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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고영경 박사 “‘아세안 슈퍼앱 전쟁’ 전세계 뒤흔든 이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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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세안 슈퍼앱 전쟁’ 아시아 주목받는 유니콘 기업5 대해부 주목

 

“슈퍼앱을 알지 못하면 동남아를 이해할 수도, 변화의 속도도 감지할 수도 없다.”

 

150만 구독자를 거느리는 삼프로가 추천하는 책이 있다. 바로 전세계 최초 아세안 ‘유니콘’을 완벽하게 분석한 고영경 박사의 ‘아세안 슈퍼앱 전쟁’이다.

 

이 책은 인도네시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작은 스타트업이 거대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데카콘(100억 달러)로 성장하는 슈퍼앱5를 대해부했다.

 

소프트뱅크가 우버보다 더 먼저 투자한 그랩(GRAB), 미국에서 테슬라보다 더 많이 오른 주식 SEA, 인도네시아 유니콘 기업인 1위 ‘고젝(Go-Jek)’과 2위 ‘토코피디아(Tokopedia)’가 드디어 한몸이 되어 탄생한 고투(GoTo Group) 그룹, 그리고 태국의 국민앱 라인, 베트남 카카오로 불리는 잘로(VNG)...

 

전 말레이시아 선웨이 교수이자 현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인 고영경 박사를 만나 디지털 경제의 판을 흔드는 거대한 아세안, 그 중의 글로벌 IT공룡을 제친 아세안 기업 슈퍼앱5에 대한 성장스토리를 들어보았다.

 

 

■ 아침부터 밤까지 아세안인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슈퍼앱5 뭘까

 

Q. 올초 말레이시아 선웨이대학교 교수직을 던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유튜브와 강연, 책 집필 등 눈코 뜰 새없이 살아온 것 같다. 귀국 후 한 알리바이(뭐가 본캐고 뭐가 부캐인지)를 듣고 싶다.

 

A. 아직 선웨이 대학교 겸임교수(Adjunct senior lecturer)의 직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프로젝트 공동연구원 자격에서 지난 9월부터 선임연구원으로 합류하면서 연구자로서 할 일이 더 늘어났다.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한 채널과 지면으로 아세안 경제와 기업의 변화를 알리는데 시간을 많이 쏟았고 몇몇 기업들과도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본캐(본 캐릭터)는 연구자가 맞다. 그렇지만 본캐, 부캐를 그 기능이나 성격으로 구분짓기보다 제 이름 자체가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제 전문성과 경력, 기호에 맞는 일들을 골라 해나가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다.  

 

Q. 우선 '생활고'도 있을 것이고, 유튜브와 방송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그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이었나?

 

A. 매년 출장과 휴가로 자주 한국에 들어왔지만, 10여년 가까이 해외에 집을 두고 살다 돌아왔으니 네크워크가 대단히 부족하고, 원래 부족했던 어휘력이 더 줄어든 것 같다. 유튜브나 방송할 때는 긴장해서 그런지 끝나고 나면 왜 표현을 이렇게 밖에 못했을까 자괴감이 많이 든다.

 

Q.  그 와중에 정말 뚝딱 책을 펴냈다. 이번에도 인구 6억 7000만명의 아세안 시장에 대해 교수님만의 특기인 기업과 경제 영역에 초점을 맞추었다.

 

2년 전 연세대 연세대학교 경영연구소에서 발간한 ‘미래의 성장 시장 아세안’에서 이렇게 진단한 바 있다. ‘과거 저렴한 노동력에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생산기지였지만, 이제는 높아진 소득수준과 6억50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때와 비교해 아세안 시장은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나? 그리고 이번 책 ‘아세안 슈퍼앱 전쟁’은 스타트업 시장에 현미경을 댄 것 같다. 아침부터 밤까지 아세안인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슈퍼앱5에 초점을 둔 것 같다. 새 책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A. ‘미래의 성장 시장 아세안’에서 산업별 분석과 전망을 제시했는데 그 방향대로 흘러왔다고 본다. 당시 주목했던 그랩이나 고젝은 더 빠르게 성장했고, 더 넓게 확장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신남방정책이나 동남아 경제의 가능성은 많이 언급하지만, 디지털 혁신의 변화를 주목하지 않는다. 미국의 FAANG(미국 IT 산업을 선도하는 대기업인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애플(Apple),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의 앞 글자를 딴 용어)이나 중국의 빅테크, 한국의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지위를 아세안에서는 슈퍼앱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독점기업 하나가 아닌 여러 슈퍼앱이 성장기회가 있는 영역마다 격돌하면서 경쟁을 통한 진화도 분명 있다. 그리고 이들 이외에도 도전하는 새로운 기업들이 여기저기 치고 나오고 있다.

