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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세상을 운영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쿠알라룸푸르 KL20 서밋 <그녀가 세상을 운영한다> 주제 토론, 여성 할당제 등 의도적인 노력이 중요

 

KL20(쿠알라룸푸르20) 서밋에서 리더와 창업자를 위한 세션이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촉매 코너"라는 부대 행사도 열렸다.

 

그 중 하나가 <변화의 촉매: 그녀가 세상을 운영한다(She Runs the World)>라는 제목의 라운드테이블 토론이다. 이 행사는 크레이들 펀드(Cradle Fund)와 우먼인테크(Women in Tech)가 공동 주최했으며, 여성 권한 강화와 기업가 정신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게 위해 마련됐다.

 

혹시 이러한 패널 토론이 아직도 필요한지 의문을 품는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짚어 보자. 2023년 세계 경제 포럼의 세계 성별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146개국 중에서 102위를 차지했다. 성 평등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는 것은 성 평등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유효함을 의미한다.

 

5명의 패널은 다음과 같다.

유키 아이자와(Yuki Aizawa) 우먼인테크(Women in Tech) APAC 이사

줄리애나 잔(Juliana Janm) 크레이들(Grandt&Investment for Cradle) 수석 부사장

비비안티 사르주니Viviantie Sarjuni) 세닉(SCENIC) CEO

셔메인 왕(Shermaine Wong) 컬트 크리에이티브(Cult Creative) 공동 설립자 겸 CEO

노릴미 아밀리아 이스마일(Norilmi Amilia Ismail) 스페이스인(SpaceIn) CEO

 

 

세션이 끝날 무렵 참석자 중 한 남성이 패널리스트들에게 의도된 질문을 던졌다.

 

"평생 여성들과 함께 일해 왔는데, 왜 여성들은 세상을 이끌지 못하는가?”

"멘탈인가? 아니면 진짜 차별인가?"

 

패널리스트 모두 토론 내내, 혹은 아마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심코 대답했던 질문이다. 줄리애나 잔도 세션 초반에 투자자 관점에서 이 질문에 대해 답했다.

“문제는 차별이 아니라 단지 펀딩을 신청하는 여성이 너무 적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더 많은 여성들이 (펀딩 신청이나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걸까?

 

 

■ 우리는 이 상황을 "누수관 (leaky pipe)"에 비유할 수 있다

 

좀 더 정확한 답변은 "교실에서 이사회까지(From the Classroom to the Boardroom)"라는 우먼인테크의 선언문에서 찾을 수 있다. 교실에서부터 (중요 결정이 이루어지는) 이사회까지 연결된 파이프라인은 존재하지만, 이 파이프는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학교 교육이 문제인지 직장의 문제인지 논하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다.

 

유키 아이자와는 특히 STEM 분야에서 젊은 여성을 위한 롤 모델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여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 행사가 중요한 이유는 자신들의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여성들을 보여주고 시계를 넓혀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성 리더를 보는 것 이상으로, 일상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어떤 역량을 쌓고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고 가시적인 경로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즉, "일상의 챔피언 (everyday champions)"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 Everyday Champion: 일상적인 환경에서 일을 하면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모범이 되는 인물들이다.

 

 

■ 완벽한 능력사회 (meritocracy)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사회는 성별이 아닌 재능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능력 기반 사회일 것이다. 줄리애나 잔이 말했듯이 크레이들 펀드가 목표로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사회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남성들은 종종 여성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들은 수많은 이유로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동시에 일부 여성들은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과소평가하기도 한다. 이는 앞서 지적한 가면 증후군 (imposter syndrome)이나 자신감 차이 (confidence gap)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스페이스인(SpaceIn)의 노릴미 아밀리아 이스마일도 위와 같은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노릴미는 본업 외에도 도메인 비즈니스 분야 전문가라는 다른 역할이 있지만, 강사라는 직업 때문에 실무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노릴미가 실제로 전문 지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이런 생각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낸다.

 

그녀는 업계에서 겪을 수 있는 이러한 가정을 극복하기 위해 회복력(resilience)을 키우고, 자신의 실제 능력보다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활동주의(Activism)는 교차성(intersectionality)을 간과한다

 

비비안티 사르주니 SCENIC CEO가 말할 차례가 되었을 때, 그녀는 "사바주가 말레이시아에서 농촌 인구가 가장 많은데, 선천적인 편견이나 사회적 착취를 목격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항상 목격합니다"라고 비비안티는 대답했다. 참고로 SCENIC은 사바 창조 경제 및 혁신 센터이다. 사바 출신인 비비안티는 “사바 사람 치고는 꽤 똑똑하군” 하면서 은근히 비꼬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했다.

 

비비안티는 "우리는 우리 자신이 충분하지 않다고 믿게 만들어졌습니다" 라면서, 자신이 사회적 기업에서 겪었던 일을 꺼냈다. 한 여성이 남편이 허락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는 기회가 적고 지원이 더욱 드문 시골이나 농촌에서 흔히 발생한다. 농촌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을 간과하면 여성 전체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에 대화에서 농촌 여성들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여성들이 짊어지는 많은 책임과 사회적 기대

 

물론 이러한 상황은 농촌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여성들은 여전히 남성에게 양보하고 항상 가족을 우선해야 한다는 등 많은 문화적 기대에 직면해 있다.

 

노릴미는 서로를 지지할 수 있는 여성 커뮤니티를 찾고 형성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엄마들이 아이를 돌보는 것 외에 다른 사람들과 네트워킹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시간은 정말 제한돼 있어요"라고 컬트 크리에이티브의 셔메인은 말했다. "지원이 중요해요. 서로 도와주는 파트너, 공동 설립자, 그리고 친절한 업무 환경 말이죠."

 

물론,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멘토링과 커뮤니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생태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여성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 결론 : 의도적인 노력이 열쇠

 

여성 기업가와 이사회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물론 여성 할당제를 의무화하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관행이 자리를 잡아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회에 뿌리를 내려 표준이 될 때까지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유키 아이자와가 말했듯이 좋든 싫든 여성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 의도적이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사회는 여성 고용에 의도적이어야 하며, 플랫폼 또한 여성들을 채용하는 데 의도적이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여성이 세상을 이끌기 위해서는 의도적이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여성의 사회 진출과 기업 리더 역할도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

 

By Claudia Khaw

 

이 기사는 불칸 포스트(Vulcan Post)와 기사 제휴로 원문을 번역하여 제공합니다.

원문은 아래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What’s stopping female entrepreneurs from becoming leaders? 5 M’sian female leaders 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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