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일본이야기34] “타루이 ‘대동합방론’은 정한론의 후속편”
타루이 토-키치(樽井藤吉)는 ‘대륙낭인(大陸浪人)의 선구자 중 한 사람’(旗田巍, 1969)로 불리는 메이지 시대(1868~1912) 인물이다. 대륙낭인이란 메이지 시대 초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중국대륙 특히 만주·유라시아대륙·시베리아 등 방랑하면서 각종 정치활동을 한 일군의 일본인을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한 ‘방랑자’가 아니라 일본의 조선 병탄을 노린 대륙침략의 척후병들임을 놓칠 수 없다. 타루이는 메이지 26년 즉 1894년 <대동합방론>(大東合邦論)이란 저서를 내놓고는 조선 병탄을 도모한 ‘대동합방’을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침략사관을 포장한 것에 다름이 아니다. 그가 주장한 ‘대동합방’의 본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870년대 대두하여 무르익었던 ‘세이칸론’(征韓論, 이하 ‘정한론’)을 눈여겨봐야 한다. 왜냐하면 대동합방론은 정한론의 후속편이기 때문이다. 정한론을 포장한 자는 타루이뿐만 아니다. 미국의 펜실바니아 대학 교수 힐라리 콘로이(Hilrary Conroy)는 전혀 다른 논리로 정한론을 합리화한 <일본의 조선병탄>(The Japanese Seizure of Korea, 1960)을 간행한다. 그는 조선
- 정리=박명기 기자
- 2020-10-06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