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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야구대부’ 이만수, 아시안게임 '기적의 첫승' 눈물

10년간 라오스야구 개척-스태프 총괄 책임자...본선 티켓도 확보

 

“10년만에 라오스 야구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라오스 야구대표팀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역사상 첫 승을 거두었다.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사상 첫승이었다. 라오스는 1승 1패로 구기종목에서 처음으로 본선에도 진출하는 감격을 맛봤다. 

 

지난 27일 라오스는 사오싱야구장에서 싱가포르와 예선 경기에서 6회에만 5점을 뽑으면서 ‘케네디 스코어’ 8대 7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 승리를 지켜보며 눈물을 훔친 이가 있다. 바로 ‘헐크’라는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이만수 전 SK와이번스 감독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에서도 한국 프로야구 시절 3관왕에도 울지 않았다.

 

그는 국가대표 주전 포수와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 포수로 포효하는 기합소리로 ‘헐크’로 불리는 슈퍼스타였다. 이 감독은 라오스 야구대표팀 스태프 총 책임자다.

 

2013년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며 제 2인생을 살고 있는 그는 '라오스 야구대부'로 불린다. 그는 “대회 출전까지도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이긴다는 생각을 못했다”며 태국에 지고 싱가포르에서 극적인 승리를 기뻐했다.

 

재미있는 건 그는 지난 4월 라오스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1승을 거두면 2007년 SK수석코치 시절처럼 라오스 비엔티안 대통령궁을 속옷차림으로 도는 ‘속옷 세리머리’ 약속을 했다는 것.

 

 

이 감독은 “라오스가 구기종목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 한국에 있는 라오스 대사와 주 라오스 정영수 한국대사로부터 축하메시지를 받았다. 라오스 정부로부터 유례없는 축하의 인사도 받았다”고 기뻐했다.

 

첫 승을 하자마자 모든 선수들이 이 감독에게 달려와 헹가래를 쳐주었다. 그는 공중에 3번 뜨면서 지난 라오스에서 보낸 10년을 회상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 감독은 “53년 평생 야구의 길을 걸었다. 라오스에 들어간 뒤 10년이 시간이 순식간에 필름처럼 스쳐지나갔다. 불가능처럼 보였던 첫승이 기적처럼 이뤄졌다. 첫승이 금메달보다 더 값진 승리였다.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늘의 승리는 라오스 국가대표 팀을 총책임자인 제인내 대표와 김현민 감독-이준영 감독의 헌신과 희생 때문이었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라오스 선수들은 대학만 졸업하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취업해야만 한다. 5~6년이 된 선수도 있지만 1~2년밖에 되지 않은 선수도 있다. 야구를 직업으로 할 수 있는 실업팀 등이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기적같은 일'을 해낸 것이다.  

 

라오스는 예선 1차전 태국과의 경기에서는 1-4로 패했다. 28일 태국-싱가포르전에서 태국이 승리해 예선 1위에 오르면서 라오스는 2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서는 라오스는 A조가 되어 중국, 일본, 필리핀 하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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