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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재의 緬甸 통신⑦ 코로나 충격이 미얀마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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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보건의료시스템 및 경제침체 모두 걱정...공장 멈추고 환율 치솟고

 

미얀마는 한반도와 지정학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미얀마가 중국과 국경을 맞댄 14개 국가 중 하나라는 점이다. 무려 2100km의 국경을 중국의 윈난성과 공유한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인 1334km보다 1.5배 가량 긴 셈이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미얀마에게 커다란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했다. 당연히 화려한 중국 문명의 혜택을 누리기도 했지만, 반대로 최고의 불교문명을 일구던 바간 왕국이 몽골의 침략으로 무너지기도 했고, 명나라의 황족이 만주족의 공격에 쫓겨 도달한 곳이 미얀마이기도 했다.

 

가까이는 마오쩌둥의 공산당에 밀린 국민당 군대 일파가 목숨을 건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도주로가 버마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상당수 중국인이 국경 오지에서 양귀비를 키우며 생존을 모색하기도 했고, 많은 패잔병들은 결국 대만을 최종 목적지로 삼아 되돌아가기도 했다.

 

지난 30년간 중국은 미얀마 폐쇄경제 유지의 가장 중요한 생명줄이 되어왔다. 미얀마는 중국과의 활발한 국경무역을 통해 부족한 생필품을 보충하고 미얀마의 주요 생산품인 천연가스와 목재 광석 등을 몰래 수출하면서 서구사회의 경제제재로부터 버틸 수가 있었다. 금수조치가 풀린 2010년 이후엔 미얀마의 국경무역은 날개를 단 셈이 됐고 이 나라의 경제발전의 사실상의 가장 큰 자극과 원동력이 되었다. 자연스레 미얀마 북부지역을 오가는 중국인의 숫자도 크게 늘고 중국기업들의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그런 경제의 큰 축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위협을 받게 된 것이다.

 

1. 아웅산 수치 "중국과의 국경무역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엊그제인 3월 10일 만달레이 인근의 행정도시 삥우린을 방문한 아웅산 수치 여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국과 국경무역이 심각하게 줄었습니다.....이같이 국제사회에 불어닥친 보건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주민들의 불안감을 달래야 했다.

 

정확한 통계는 아직 집계가 어렵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온 충격파는 보건분야보다는 오히려 미얀마 경제에 심각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제 막 비상을 시작한 미얀마 경제가 중국의 의존도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우선 수치 여사의 우려처럼 국경 무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의 경제 활동이 멈추고 중국인들이 국경 너머로 움직일 동력을 상실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경무역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긍정적인 부분부터 살펴보면, 코로나 바이러스 그 자체의 위협은 크게 위중한 편은 아니다. 우선 미얀마에 72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단 한명의 확진환자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 중국과 싱가포르에 파견된 일부 노동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그들은 현지에서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미얀마의 확진자에 포함이 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조치도 차츰 강도를 더하고 있다. 보건의료분야가 취약한 국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우선 위험지역 국가와의 국경을 통제하는 일이 최선이다.

 

우선 지난 2월 1일 중국비자에 대해 전면적인 보류조치를 시행했고, 3월 10일에는 최대 국경선인 인도와의 국경을 봉쇄하고 나섰다. 한국인에 대해서는 제한적 통제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같은 아세안 회원국인 태국이나 베트남과 같이 전면적인 입국불허는 아니고, 거주지와 자체 격리를 요구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지만, 당장 대항항공 양곤편이 연기되는 등 왕래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관광객의 숫자가 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지 모른다. 미얀마 경제가 봉착한 최대위기는 미얀마의 주력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봉제나 신발 및 의류산업이 중국공장의 올스톱으로 연쇄적인 생산차질을 빚게 된 일일 것이다.

 

2. 공장 멈추고 환율 치솟고...선진국 못지 않은 위기감 

 

3월 7일자 미얀마 언론 '띳투링'은 "5000명의 의류 및 봉재공장 노동자가 일감이 없어서 직장을 잃게 되었다"면서 "중국에서부터 와야 하는 원자재 수급이 불가능해 지면서 사실상 공장이 폐쇄될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얀마의 산업이 중국의 원자재를 받아서 가공하는 임노동 산업에 집중된 탓에, 중국의 경제가 차질을 빚으면 원치 않는 연쇄적인 피해를 입어야 하는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중국을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한국 등 인접국가로 파견을 간 노동자들이 해당국가의 경기침체로 해고당해 되돌아 오는 것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일하고 있던 많은 노동자들이 상당수 공장의 폐쇄로 미얀마로 어쩔 수 없이 되돌아 와야 하는 노동자의 수가 점차 늘고 있다는 보도다.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불과 2달 전만 해도 1USD=1500 짯을 넘나들던 환율이 유가와 달러가 폭락하자 최근 1USD=1350짯까지 급상승했다. 달러 가격이 떨어지고 국내화인 짯의 가치가 상승하면 미얀마의 수출은 더욱 힘들어지고 해외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이중고에 이어 삼중고까지 일어난 셈이다.
  
현재 미얀마 정부는 중국정부에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키트의 지원을 요청하고 중국 국경지대의 상황을 면밀히 감시하는 중이다.

 

미얀마는 면적이 큰 대국이니 만큼 고산지대인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의 온도차가 큰 편이다. 현재 남쪽 양곤의 날씨는 한낮에는 36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본격화 됐지만, 중국과의 국경지대는 새벽에는 10도 이하로까지도 내려갈 정도로 감기나 바이러스가 번지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사실 미얀마 정부가 유행병에 가장 우려하는 측면은 아직은 체계가 잡히지 않은 공중보건 인프라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의 절대 다수가 여전히 현대적인 의료시스템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알음알음 인도와 태국에서 수입되는 의약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중위생 환경이 좋을리도 없고 날씨도 뜨거워 마스크의 착용도 쉽지 않아 유행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잘 알고 있다.

 

현재 겉으로 드러난 글로벌 유행병의 창궐은 미얀마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막 발전을 모색하는 미얀마에게도 쉽게 극복하기 힘든 충격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정호재는?
기자 출신으로 현재 싱가포르와 미얀마에서 아시아학을 공부하며 현지 시장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태국의 탁신,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캄보디아의 삼랑시 등 동남아 대표 정치인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관련 책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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