 

이렇게 시장과 소비자는 변화하는데, 한국기업이나 담당자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흐름에 올라탈 수 없고 기회를 놓치고 만다. 몇 년 전부터 기업이나 개인투자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고 싶었다.

 

 

■ 그랩(GRAB)- SEA-고투(GoTo Group) 그룹-라인-잘로(VNG) 들여다보기

 

Q. 책에서는 슈퍼앱5을 소개하고 있다. 슈퍼앱의 특징과 성공비결을 각각 2개씩 들어달라

 

"소프트뱅크가 우버보다 더 먼저 투자한 그랩(GRAB)-우버와의 전쟁 승리"

 

A. 그랩은 택시예약앱에서 라이드헤일링으로 전환하면서 아세안 최대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교통문제라는 동남아 공통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제대로 짚었기 때문이다.

 

성공 비결은 신속한 해외확장으로 스케일업을 단시간 내에 이루었다는 점과, 하이퍼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이다. 아세안 이용자들이 원하는 바를 재빨리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했다.

 

"미국에서 테슬라보다 더 많이 오른 주식 SEA"

 

 

A. SEA의 모태는 가레나라는 게임 퍼블리셔&개발사다. 가레나는 일찍이 유니콘이 된 기업이고, 이커머스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서 업계 1위에 올랐다. 창업자는 동남아가 아닌 중국 본토 출신이고, 미국 유학 후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성공 비결은 가레나의 게임 글로벌 히트로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쇼피(Shopee)의 이커머스 진입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이 꼽힌다.

 

그리고 쇼피는  처음부터 스마트폰 앱기반 인터페이스 구축, 셀러 우대 지원정책으로 상품을 다양화하고, 젊은 고객들에게 쇼핑이 엔터테인먼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채팅이나 라이브 커뮤니티 기능을 적극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인도네시아 유니콘 1, 2위의 한몸...고투(GoTo Group) 그룹"

 

A. 고젝은 인도네시아 오토바이 전화예약서비스를 앱으로 이동시키면서 성장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졌다. 인도네시아 자체 시장이 커서 해외시장 시장보다는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 다양화에 집중했다.

 

성공 전략은 인도네시아 교통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한 오토바이 호출서비스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 그리고 고페이를 런칭이다. 고페이는 덕분에 수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송금과 결제라는 기초적인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고젝은 해외시장 진출이 늦었고, 토코페디아는 쇼피의 공세에 위협을 느끼고 있어서 이 두 기업의 합병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태국의 국민앱 라인. 메신저와 콘텐츠 부자"

 

A. 라인은 태국의 국민메신저이면서, 종합 포탈의 역할을 한다. 라인의 성공은 게임과 스티커(이모콘과 같은)의 인기로 메신저 시장 선점의 힘이 컸다.

 

크리에이터마켓이나 라인의 기업계정을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등 문화화(culturalization) 전략이 주효했다. 문화화는 그랩의 하이퍼로컬라이제이션과 마찬가지로 보다 깊숙한 현지화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아이디어들이 현지 직원들로부터 나왔다.

 

"메신저와 게임 대세 베트남 카카오로 불리는 잘로(VNG)"

 

A. 잘로를 만든 기업은 VNG이다. 예전 이름은 비나게임이다. 회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게임퍼블리셔에서 출발했다. SEA가 가레나에서 출발한 것과 비슷하다. 

 

베트남에서 인터넷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메시지앱 잘로(Zalo)였다. 카카오톡은 기능도 많고 스마트폰 용량에 비해 너무 무거운 프로그램인 반면 잘로는 보이스 기능을 강조한 가벼운 앱으로 인기를 끌었다.

 

국민메신저로 등극하고 나면 당연히 결제나 다른 서비스를 확장하기가 쉽다. 결국 잘로의 성공요인도 이용자가 원하는 것,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현지화와 솔류션의 결합이다.

 

 

■ 당신이 꼭 알아야 할 6억 7000만 인구 '아세안경제권'

 

Q.  아세안 경제권은 인도 13억, 중국 13.5억에 둘러싸인 6억 7000만 인구 경제권이다. 흔히 EU공동체와 비교하는데 공동점과 다른 점은?

 

A. 단적인 예로, EU는 중앙은행이 있고 아세안에는 없다. 그리고 미얀마 군부쿠데타가 터지고 많은 시민들이 다쳤는데도 아세안이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아세안은 어느 국가의 정치적인 이슈에는 크게 개입하지 않는다는 스탠스를 갖고 있는데, 이런 비극적 상황에서 개입시도도 미약했고 영향력을 발휘하지도 못했다. EU보다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결합체이다.

