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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미래포럼 “인도네시아 화인재벌은 왜 스타트업에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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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 YTeams파트너, 스타트업계에 손 내미는 동남아시아 대기업들 조명

 

2010년대 중반 이후 인도네시아에서도 디지털 열풍이 본격화되면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커졌다.

 

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비즈니스 관행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움직인 세력이 뜻밖에도 부동산-유통-금융 산업 등에서 인도네시아 상권을 좌지우지해온 화인(華人) 대기업들이었다. 그들은 현실에 안주해서는 디지털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하에 디지털 경쟁력이 없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아세안미래포럼은 25일 3차 포럼 ‘스타트업계에 손 내미는 동남아시아 대기업들’ 주제로 방정환 YTeams파트너의 화상회의 줌 웹비나 발표가 있었다.

 

 

■ “비즈니스 혁신 측면에서 스타트업은 인도네시아 경제에 중요한 역할 수행”

 

인도네시아 최대 재벌인 살림그룹(Salim Group)의 액스턴 살림 전무이사는 지난해 열린 ‘니케이 포럼 자카르타 2020’에서 “비즈니스 혁신 측면에서 스타트업은 인도네시아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남다른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방정환 YTeams파트너는 동남아 디지털 경제, 화인재벌과 스타트업 그리고 코로나19, 한국도 스타트업 진출시기인가?로 나누어 발표했다.

 

그가 본 디지털 경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0년 중반이었다. 2015~2016년 모빌리티(이동수단)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이제 공유오피스에서 젊은이들이 일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고젝을 스캔하는 ‘고페이’ 전자지갑도 쉽게 볼 수 있다.

 

 

방 파트너가 목격한 한 장면. “출근하는 오전 8시 전후 자카르타 역 앞에 모여있는 유니폼을 입은 오토바이 행렬을 보았다. 고젝(Go-Jek)과 그랩(Grab)이 스마트폰 서비스로 호출받아 승객을 태우고 사무실-학교로 떠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이후 디지털 경제는 2015~2020년 3배 이상 성장했다. 코로나19 특수성이 변화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한국의 디지털 경제가 모두 2000억 달러(약 224조 6000억 원)인데 아직 동남아 모두 합쳐도 넘는다. 하지만 2030년에는 동남아 디지털 경제가 3000억 달러(약 336조 9000억 원)로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시대에 신생 창업기업들과 손잡지 않고는 비대면 온라인으로 발상 전환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대기업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 비상장 10억 달러 가치 유니콘 기업 12개...고젝과 그랩이 독보적 투톱

 

비상장 회사로 10억 달러(약 1조 원) 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을 ‘유니콘’(Unicorn)이라고 부른다. 동남아 유니콘은 12개. 그 대표 기업은 고젝과 그랩이다.

 

이 두 기업은 유니콘이 아니라 유니콘(Unicorn)의 ‘콘(Corn)’과 10을 뜻하는 접두어 ‘데카(Deca)’를 합성해 100억 달러(약 10조원) 가치의 ‘데카콘(Decacorn)’으로 불린다.

 

 

방정환 YTeams파트너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실질적으로 아시아 대표기업이다. 이들은 주 본업인 차량 공유 서비스를 비롯, 티켓구매-대출-쇼핑 등 한 앱에 일상생활을 다 담고 있다. 단순히 앱이 아니라 동남아인들의 디지털 경제를 지탱하는 ‘슈퍼앱’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두 그룹은 그동안 사업 영역이 겹쳐 합병설이 계속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불발이었다. 그랩은 나스닥 상장계획을 발표했고, 고젝은 토코피디아(Tokopedia)와 합병해 ‘고투그룹(GoTo Group)’으로 덩치를 키웠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불구하고 스타트업 투자 금액이 오히려 늘어났다. 사상 최대다. 고젝 등 거대 유니콘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뭉칫돈을 투자하면서 생태계에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금융-통신 등 3차 산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 산업이 4차산업 혁명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이 인센티브 등 디지털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1920년대부터 성장한 10대 ‘화인’기업, 2세들이 디지털경제 혁신 주도

 

인도네시아에는 화인그룹은 정치-경제 등에 영향력이 크다. 화인은 본국이 아닌 중국인은 가리킨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1920년대부터 권력과 결탁해 문어발식 운영해 재벌 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래서 혁신과 R&D 등 기술 개발은 등한시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방 파트너는 “화인그룹의 주력에는 반도체-바이오-조선 등 첨단 고부가가치 업종이 없다. 포춘 100 기업이나 200 기업이 화인그룹이 드물다. 외형에 비해 혁신을 못따라서 뒤처졌다. 하지만 미국-유럽 MBA-유학파인 오너 2~3세들은 글로벌 감각과 아이디어로 조금씩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디지털 경제로의 변화를 주도하는 2세를 주목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비대면’ 사회는 ‘화인그룹의 변신’을 위한 강력한 ‘한 방’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방 파트너는 “살림그룹의 3세는 인도네시아 주요도시에 인큐베이터 육성시스템 센터를 설립했다. 그의 강의를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비즈니스 혁신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전자결제 자회사를 둔 리포(LIPPO)는 현금과 신용카드를 ‘페이’로 결제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리포는 그랩과 고젝에 ‘페이’ 결제를 도입했다. 대도시에서는 리포 충전로 쉽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업체인 블리블리(Blibli)의 자회사인 자럼(DJARUM)은 GS리테일이 인도네시아 진출할 때 투자한 회사다.

