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재의 緬甸 통신] <16> 누구도 포기 못하는 미얀마 지정학적 가치
미얀마와 한국은 닮은 점이 많은 나라다. 특히 현대사는 무척이나 흡사한데, 식민지 경험과 독립을 위한 노력, 그리고 군부독재와 민주화 투쟁까지도 마치 쌍둥이처럼 엇비슷하다. 이 같은 공통 기억을 갖고 있는 이유는 두 나라가 각 지역에서 갖는 지정학적인 중요도 때문일 수도 있다. 특히 중국과 국경을 맞대면서 대양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미얀마가 아시아의 양대 축인 중국과 인도의 중간지대에 있다면, 한국은 중국과 미일 세력의 중간지대에 위치했다는 점이 그렇다. 여기서 파생되는 부수적 공통점이 한 가지가 있는데, 아시아에서 '유이(唯二)'하게 미얀마와 한국만이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물론 과한 억측일 수도 있지만, 강대국 출신 인물은 무조건 사무총장 후보에서 배제되는 국제정치의 관례상, 상대적으로 넓고 깊은 외교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지정학적 중요도가 큰 나라 출신 인물이 국제무대에서 유리한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외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2006~2016)이 아시아가 배출한 두 번째 유엔의 수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첫 번째 인물의 이름을 대라면 상당히 답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