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해 신남방정책을 선언했다. 신남방정책이 주로 아세안과의 관계발전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 개인의 관심과 열정에서 비롯된 만큼, 2022년 5월에 종료되는 그의 임기 이후에도 정책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올해 한-아세안 협력관계 가속화를 위해 세워졌던 계획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설령 백신이 개발된다 해도, 전세계 사람들에게 제공할 만큼의 분량을 확보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전세계 수십억 명 분의 백신을 생산하고 배포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몇 개월 안에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2022년까지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여러 제약을 감수하며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코로나19의 세상에서 한-아세안 관계를 생각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적절할 것이다. 과연 한국의 신남방정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지속될 것인가? 물론 아세안의 입장에서는 신남방정책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되기를 바란다. 아세안으로서는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었든, 코로나 19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막론하고 신남방정책이 유지되기를 바랄 것이다. 아세안은 대
어린 시절 색종이를 오려서 하나를 고리로 만들고 다른 종이를 고리에 걸어 다시 고리를 만들기를 반복하다 보면 커다랗고 알록달록한 고리 목걸이가 되었다. 각각의 인물과 사건이 고리처럼 연결되어서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이하 한인사)라는 무지개빛 커다란 고리목걸이가 됐다. 한인사 집필을 시작할 때의 막막함이 원고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니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비추며 형체를 드러낸다. ■ 일제 식민지-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인도네시아 한인 삶과 사건 ‘고리 목걸이’ 재인도네시아한인회는 1920년 9월 20일, 장윤원 선생의 네덜란드령 동인도 도착을 기점으로 한 인도네시아 한인 진출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한인사를 출간하기로 했다. 2019년 7월 26일 재인도네시아한인회 회의실에서 출범식을 갖고 그 시작을 알렸다. 한인사에는 인도네시아에서 한인의 삶을 시작한 인물과 계기 그리고 일제 식민시기에 온 한인과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인도네시아에 건너온 한인과의 연결 고리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인에게 고리의 시작은 100년 전 장윤원 선생이다. 장 선생은 조선이 일본에 점령당해서 더 이상 조국이 그를 보호해줄 수 없게 되자 살기 위해 국경
1967년 8월 8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 등 5개국 외교부 장관이 ‘아세안 창립선언’(일명 방콕선언)을 채택하면서 세상에 태어났다. 아세안(Association of South East Asian Nations)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연합’이다. 이후 부르나이(1984), 베트남(1995), 라오스-미얀마(1997), 캄보디아(1999)이 가입해 현재 10개국이 되었다. 태국을 제외하고 모두 힘없는 신생독립국들의 모임에 불과했던 이 조직은 2020년 현재 유럽연합(EU)과 함께 대표적인 지역기구로 발전했다. ■ 동남아와 아세안의 차이점: 지리적 개념 vs 일종의 ‘팀(Team)’ 아세안(ASEAN)이 대내외적으로 많이 알려졌으나, 언론 그리고 학계에서는 아세안과 동남아를 혼용하는 경우가 여전히 잦다. 지리적인 개념의 ‘동남아’는 영어로 Southeast Asia인데, 문자 그대로 보면 ‘동남쪽에 있는 아시아’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동남아인들이 스스로 발전시킨 개념이 아닌 이 지역을 지배하러 온 서구 열강들이 만들었다. 유럽인들이 보기에 동남쪽에 있는 곳에 무수한 섬들과 대륙이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을 ‘동남아’로
아세안 사무국은 지난 7월 30일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세계경제포럼(WEF) 등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19 회복에 대한 아세안 고위급 대화를 화상으로 개최하였다. 해당 대화의 참가자들은 사회 경제 전반에 있어 코로나19가 아세안에 미친 영향과 향후 회복을 위한 논의를 했다. 특히 교육, 디지털로의 전환과 핀테크, 서민중소기업과 같은 분야를 향후 회복에 있어 주목해야 할 분야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 비대면 교육도 디지털 기기-인프라 수준 차이 극복해야 유네스코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으로 전세계 190여 개국 16억 명의 학생들이 봉쇄조치(lockdown)와 휴교령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 부재는 학습 능력의 저하를 가져온다. 장기적으로는 인적 자본과 국가경쟁력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또한 코로나19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아동이 생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나가 아동노동력 착취의 위협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 대면 교육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아세안