 

 

농업기업 잡파(Japfa)는 화인재벌으로 양계낙농의 사료기업으로 전국 매출 70%를 차지하는 독점기업이다. 연 매출이 4조 3000억이다. 가축사료라는 안정적 수익을 갖지만, 백신 제조 등 디지털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어 50년만에 경진대회를 열기도 했다.

 

방 파트너는 “저도 잡파 경진대회에 참석했다. 15:1 경쟁률에서 고배를 들었지만 다른 형태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잡파의 경진대회 등 인상적이다. 10년 전 한국 같은 모습이 들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스타트업이 더 확대하고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 ‘내수가 큰 게으른 코끼리’ 인도네시아, 코로나19로 스타트업 혁신이 살길

 

그는 인도네시아를 게으른 코끼리로 비유했다. 내수가 워낙 크니 큰 혁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비유를 인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꾸게 했다.

 

“코로나19 비대면 상황이 강제로 디지털 경제로 변화를 이끌었다. 스타트업 혁신이 절실했다. 어쩌면 여기에 한국의 역할이 필요할 것 같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랩과 고젝 같은 슈퍼앱이 디지털 경제뿐만이 아니라 스타트업 분야도 다 잡고 있는데 과연 파고들 곳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맞는 말이다.

 

방 파트너는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큰 나라다. 2~3선 도시는 개척 여지가 있다. 유니콘 기업과 협력하거나 독자적으로 비즈니스를 개척할 수 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도 바이오나 고부가가치 기술 기반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은 좋은 파트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협력해서 ‘윈윈모델’을 만들 최적의 파트너다”고 분석했다. 

 

 

■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잘알려지지 않은 동남아 ‘스타트업’

 

주제 발표 이후 김창범 전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전략문화연구센터 고문) 사회로 토론도 이어졌다.

 

김 대사는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잘 알려지지 않은 동남아라는 설명처럼 디지털 경제, 화인재벌과 슈퍼앱, 스타트업에 대해 쉽고 객관적으로 설명해주었다. 앞으로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이 진출할 때 대비하고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호 KIEP 동남아대양주팀 전문연구원은 “영역이 겹치는 슈퍼앱 그랩과 고젝은 합병 가능성은 없나?”고 물었다.

 

방 파트너는 “그랩의 미국 상장과 고젝의 토코토피아 합병이라는 상황으로 단기적으로 합병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김 대사는 “쇼피(Shopee)의 모기업 싱가포르 ‘SEA’와 ‘고투’와 ‘그랩’의 삼국지는 계속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중소기업벤처부, 신한퓨처스랩 등이 한국-인도네시아 토종 스타트업이 ‘데모데이’ 같은 워크숍을 하고 있다”며 “주목할 것은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한 인사-관리 앱 스윙비(SWINGVY),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수학 문제풀이 AI앱 콴다(QANDA) 등 한국 기업이 적진에서 개척자로 뛰고 있다. 성과도 좋다. 콴다는 2019년말 런칭해 유저가 70배가 늘었다. 구글플레이 교육 1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 정부차원 두 나라 테크 기업-스타트업 베이스 ‘윈윈’ 지원 정책 필요

 

박재아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 한국지사장은 “인도네시아는 창조 경제를 강조한다. 외부 수혈하는 정책은 어떤가?”고 물었다.

 

방 파트너는 “한국은 산업자원부나 기획재정부에서 인도네시아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가령 쌀과 벼 활용 부가가치 창출하는 농산물이 대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고급인력이 아니고 스타트업해서 엑시트한 경우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고급인력 유치하고 한 단계 올라가기 위해서는 외국인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기현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부교수는 “화인그룹의 스타트업 지원에 대해 관심이 눈길이 간다. 대학에서도 화인경제는 연구 주제다. 화인네트워크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고 물었다.

 

방 파트너는 “나인 드래곤(구룡)이 인도네시아를 주무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화인의 영향력이 여전하다. 또한 배타적인 인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2~3세는 훨씬 자유롭고 글로벌화되어 있다. 정서적으로도 배타적인 점이 약해졌다. 이 주제는 따로 다룰 만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 스타트업의 인도네시아 진출, 현장에서의 협력은 어떻게 해야 할까?

 

 

김창범 대사는 현장에서 느낀 경험을 보태 “두 나라 정부 차원에서 테크와 스타트업을 기반해 ‘윈윈’ 정책을 지원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가령 중기벤처부와 농수산부가 같이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해서는 쇼피, 블리블리, 라자다(LAZADA) 등에 입점하고 런칭하면 최상이다. 코트라(KOTRA)와 무역협회서도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플랫폼에 들어가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다.

 

 

방 파트너는 “강원도 기업의 쿠키-잼을 플랫폼에 입점하려고 했다. 예상 밖에 동남아 e커머스채널이 있다는 점에 대해 모른 기업들이 많았다. 알아도 영어라는 장벽이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할랄 등 주의할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번역기로 충분하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벤치마킹하면서 쇼피와 라자다를 파고 들면 생각보다 인도네시아 진출이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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