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수의 Xin chào13] 베트남에도 ‘춘향전’이 있다
한국 고전문학의 대표작 ‘춘향전’이 베트남의 민담 속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쉽게 믿기 어려운 이야기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베트남 민속학자 응웬동찌가 수집하여 출판한 『베트남 민담집』에 「춘향낭자전」이 나오면서, 이 놀라운 사실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베트남판 춘향전’은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한–베 문학 교류의 실체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한국과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중국 문화를 매개로 한 ‘동문(同文) 문화권’에 속해 있었다. 한자를 공통의 문자로 사용했고, 유교적 정치 질서와 문학 관념을 공유했다. 또한 두 나라는 외세의 침략과 식민 지배라는 비슷한 경험을 겪으며 근대에 진입했다. 이러한 조건은 문학과 사상이 국경을 넘어 이동할 수 있는 토양이 되었다. 이른바 ‘동문 문화권’은 단순히 한자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고전 텍스트를 읽고 해석하는 방식, 문학이 사회 현실을 비판하는 역할, 그리고 서사가 윤리적 판단을 담아야 한다는 인식까지 공유했던 문화적 토대를 가리킨다. 이러한 공통의 인식 위에서 한 나라의 이야기와 시가 다른 나라로 옮겨 가는 일은 결코 낯선 일이 아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