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일본의 눈 45] 궁정 쿠데타의 진실 '천황의 나라 일본'
군국주의 일본의 메이지 헌법은 천황을 신성불가침의 주권자로 적고 있다. 그러나 전후 맥아더 일본 점령 사령부가 마련한 ‘평화 헌법’은 이를 폐기했다. 즉, 천황을 단지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다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교과서에 적혀 있을 뿐이다. 이전 이야기에서 보듯이 아직도 일본의 극우세력은 일본을 ‘신국’으로, 천황을 ‘현인신’으로, 자신의 나라를 ‘천황국가’라고 뇌까리고는 욱일기를 흔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대체 이런 터무니없는 발상은 어디에 연유하는 것일까? 그 답의 실마리는 이전 이야기에서 설명한, 신에게 바치는 ‘고문(告文)’에서 엿볼 수 있다. 9세기 중반 신라로부터 위협에 처한 당시 일본 조정은 전국 각지의 신사와 절간에 ‘고문’을 전독하라고 명하면서 신들에 ‘국가’를 지켜달라고 기원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국가’란 백성의 삶의 터전에 질서를 마련한 공간이 아니다. 즉, 한 참 먼 곳의 ‘천황’의 몸뚱이이었던 것이다. ‘고문’은 일본이 ‘신국’이라고 자기 규정하면서 천황을 지켜달라고 외치고 있다. 즉 “‘皇御孫(스메미마=천황)의 御体’를 영원히 지켜 주십사”라고 뇐다. 죠-간(貞観) 11년[869] 12월 14일에 이세신궁에 바
- 정리=박명기 기자
- 2021-08-30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