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화의 찬탈적 침략성2 상(上) 일제 조선침략 옹호 이데올로기 작용 <기기> 신화에는 천황의 ‘섭정’ 진구코-고-(神功皇后, 이하 ‘신공황후’)가 등장한다. 이 여인은 ‘삼한정벌’ 또는 ‘신라정토’의 영웅으로 상투적인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이 이미지는 메이지 시대 이래 근대 천황 상에 내포된 찬탈적 침략성을 상징한다. 필자는 신공황후의 이미지는 애초부터 조선을 표적으로 겨냥한, 저 땅의 지배자들의 마음속에 박혀 그것이 집단무의식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지금도 그것이 일본 사회의 저류로 흐르고 있다고. <일본서기>에 나오는 신공황후의 삼한정벌 신화는 메이지 시대(1868~1912)에 정한론(征韓論)이 타오르게 한, 불쏘시개 구실을 하는가 하면 일제의 조선침략을 옹호하는 이데올로기로서 작용한 빌미가 되었다. 이 신화를 따라가 보자. 제14대 천황으로 되어있는 추아이(仲哀)의 제3비가 된 신공황후가 어느날 신탁(神託)을 받는다. “처녀의 눈썹같이 생긴 나라가 바다머리에 있는데 그곳은 눈부신 금, 은, 화려한 색의 재물이 가득한 나라입니다. 이를 ‘다쿠후스마시라기노쿠니’((栲衾新羅国=신라국)이라합니다. 만일 내게 제사를
일본인이 받드는 신앙 중 놓칠 수 없는 것이 ‘시치후쿠신고-’(七福信仰, 이하 ‘칠복신앙’)이다. 많은 일본인은 새해 정월 전날 베개 밑에 칠복신을 태운 보물선[다카라부네(宝船)]을 그린 그림을 넣어둔다. 그러면 그 해 첫 길몽을 꿀 수 있다는 것이다. 정월의 연중행사에 10일 에비스(戎)나 20일 에비스 등이 있는데, 니시노미야(西宮, 효고현) 등 전국 각지의 에비스(惠比須) 신사나 절에서는 남녀노소 수많은 사람이 참배한다. 상가뿐만 아니라 여느 민가에서도 칠복신에 유래하는 보물선 그림 장식을 챙기는 습속이 여기저기서 벌어진다. 칠복신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디서 왔는가? 먼저 짚어둘 것은 그들은 토착신이 아니라 이양신(異樣神)이라는 점이다. 이 칠복신 하나하나 짚어보면 이 세상의 복이란 복은 모두 집합시킨 종합 복주머니를 연상케 한다. 상업번영과 오곡풍년의 신 에비스, 재복 식복의 신 다이코쿠텐(大黑天), 장수의 신 쥬-로쿠진(寿老人), 복덕증진의 신 비샤몬텐(毘沙門天), 장수와 복의 신 후쿠로쿠쥬-(福祿寿), 음악, 재복, 지혜의 여신 벤자이텐(弁財天), 부귀번영의 신 보테이(布袋)가 그들이다. 이 신들에 흐르는 특성으로 이양성이 두드러진다. 칠복신앙에
한국어나 일본어는 이른바 교착어(膠着語)또는 부착어(附着語)라고 한다. 이는 언어의 한 유형으로 실질적 의미를 갖는 말이나 어간에 기능어나 접사를 붙여 여러 가지 문법적 범주를 나타내는 언어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하면 ‘나’라는 주격에 ‘나는’, ‘나에’, ‘나의’, ‘나를’과 같이 어미 ‘나’에 조사가 붙어 뜻을 더하거나 품사를 바꾸는 접사가 단어가 이루어지는 첨가적 성격을 띤 언어이다. 중국어와 같이 어근이 그대로 한 단위가 되는 언어를 고립어, 영어나 독일어와 같이 단어의 굴절이 내부적 변화로 표시되는 언어를 굴절어와 비교가 된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어순이 같고, 교착어라는 성격이 같은 언어다. 이런 성격은 조사가 붙는 경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일본어 は, に, の, を는 ‘는’, ‘에’, ‘의’, ‘를’에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 한국어 ‘나는’과 ‘내가’와 같이 미묘한 뉘앙스를 갖는 ‘는’과 ‘가’라는 조사의 경우도 일본어 は와 が의 경우와 신기하게도 의미는 일치한다. 예컨대 “나는 학교에 간다”와 “내가 학교에 간다”를 견주어 보면, 전자 즉 ‘나는’의 경우 “너는 어디에 가는가?” 라고 물을 때 답이며, 후자 즉, ‘나=내가’의 경우 “누가 학
지금까지 이야기를 되돌아보면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에 떠있는 조그만 섬 쓰시마가 예로부터 한일 두 나라 간 문물 교류의 가교로서 중요한 몫을 해온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물론 교류라고 하지만 고대 쓰시마는 일본열도가 한반도로부터 문물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창구이었다. 이번 이야기는 쓰시마가 그 이상 문화공동체를 탄생시킨 모태라는 점을 일깨우고자 한다. 재일작가이자 한일고대사 연구가인 김달수는 쓰시마 섬을 두고 ‘반은 조선, 반은 일본’(金達寿, 1986, 229)이라고 말한다. 그 만큼 쓰시마는 한반도와 일본열도 사이에서 서로 나누는 점이 많은 섬이다. 글쓴이는 이번 이야기에서 이 점을 자세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이 문화공동체는 쓰시마를 중심으로 한반도 남부와 북 규슈가 형성하는 지형이다. 이 지형에 사는 가야 사람들은 하늘을 우러러 제사를 나누면서 삶을 영위해 나갔다. 그런데 여기서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 말을 함께 썼다는 점이다. 물론 글쓴이를 포함한 현대인은 고대를 산 적이 없다. 그러나 현대 일본어와 한국어를 견주면 이를 연역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우선 현대 두 나라 언어 사이에는 수많은 공통분모를 발견할 수 있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