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도이머이를 천명한 지 40주년을 맞는 해다. 베트남은 20세기 중후반의 상당 기간을 프랑스, 미국, 크메르 루주 및 중국과의 전쟁과 분쟁 속에서 보냈다. 궁핍의 끝에서 몸부림친 베트남은 개혁 개방을 선언하고 세계에 문을 열었다. 세계은행의 명목 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의 1인당 GDP는 1986년 436달러에서 2025년 5,066달러로 약 11.6배 증가했다. 다만 이 비교에는 물가와 환율 변동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눈부신 성장 배경에는 ‘도이머이’ 정책이라는 성공적 실천이 있었다. 1986년 12월 베트남 공산당 제6차 전당대회에서 토지·공장·생산·유통을 국가가 일원적으로 통제하던 기존 경제체제에서 벗어나 여러 경제 부문의 활동을 인정하고, 시장이 상품의 가격과 유통을 일정 부분 조절하도록 허용했다. 베트남은 이 정책을 ‘도이머이’, 즉 ‘쇄신’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도이머이는 어느 날 갑자기 결정된 정책이 아니었다. 지방과 기업이 생존을 위해 먼저 기존 규정을 우회했고, 일부 지도자들이 그 현실을 중앙에 전달했으며, 쯔엉찡(Trường Chinh)을 비롯한 당 원로들이 자신의 오랜 신념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야 당의 공식 노선
배양수 부산외대 베트남어 교수는 유학 1세대로 한국 1호 베트남 유학생이다. 1988년 10월 19일, 88올림픽 폐막식에 처음 베트남을 찾았다. 그의 유학 기간은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와 수교를 시작한 시점을 가로지른다. 그는 도이머이(Đổi mới: 1980년대 개혁개방 정책) 이후 1992년 9월부터 하노이사범대학교(베트남 어문학 석-박사)에서 유학을 했다. 1964년 한국 베트남 전쟁 파병, 1975년 북베트남의 베트남 통일 등 긴장관계였던 두 나라는 1992년 12월 22일 공식적인 수교를 맺었다. 이후 한국에서 베트남어 교수로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2022년 두 나라 전문가가 모인 ‘현인그룹’ 멤버로 참여했다. 또한 현재 배양수 교수가 재직 중인 부산외대와 베트남의 두 대학교에서 함께 교육을 받고 졸업장을 취득한 양국의 학생 수가 500명을 넘었다. 그는 번역서 ‘시인, 강을 건너다’를 비롯한 베트남 관련 많은 저서도 펴냈다. 그리고 2018년 ‘베트남 문화의 즐거움’이란 책을 출간했다.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정치-경제-사회-역사-문화-예술-종교 등을 망라했다. 순전히 “개인의 특정한 경험을 일반
최근 베트남에서는 ‘신(新)여성(푸느떤떠이 Phụ nữ tân thời)'라는 용어가 급부상하고 있다. 급변하는 베트남에서 ‘베트남 신여성’은 베트남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주요 키워드다. 베트남의 '신여성'들은 베트남 도이머이 정책(개방 정책) 이후 경제적 풍요를 기반으로 자란 1990년대생으로 대부분 고등교육을 이수한 대도시 출신이다. 이들에게 주목해야할 이유는 그들이 일으키는 파급효과 때문이다. 신여성들은 여성 인구 비율의 10%를 차지하지만, 구매력은 다른 세대에 비해 압도적이다. 하노이나 호치민시에서는 이러한 신여성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주로 빈(Vinh)그룹, 베트남항공사, 베트남 주요은행, 외국계 대기업 등에서 다년간 근무하며, 대졸초임 평균의 2배 이상인 월 1000달러(약 11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 이들의 소비습관은 SNS(소셜네트워크)를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 전파되며 베트남 여성들의 전반적인 소비를 이끌어나간다. 가령 그들이 맛집이나 이색카페를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소개하면 수천명의 팔로워가 찾아들 정도로 그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순식간에 해당 카페나 식당들을 유명장소 반열로 올라서기도 한다. 최신 유행을
“베트남 교류에서 ‘띵감’(정감)이 말 백마디보다 더 효과적이다.” 임홍재 전 베트남 대사는 누구보다 베트남 개방 개혁을 옆에서 지켜본 산 증인이다. 베트남에 대한 거의 최초 서적인 ‘베트남견문록’을 집필했고,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호훈장을 받았다. 그는 5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서울대의 한-베트남 교육협력’(서울대 베트남포럼 주최)에서 “두 나라는 1992년 수교를 맺은 이후 2018년에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외교사에서 사례가 없을 정도로 깊고 넓은 관계로 진전된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9000개 한국 기업이 투자해 한국은 ‘1위 투자국’이고, 두 나라에 18만의 각각 교민이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한국 사람들이 프랑스나 이탈리아보다 더 찾는 나라다. 그는 “베트남 국민은 부지런하다. 손재주 등 재능이 있다. 30세 전후 나이대가 전 인구의 60%다. 정치와 사회가 안정되어 있고, 박항서 등 한국을 좋아하며 지도층이 한국을 모델로 개발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을 “동남아 아닌 한중일처럼 동북아시아”라고 강조하는 그는 “유구한 문화와 역사를 갖고 ‘영감’을 준다. 1986년 ‘도이머이(Doi Moi)’(개방)을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