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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은의 아세안랩 14] 박항서만이 아니다. 아세안서 맹활약 '스포츠 감독' 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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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서 활약하는 한국출신 스포츠 감독의 계보....최영석-이만수-최용석-이재형-박충건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지 두 달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그 열기가 뜨겁다. 아세안에서는 인도네시아 배드민턴 여자 복식, 필리핀 여자 역도, 태국 여자 태권도에서도 금메달이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중에서 태국 태권도 역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뒤에는 한국인 지도자가 있었다.

 

박항서 감독만큼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아세안 내에서 지도하고 있는 한국인 스포츠 감독들이 의외로 많다. 메달의 성과보다 더 갚진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야구의 이만수 감독, 그리고 한국의 선진 양궁과 태권도를 알리고 있는 감독들.

 

이들이 더욱 알려지고 지지와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칼럼에서는 아세안에서 묵묵히 활약하고 있는 스포츠 감독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 2020 도쿄 올림픽 태국 태권도 역사상 첫 금메달, 그리고 최영석 감독

 

태국의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Panipak Wongpattanakit)는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 첫날 여자 49㎏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태국 태권도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한국인 지도자, 최영석 감독이 있었다.

 

태국 태권도는 한국인 지도자 최영석 감독이 20년 가까이 이끌고 있다. 최 감독은 2002년부터 태국 국가대표팀을 지도하며 태국 태권도 역사를 바꾸고 있다. 최 감독 부임 이후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하였다.

 

올림픽에서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태국은 마침내 이번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성공하였다. 일찍이 지도력을 인정받은 최 감독은 2006년 타이체육기자협회에서 주는 최우수지도자상을, 그해 말 왕실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태국의 성원에 보답하고 태국 태권도 인프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최 감독은 올해 초 태국 귀화를 신청했다고 한다. 비록 국적은 태국이 되었지만 태국 태권도 역사를 지속적으로 바꾸고 있는 한국인 영웅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 캄보디아 훈장 컬렉터, 최용석 태권도 감독...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 '돌려차기'

 

아무래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감독 중 한국인 태권도 감독이 많다. 그 중 캄보디아에서도 국민적 영웅이 된 태권도 감독인 최용석 감독이 있다. 그는 2014년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캄보디아에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손 세브메이(Sorn Seavmey)를 지도했다.

 

캄보디아는 아시안게임 첫 출전 이래 60년이 지나 첫 금메달이 나왔는데, 그 금메달이 또 한국인 감독이 지도한 태권도에서 나왔다. 그녀는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 인천시 스포츠 약소국 지원 프로그램에서 지원을 받은 후 큰 성과를 내어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아시안 게임 출전 후 늦은 밤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환영 인파가 북새통을 이루고 훈센 총리도 공관에 초청하여 축하행사까지 열어주었다고 한다.

 

손 세브메이는 팬클럽이 생기고 광고 섭외와 함께 제 2의 손 세브메이를 만들기 위한 태권도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리고 그를 지도한 최용석 감독은 우스갯소리로 이제 더 이상 캄보디아에서 받을 훈장이 없을 정도로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 아세안 양궁 과녁 정조준, 말레이시아 이재형-베트남 김선빈 감독

 

태권도 외에 우리나라가 강세를 이루고 있는 양궁에도 한국인 감독이 눈에 띈다.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인 사령탑인 국가가 7개국이었다고 한다. 아세안 국가 중에는 베트남 대표팀을 이끈 김선빈 감독과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이끈 이재형 감독이 이에 속한다.

 

특히, 이재형 감독은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의 김우진 선수와 16강에서 만난 말레이시아의 카이룰 아누아르 모하메드를 지도하였다. 아무래도 양궁 강국인 한국을 꺾지는 못했지만 이재형 감독은 아세안 지역과 인연이 깊다.

 

이재형 감독은 1996년부터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이끌었는데 이번에도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이끈 것이다. 아세안에서 양궁을 이끌고 있는 감독들의 지도에 힘입어 태권도에 이어 양궁에서도 메달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박충건 베트남 사격 감독,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신화

 

우리나라에 박항서 축구 감독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박항서 감독 이전에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박충건 사격 감독이 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베트남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 나왔는데, 그 뒤에도 역시 한국인 감독이 있었던 것이다.

 

박충건 감독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사격의 호앙 쑤언 빈(Hoàng Xuân Vinh) 선수를 지도하여 금메달을 이끌어냈다. 박 감독은 2014년부터 베트남 국가대표 사격팀을 맡다 2016년 첫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내며 국민적인 영웅으로 등극한 것이다.

