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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중국 체리 자동차에 5년간 배터리 공급

46시리즈, 1조 원 규모 납품 계약 체결
자국 제품 선호 강한 중국에서 이례적 수주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3위 완성차 기업인 체리자동차에 1조원을 웃도는 규모의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

 

국내 배터리 업체가 중국 자동차 업체와 조(兆) 단위 납품 계약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제품보다 효율이 높아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지름 46㎜짜리 원통형 배터리 양산체제를 갖춘 2개 기업(중국 CATL, LG에너지솔루션)에 체리차가 물량을 나눠준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지난 6월 16일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체리차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납품 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8GWh(기가와트시) 규모이며, 계약금액은 1조 원을 소폭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8GWh는 전기차 12만 대에 장착할 수 있는 규모다.

 

체리차는 지난 2024년 글로벌 시장에서 268만 대를 판 중국 3위 완성차 회사다.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순수 전기차 등 다양한 차량을 만든다.

 

이 회사가 만든 보급형 전기차 모델 ‘오모다 E5’(Omoda E5)에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들어간다.

 

체리차는 곧 내놓을 고급 전기차 모델에는 LG와 CATL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넣기로 했다.

 

체리차는 다른 전기차 모델에도 LG의 46시리즈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LG가 납품하는 46시리즈는 LFP보다 효율이 높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다.

 

지름 46㎜에 높이 80~125㎜짜리 원통형이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 규격인 2170(지름 21㎜, 높이 70㎜)보다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5배 이상커서 배터리를 덜 넣어도 주행거리가 향상된다는 얘기다.

 

현재 46㎜ 시리즈 양산체제를 갖춘 곳은 CATL과 LG뿐인데, CATL은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짧은 LFP 기반 배터리를 주로 생산한다.

 

이보다 프리미엄 제품인 LG의 46시리즈는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등에도 들어간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LG가 철옹성이었던 중국 완성차 업체의 벽을 뚫은 것에 의외라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는 2016년부터 자국 기업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LG와 삼성SDI가 중국에 공장을 짓고도 중국 완성차 납품에 실패해 왔다.

 

여기에 CATL 등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배터리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자국 완성차 수요를 거의 다 맞췄다.

 

LG 배터리는 체리차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에 공급된다.

 

지금은 유럽연합(EU)이 중국산 배터리에 관세를 물리지 않지만, 체리차는 언제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보고 LG 배터리를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의 원통형 배터리 가격과 품질이 중국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계 중심인 한국산 배터리 가격은 중국 LFP 배터리보다 30% 이상 높지만 46시리즈만 놓고 보면 중국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원계의 에너지 용량이 LFP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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