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만난 두 분이나 싱가포르와 동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많으시더라. 특히 싱가포르 선거에도 관심이 많아진 사람이 늘어난 것 같아 조금은 놀랐다. 그래서 7월 11일 발표된 선거결과도 분석할 겸 싱가포르의 정치 현안에 얘기를 해야할 듯 싶다. 1. 야심이 큰 도시국가 '싱가포르' 카르타고와 아테네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역사상 성공한 도시국가들은 적지 않다. 암스테르담이나 베네치아도 이 같은 맥락이고, 근현대 아시아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대표적일듯 싶다. 대개 도시국가는 지리적 이점에 기반을 두고 인근의 무역상권을 휘어잡으며 막대한 수익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러다가 세계정세가 뒤바뀌며 몰락하는 스토리를 반복하게 된다. 1990년도 이전엔 평범한 중계무역항에 불과했던 싱가포르는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동북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배경으로 하고, 전통적인 자원의 보고 아세안의 중심항구로서의 이점을 발판삼아 빠르게 아시아 4룡, 아세안 최대 부국으로 성장한다. 싱가포르를 키운 건 특유의 "엘리티시즘"이 밑바탕이 되었다. 자국의 상위 1% 인재를 세계최고학부로 유학을 보내고, 다시 이들을 고액연봉의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시스템을 안착시키며,
싱가포르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응해 ‘왓츠앱’을 통해 관련 속보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왓츠앱은 한국의 카카오톡과 거의 흡사한 서비스로 거대한 카톡 단톡방과 다를바 없다. 한 번 가입이 되면 뉴스를 일부러 찾아보지 않아도 현재 싱가포르의 바이러스 감염 관련 속보를 매일 수차례나 스마트폰으로 전달되니 시민 입장에서 무척이나 편리한 서비스다. 그런데, 싱가포르가 보여주는 통계는 다른 나라와 확연하게 다르다. 한국의 경우, 지역별 감염과, 해외유입과 국내 발생 정도가 가장 유의미한 분류가 된다. 필자의 왓츠앱으로 전달된 4월 26일자 ‘확진자 통계’ 메시지를 통해 싱가포르 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과 문제점을 살펴보자. ***4월 26일*** 신규 확진자: 931 해외 입국자: 2 커뮤니티 내 확진자: 18 (싱가포리언/PR: 13, 워크패스:5) 워크퍼밋 소유자: 25 (도미토리 밖 거주자) 워크퍼밋 소유자: 886 (도미토리 거주자) --------------------------------- 현재까지 총 확진자: 13,624 명 인구 600만의 작은 도시에 신규 확진자가 하루 900명이 넘는다면 누구라도 무척이나 심각한 단계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정호재 新加坡 통신⑨ 싱가포르 차기 지도자 '헹 스위 킷' <1> 싱가포르의 정치 체제는 작은 나라임에도 상당히 복잡한 탓에 좁은 지면에 다 서술하기 어렵지만 일부 정치학자들은 그 핵심을 ‘협력적 권위주의(Consultative Authoritarianism)’라는 조금은 모순적인 용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권위주의는 우리도 익히 잘 알고 있는 독재자가 지배하는 형식인데, 이 앞에 붙는 ‘컨설티브’는 아주 사소한 사안이라도 세밀하게 대중에게 설명하고 소통하는 방식의 지배방식을 뜻한다. 나라의 국부격인 리콴유(李顯龍)로부터 시작해 (고촉통(吳作棟) 총리를 거쳐) 아들 리센룽(李顯龍)으로 이어지는 엘리트 정치체제의 장점을 요약한 표현으로, 이 나라의 지도자는 정통성은 물론이고 실력까지 겸비해야 함을 뜻한다. 1. “협력적, 상담 방식의 권위주의(Consultative Authoritarianism)” 실제로 싱가포르에서 살아본 사람은 지도자 리센룽 총리의 아주 세밀한 국정연설을 1년에도 수차례 정기적으로 TV 화면을 통해 접한 기억을 갖고 있다. 그 방식이 여느 민주주의 체제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보통 민주국가의 지도자는 매스미디어를
말레이시아 정계의 '거인' 마하티르가 지난달 26일 퇴진했다. 이 때만해도 안와르에게 성공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가 초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국왕은 29일 마하티르도 아니고 안와르도 아닌 무히딘 야신(72)을 신임 총리을 임명했다. 마하티르 재신임을 위한 '신의 한수'인 사임 카드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고, 되레 그를 권력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촉매제가 되었다. 마하티르도 큰 충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정국에 대해 관전자들마저 딱 부러지게 전망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정상적인 야신의 임명절차를 미뤄지고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어떤 역사 대하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말레이시아의 2020 정치위기 들여다보기'를 시리즈로 준비해보았다. <편집자주> 1. 싱가포르가 말레이연방에서 빠진 이유는? 싱가포르가 한때 말레이 연방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건 동남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오늘날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는 1965년 싱가포르 독립 이전에는 말레이연방의 총리를 꿈꾸기도 했을 정도였다. 싱가포르가 말레이 연방에서 분리된 원인은 바로 이 복잡한 민족갈등 때문이다. 전체민족
