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블랑트레일6] 싸스랑고와 9월의 대폭설 '메리크리스마스’
싸스롱고는 긴 바위라는 뜻이다. 나의 첫 볼로미테였다. 어디서나 첫 인상은 상대를 판단하는데 큰 영향을 마친다. 싸스랑고는 경이로운 돌 산이었다. 이탈리아인이 '산들의 산책로'라는 돌로미테 첫 인상, 보자마자 반할 수밖에 없었다. 이 트레킹의 총감독인 고재열 감독의 차를 타고 굽이굽이 찾아갔다. 가는 동안 고 감독은 “먼저 감동하지 마세요. 이건 에베레스트 가기 전에 설악산 지리산에 감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웃었다. 정말 맞는 말이었다. ‘신이 빚은 듯한’ 솟아있는 바위 산들, 구름모자를 쓴 산 이마와 푸른 초원에 뛰는 말, 양떼들이 신비로웠다. 마치 산수화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광경이었다. 미남자 이탈리아인 현지 트레킹 가이드 프란체스코는 잘 생겼다. 여성들에게 심쿵하게 한 외모로 인해 인기가 높았다. 그가 길을 멈추면서 장소의 유래와 의미를 설명했다. 영어였다. 싸스롱고는 마치 땅에서 치솟아오른 듯한 수직 절벽을 이뤘다. 산 이마는 내내 운무에 휩싸여있다 어느덧 제 모습을 보여줬다. 그것도 잠깐이었다. 이 산을 라운딩 트레킹, 발 아래는 초원의 빛무리가 계곡을 타고 병풍같이 둘러선 수많은 산군으로 이어졌다. 걷다가 올려보면 수직 절벽, 길은 편한 흙길이었
- 이탈리아 카나제이=박명기 기자
- 2024-09-26 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