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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 손 안의 아세안12] 한국 의료와 인도네시아 동물백신이 만난다면?

인도네시아 주요 대학 축산학부- 축산 기업 한국 파트너들과 교류·협력 희망

 

최초 확진 환자 발생 이후 두 달 넘게 지속된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3월 중순부터 완치자 수가 신규 확진자 수를 역전한 흐름이 보름 이상 계속되면서 희망을 키웠지만, 며칠 간 두 자리대로 떨어진 하루 확진자 수가 다시 100명을 돌파하는 등 아직 마음을 놓기에는 이른 분위기입니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촌 대부분 지역의 사정은 더욱 긴박합니다. 특히 확진자와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이란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미국 등은 사실상 정상적인 국가 기능이 마비됐을 정도입니다.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가 심각성을 더하기는 인도네시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2월말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청정 국가’ 자부심을 드러냈지만, 3월 2일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래 감염 사례가 급증해 왔기 때문입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3월 30일 기준 인도네시아에는 총 1414명의 확진자와 122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습니다.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거듭 당부할 만큼 위기감이 커지며 밀집 예배와 대규모 인구 이동이 수반되는 4월 하순 라마단(Ramadan) 금식기간 및 5월 하순 르바란(Lebaran) 명절에 앞서 핵심 발병 지역을 봉쇄해야 한다는 과학계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코로나19 확산이 현실화되면서 현지에서는 한국의 모범 사례를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시름하는 대다수 국가들처럼, 한국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투명한 정보 공개, 수준 높은 방역 시스템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광범위한 진단 검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구에 비례해 전세계의 감탄을 이끌어낸 한국의 선진 의료 체계도 주목받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코로나19 감염처럼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한국의 동물 백신 분야 역시 인도네시아 사회의 남다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2억 6000여만명으로 추정되는 인구 수만큼이나 인도네시아는 손꼽히는 가축자원 대국 중 하나입니다. 무슬림(이슬람 신자)이 국민의 약 85%를 차지하는 특성상 돼지보다는 닭, 오리 등 가금류와 양 등이 가축 사육의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조류를 포함한 동물의 건강을 책임지는 수의학이 둘째 가라면 서러운 시장 규모에 발맞춰 발달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동물 백신의 양적, 질적 성장이 정체되면서 연매출 3조 원에 달하는 상장기업조차 기술력 부족으로 해외 신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입니다.

 

조류 독감 등 가축에 치명적인 전염병이 갈수록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실에서 동물과 인간 모두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그 동안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인도네시아 주요 대학 축산학부 관계자, 축산 기업 등은 한국 파트너들과 교류·협력에 큰 기대를 내비쳤습니다.

 

한국 대학 및 기업들의 앞선 기술과 축적된 노하우를 들여와 현지 환경에 맞게 적용함으로써 동물 백신 분야의 전반적인 수준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이는 해외 진출을 고민하는 국내 관련업계 종사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습니다.

 

2020년 상반기 위상을 뽐낸 한국의 의료 역량이 인도네시아 동물 백신 시장으로도 뻗어나가길 기대합니다.

 

글쓴이=방정환 YTeams 파트너 junghwanopp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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