 

Q.  아세안에서 슈퍼앱의 탄생과 동남아를 지배하는 지배하는 플랫폼 회사로 성장과 미래를 펼쳐가는 것이 마치 드라마같다. 인구수와 젊은 층 비중과 모바일 트렌드 적응속도로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아직 아세안에 대해 너무 모른다. 왜곡과 편견이 있다. 아세안경제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A. 싱가포르와 브루나이를 제외하면 아세안 8개 국가가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낮다.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는 말만 해서는 이 왜곡과 편견의 골짜기를 넘기 어렵다. ‘스타’가 나와야 한다.

 

이미 SEA는 그 존재감을 주식시장에서 보여주었고, 그랩, 고투그룹 등 여러 기업들이 주식시장 데뷔를 앞두고 있다.  트랙스(Trax)나 어드밴스.AI(advance.AI) 등 테크로 무장한 신생 유니콘들도 더 알려져야 한다.

 

단순히 카피캣 비즈니스 모델이나 이용자 수만 많은 평범한 플랫폼만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점이 전달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Q.  디지털경제가 대세다. 교수님은 아세안의 미래를 전망하려면 ‘슈퍼앱’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임체인저라로 했다. 이 책에서도 슈퍼앱 자체가 글로벌 IT공룡과 대적하며 성장하는 스토리가 깃들여져 있다.

 

그렇다면 고 교수님은 누가 아세안의 아마존, 알리바바가 될 것인지 예측해달라.

 

A. 이미 SEA는 아마존+텐센트의 모델을 보여주었다. 다음 단계는 슈퍼앱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대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랩과 엠텍이 손잡았고, 고젝은 이미 토코페디아와 합병했다. 이렇게 다른 기업들과 인수합병 혹은 전략적 파트너쉽으로 판이 만들어질텐데, 각각의 슈퍼앱의 강점이나 주력시장은 차이가 있다. 어느 하나의 슈퍼앱이 아세안 전체를 지배하기 보다는, 큰 시장을 놓고 경쟁하면서 슈퍼앱 모두 성장하리라고 본다.

 

 

■ 8년간의 말레이시아서 교수...박차고 새출발 이유는?

 

Q.  말레이시아에서 대학 교수로 9년간 근무했다. 그런데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새출발 이유는? 그리고 다음 스텝은? 강의나 유튜버, 저술가, 방송인...그리고 이루고 싶은 것은?

 

A. 학부부터 박사, 교수, 연구원으로 대학교를 지나치게 오래 다녔다. 강의는 충분히 해봤고, 학문적인 연구는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시니 나는 보다 실용적인 혹은 보다 현실의 변화를 반영하는 연구를 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왔다.

 

학교 밖 세상은 대단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대학 강의보다 좋은 콘텐츠가 널려있다. 새로운 형태의 연구자, 지식/콘텐츠 Producer가 되어보자 생각했다. 책이든, 유투브든 전달하는 매개체이고 다양해진 채널에 도전해보는 중이다.

 

Q.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 가장 가고 싶은 아세안, 동남아 여행지는?

 

A. 가본 곳 중에는 태국의 코리페, 인도네시아의 롬복이 좋았다. 말레이시아 시파단이나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에 가고 싶다. 사실 그 동네 살면서도 가보지 못한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다.

 

 

 

고영경 교수 프로필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및 썬웨이 대학교 경영대학(Sunway University Business School)의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학사, 지역학협동 과정 석사(동남아지역 전공) 그리고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재무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말레이시아의 툰쿠 압둘 라흐만 대학(Universiti Tunku Abdul Rahman)과 유니타 인터내셔널 대학(UNITAR International University) 경영학과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말레이시아 교육부와 거버넌스 연구소 등 현지 기관과 여러 대기업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한국과 아세안의 자본시장과 대기업, 스타트업을 연구하며 《Journal of Banking and Finance》 등 국내외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 바 있으며, 《더벨》의 ‘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주간경향》의 ‘아세안 기업열전’ 칼럼을 비롯해 여러 미디어와 강연을 통해 아세안 비즈니스 환경과 기업 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삼프로TV」에서 ‘고영경 박사의 말랑말랑 기업사’를 통해 세계 기업의 역사를 전달하고 있으며, 저서로 『미래의 성장 시장 아세안』(2019), 역서로 『유럽 2020 전략보고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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