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일본이야기 21] 한국서 건너간 일본의 신앙 ‘원령’
일본에는 ‘고료-신코-’(御靈信仰, 이하 ‘어령신앙’)라는 신앙이 있다. 이 신앙은 비명에 죽은 사람의 영혼=어령이 무서운 지벌을 내린다고 두려워해 그 영혼을 달래야 한다는 믿음이다. 이것을 바꿔 말하면 ‘원령신앙’인데, 이 신앙이 생겨난 것은 기록으로는 8세기 말 시작된 헤이안(平安) 기 이후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한토(한국의 땅)에서 무교가 일본에 건너간 것이 야요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만큼 그때 무교에 내재한 원혼신앙도 당연히 건너갔을 것이다. 글쓴이의 생각으로는 원혼(冤魂)신앙이 ‘원령(怨靈)’이란 옷을 입고 왜 땅에서 태어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고대인들은 원혼이 천재나 역병 같은 재앙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원혼이란 한을 품고 죽었다든지 비명에 죽은 사람의 혼령을 말한다. 그런데 왜 땅으로 건너간 원혼 신앙은 그 본고장인 조선과는 달리 ‘원령문화’로 꽃피웠다. 조선에서는 경직된 유교 이데올로기에 속박되고 핍박을 받는 신세로 전락돼 무교의 원혼신앙은 ‘무속(巫俗)’이라는 이름으로 사교(邪敎) 화 된 것과 대비된다. 일본의 민속학자로 이름난 야나기타 쿠니오(柳田国男)는 신(神)이 되는 인간의 자격 조건을 두 가지 들고 있다. 하나는 높은 지위나
- 정리=박명기 기자
- 2020-03-13 1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