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은 누구인가 13. 일본의 조선관: "천황가의 조상이 한반도에서 왔다"는 사카구치 안고 역사관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 1906~1955)는 일본에서 이름난 역사 소설가다. 다자이 오사무, 오다 사쿠노스케와 함께 일본 전후의 '무뢰파' 작가로 필명을 날렸다. 일본의 전국시대 전국을 휘어잡은 무장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1534~1582)를 주인공으로 한 <織田信長>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내게 소설가보다는 산문가로서 이미지가 훨씬 선명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도 거기서 나는 그의 역사관을 엿볼 수 있다. 이를 일깨워준 건 재일작가이자 한일고대사 연구가인 김달수 선생이다. 그는 이렇게 회고한다. “지금부터 21년 전인 1951년 발간된 《안고 신일본지리(安吾新日本地理)》의 <고마(高麗)신사의 제적(祭笛)>을 나는 그 당시 한번 읽었었다” 면서 “나는 깜짝 놀라 혀를 내둘렀다”고 토로한다. 그리고는 “그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을 이제 비로소 알았던 것이다(金達寿, 1984, 시리즈 3, 234).” 도대체 무엇을 알았단 말인가? 먼저 <안고 신일본지리>의 「고마신사의 제적」에 실려 있는 글귀에 주목해 보자. 일본
글쓴이가 이제까지 일본어 서사를 몇 회에 걸쳐 썼지만 한 나라의 언어를 단지 몇 차례로 그 전체 상을 그린다는 것은 가당치 않다. 여느 어부가 조각배로 한 나라 언어의 거대한 대양을 건너가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글쓴이는 그것을 알지만 ‘고래사냥’이 아니라 잔챙이라도 건져 올리려는 심정에서 쓴 것이다. 그 잔챙이란 일본어가 지닌 한국어와의 근친성 또는 차별성, 발음의 특이성, 한자훈독의 난해성, 인명과 지명의 다기성, 차별어의 병리성을 더듬어 본 것이다. 그밖에 일본어는 상대방을 받드는 존경어, 자신을 낮추는 겸양어가 특히 발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한국어 ‘가다’는 일본어로 ‘이쿠(行く)’지만 겸양어 ‘마이루(参る)’가 있을 뿐만 아니라 존경어 ‘이럇샤루’도 있다. 이와 함께 ‘가시다’ ‘오시다’ ‘나가시다’ 등 두루 표현하는 존경어도 있다. 한국어에도 ‘가 나이다’와 같은 예스러운 겸양어가 있긴 하지만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존경어로 ‘납시다’와 같은 예스러운 말과 함께 ‘가시다’라는 말은 있다. 이번 이야기로 일본어 서사를 갈무리해 보자. 이전 이야기서 글쓴이는 한국어와의 근친성에서 볼 때 한국어와 일본어는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