 

현역 군인이었던 호앙 쑤언 빈 선수는 군에서 총탄을 빌려야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금메달의 성과를 냈다. 베트남 정부는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호앙 쑤언 빈 선수에게는 최고 훈장을, 박 감독에게는 최고 우정 훈장을 수여하였다.

 

박충건 감독의 지도 하에 호앙 쑤언 빈 선수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하였는데,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아쉽게도 예선에서 탈락하였다.

 

 

■ 야구계의 박항서...라오스-베트남 등 아세안 야구계의 영웅 '헐크' 이만수 감독

 

“야구”라는 단어조차 없던 라오스에 야구를 보급하며, 아세안에 야구로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

 

그는 '헐크'라는 별명으로 한시대를 풍미한 홈런타자였다. 그리고 2015년 프로감독 커리어를 화려하게 마무리하고, 예상치도 못하게 라오스에서 자비를 사용해가며 재능기부를 시작하였다.

 

이만수 감독의 야구보급 덕분에 야구라는 단어조차 없던 야구 불모지였던 라오스에 지금은 야구협회가 창립하였다. 라오스에 야구 국가대표팀까지 생기고 2018년 아시안게임에까지 출전하기도 했다. 한 개인이 이렇게 크고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만수 감독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라오스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하였다. 이만수 감독은 라오스 활동 후 올해 1월 베트남으로 무대를 옮겼다. 그는 라오스, 베트남에 이어 이미 야구가 활성화 되고 있는 태국을 비롯하여 캄보디아, 미얀마 등 아세안 5개국에 야구를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아세안 야구계에 한국인 영웅이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또 더욱 알려지길 바란다. 그리고 아세안 야구에도 “이만수 매직”이 피어오르기를 희망한다.

 

 

■ 베트남 축구가  전세계로 기지개를 켜다... '쌀딩크' 박항서 감독은 '국민영웅'

 

아세안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포츠 감독을 논하면서 박항서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이 시작되었는데,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하였다. 아세안에서 유일하게 최종예선에 진출한 것으로 베트남은 매우 들떠있다. 비록 최근 2경기에서 패했지만, 박항서 감독의 승리에 대한 열망은 꺾이지 않았다.

 

월드컵뿐만 아니라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에 기적 같은 성과를 내며 ‘박항서 매직’을 써오고 있다. 지난해 8월 축구계에서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2급 노동훈장을 받기도 했다. 2019년 동남아시안 게임에서 베트남 대표팀을 60년 만에 대회 정상으로 이끈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박 감독은 2018년 아시아 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준우승으로 올리고,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의 역대 첫 4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8년 아세안 축구연맹 대회인 스즈키컵도 10년 만에 우승시키는 등 매 대회마다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국가대표 코치로 활약하던 그는 우리가 히딩크 감독에게 느꼈던 환희와 기쁨을 베트남 국민에게 느끼게 하고 있다.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지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또 한 번의 매직을 쓸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베트남 스포츠 한국인 감독들...펜싱 심무엽-태권도 김길태-골프 박지운-체조 조성동

 

베트남은 앞서 소개한 축구, 사격, 양궁 외에도 펜싱에는 심무엽 감독, 태권도는 김길태 감독, 골프는 박지운 감독, 체조는 조성동 감독 등이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한국인 감독이 또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스포츠 감독 개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아세안 스포츠 육성을 위해 협력한다면 여러 감독이 펼치고 있는 선한 영향력이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박항서 감독 외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아세안 스포츠를 위해 힘쓰고 있는 우리 영웅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글쓴이=김시은 asean.sekim@gmail.com

 

김시은은?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학교 형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에서‘인권을 기반한 개발’을 논문 주제로 하여 국제개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국제개발학 박사과정을 수료 후‘아세안 문화개발협력’ 관련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2010년부터 2012년 초까지 외교부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준비기획단에서 근무하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교부 아세안협력과 내에서 한-아세안 협력사업을 관리하는 전문관으로 근무하였다.

 

현재는 한-아세안 협력사업 컨설팅 및 아세안 관련 정보 제공을 주 업무로 하는 아세안랩(ASEAN LAB)을 창업하여 운영하며, 아세안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외교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아세안 업무 매뉴얼을 담은 책 '아세안랩'을 8월 8일 출간했다. (미국 메릴랜드주 수잔리 하원의원 표창, 2012년 외교통상부 장관 표창, 2017년 외교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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