2020년 6월 25일, 94명의 로힝야(Rohingnya) 난민을 실은 한 척의 배가 수개월을 바다에서 떠돌다 인도네시아 아체 앞바다로 흘러들어왔다. 아체 해양경비대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이 그러했듯 이들을 밀어내려고 했다. 이를 지켜본 아체 주민들이 격렬히 항의하고 난민들을 수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심지어 이들은 정부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나서서 구조하고 이들에게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외쳤다. ■ 로힝야,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은 민족...역사, 종교, 인종, 사상 얽혀진 문제 결국, 중앙 정부의 허락을 받은 아체 해양경비대는 주민들과 함께 난민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선박 전체를 감싸고 있을지도 모를 위험에도 불구하고 아체 주민들이 로힝야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끌고 감싸 안으며 육지로 내리도록 도와주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그러나 이들 이외 아직도 수천 명의 로힝야 난민들이 바다를 떠돌고 있고, 또 다른 수십만의 로힝야 난민들은 수용소에서 고통 속에 생활하고 있다. 왜 이들은 이렇게 버림받았으며 이들에게 평화와 안식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는 것일까? 그간 UN과 서구 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미얀마 정부에 이 문제의
아세안은 연중으로 수많은 회의를 개최한다. 1년에 1000개 이상의 회의를 개최한다. 아세안 의장국이 1년마다 바뀌기에 아세안 회의들도 보통 1년 단위로 일정이 계획된다. 아세안 사무국은 보통 연말에 다음해 개최 예정인 아세안 회의 일정표 초안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2020년 일정표는 길이가 무려 31 페이지나 된다. 그만큼 정치안보-경제에서부터 문화예술-체육-청소년 등 우리가 생각할 수 거의 모든 협력 분야에서 실무 그룹 회의에서부터 정상회의까지 각 급에서 수시로 아세안 회의가 개최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연간 아세안 회의가 어떻게 준비되고 진행되고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하고자 한다. ■ 매년 나라 이름의 알파벳순으로 바뀌는 아세안 의장국 아세안 의장국은 매년 나라 이름의 알파벳순으로 바뀐다. 올해에는 아세안 10개국 중 알파벳순으로 마지막인 베트남이 의장이었다. 내년에는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브루나이가 의장국이 된다(2022년에는 캄보디아가 의장국). 10년에 한 번마다 의장직을 수임하게 되어 있는 구조이다. 의장국이 되면 미-중-일-러 등 전 세계 주요 정상들이 참여하는 회의도 자국에서 개최하는 등 세계의 주
아세안(ASEAN)은 한국에게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파트너다. 한국과 아세안간의 교역액은 지난해의 경우 1500억 달러(약 181조 5000억 원)을 초과하였고, 2008년 이후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우리의 제2위 교역상대이다. 또한, 2012년부터 아세안 지역은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방문지로, 지난해 한-아세안간 상호 방문객은 1300만명에 육박하였다. 지난해 11월 말 한 여론조사에서는 약 65%의 국민들이 우리나라의 경제, 외교, 안보를 위해 아세안과의 협력관계가 중요하다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 외교 정책인 ‘신남방정책’의 3대 축은 사람-상호번영-평화 이렇듯 아세안의 중요성을 모두가 인정하면서도, 대부분 아세안과의 관계를 수출, 투자 등 경제 측면이나, 관광 및 인적교류 등 사회문화 측면에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아세안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격상한다는 우리 정부의 대표 외교정책인 ‘신남방정책’은 사람(People), 상호번영(Prosperity), 평화(Peace)의 3대 축을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 아세안 역시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3대 분야에서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제 및 사회문화 분야에 비해
TV 뉴스나 신문 기사를 통해 한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상과 회담을 갖고 전략적 동반자관계 구축을 선언하면서 경제교류 및 투자 증진, 상호 인적-문화적 교류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도 한국과 아세안 11개국 정상들은 한-아세안 미래 관계를 위한 전략적 비전을 향해 노력하고 더욱 긴밀한 협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하면서 분야별로 심도깊은 협력을 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렇다면 한-아세안 정상들간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어디서 재원을 조달하여 사업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가게 되는 것일까? 한-아세안 다양한 협력사업의 재원에 대해서는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즉, “한국과 아세안의 실질적인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활용한다”라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다만 한국과 아세안 간의 모든 협력사업이 한-아세안 기금을 통해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 2019년 약 172억 9420만 원, 한-아세안 협력기금이란? 한-아세안 협력기금, 영어로는 ASEAN-Korea Cooperation Fund(AKCF)라고 불리는 이 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