말레이시아 정계의 '거인 '인 마하티르가 지난달 26일 퇴진했다. 이 때만해도 안와르에게 성공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가 초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국왕은 29일 마하티르도 아니고 안와르도 아닌 무히딘 야신(72)을 신임 총리을 임명했다. 마하티르 재신임을 위한 '신의 한수'인 사임 카드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고, 되레 그를 권력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촉매제가 되었다. 마하티르도 큰 충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정국에 대해 관전자들마저 딱 부러지게 전망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정상적인 야신의 임명절차를 미뤄지고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어떤 역사 대하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말레이시아의 2020 정치위기 들여다보기'를 시리즈로 준비해보았다. <편집자주> 1. 말레이시아의 양심...30년 전 약속된 '차기지도자' 1947년생인 안와르 이브라힘(73). 현재 포트딕슨 국회의원이자 말레이시아 인민정의당(PKR) 당수이며 지난 2월 말까지 연립내각 희망연대(파카탄 하라판·PH)의 리더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2018년 5월의 선거승리는 정치범으로 감옥에 맞아야 했으며, 승리한 직후에 열린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
말레이시아 정계의 '태풍의 핵' 마하티르가 지난달 26일 퇴진했다. 이 때만해도 안와르에게 성공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가 초점이었다. 하지만 94세 노정객 마하티르는 욕심을 거두지 않았다. 퇴진은 안와르 이양을 거부하고 다시 집권을 위한 '꼼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국왕은 29일 마하티르도 아니고 안와르도 아닌 무히딘 야신(72)을 신임 총리을 임명했다. 마하티르 재신임을 위한 '신의 한수'인 사임 카드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고, 되레 그를 권력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촉매제가 되었다. 마하티르도 큰 충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정국에 대해 관전자들마저 딱 부러지게 전망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정상적인 야신의 임명절차를 미뤄지고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어떤 역사 대하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말레이시아의 2020 정치위기 들여다보기'를 시리즈로 준비해보았다. <편집자주> 1. 외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말레이 정치 만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쯤 동남아시아의 이목은 마땅히 말레이시아의 복잡한 정국과 마하티르의 퇴진에 초점이 모아졌을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사
1. 싱가포르 덮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싱가포르와 미얀마를 자주 오가다 보니 최근 한국에 계신 지인들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안부 인사를 자주 받게 됐다. 싱가포르에 다녀간 분들로부터 감염된 사람이 한국서 생겼으니 몸 조심하라는 당부였다.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며 갑자기 주목을 받은 두 국가가 있다. 바로 '태국'과 '싱가포르'다. 태국은 사건이 본격화된 이후 줄곧 중국에 이은 2위 감염국가로 집계되어 왔다. 싱가포르는 2월 9일 현재 감염자가 40명에 이르러 3위 국가가 됐다. 태국이 중국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인구 7000만 명에 중형 국가임에 반해 싱가포르는 700만 명에 불과 도시국가인 점을 고려하면, 싱가포르가 이번 신종바이러스에 취약함을 드러낸 점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동북아 국가들로의 바이러스 전파를 넘어 지난주엔 프랑스와 영국에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한 경유지로 '싱가포르'가 지목되면서 이 서울만한 크기의 국제도시는 그야말로 한바탕 커다란 난리법석을 치르고 있다. 일단 이번주부터 모든 국제행사가 축소되거나 취소됐고, 주말에 열리는 평범한 종교행사까지 사람이 대규모로 모이는 행사는 당분간 불가능하게 됐다. 싱가포르 내 모든 회사와 학교
1. 비행기에서 만난 샨족 케이팝 팬 얼마 전 싱가포르발 미얀마행 비행기를 탔다가 마주친 일이다. 별 의도없이 여권을 테이블 위에 꺼내놓았는데 옆자리 십대 후반의 여대생이 내 여권을 보고 눈이 반짝반짝해지며, "한국분이세요?"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비행기 안에서 옆좌석 낯선 이에게 먼저 인사를 받는 것은 언제나 기분이 좋은 일이다. 게다가 국적과 관련된 인사는 더욱 반갑다. 1시간 이상 무표정으로 이어폰에 집중하고 있던 그가 갑자기 "저, 지금 케이팝 듣고 있었어요. 엑소와 마마무 좋아하는 케이팝(K-POP) 팬이에요"라고 마음을 연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공부 중인데 이제까지 제대로 한국 사람을 만나본 적은 없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덕분에 남은 비행기 시간 동안, 그녀가 궁금해 했던 케이팝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며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같은 사례는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꽤나 흔한 현상이 됐다. "한국"이라는 국적이 많은 이들에게 "쿨하고 멋지다"는 이미지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대략 2010년 무렵 부터인데 아시아에 장기 거주한 분들은 꽤나 체감을 한 현상일 것이다. 싱가포르 역시도 한류와 케이팝 덕질의 나라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