄질 수 있다.

 

 ‘김–빙수–후라이드 치킨’ 종주국인 한국업체들이 태국에서 오너십을 갖고 ‘김 대첩(大捷)’과 ‘빙수전투(戰鬪) ’ 그리고, ‘후라이드치킨 대전(大戰)’에서 다시 승전보를 올릴 날을 기다려 본다.

 

전창관은?

 

19년간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세일즈 &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며 2회에 걸친 방콕현지 주재근무를 통해 가전과 무선통신 제품의 현지 마케팅을 총괄했다.

 

한국외대 태국어학과를 졸업 후, 태국 빤야피왓대학교 대학원에서 ‘태국의 신유통 리테일 마케팅’을 논문 주제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태국학회 해외자문으로 활동 중이다.

 

아세안의 관문국가인 태국의 바른 이해를 위한 진실 담긴 현지 발신 기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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