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면서 한국, 중국,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아세안+3)의 채권 수익률이 상승했다.
26일 발표된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 본드 모니터에 따르면 3~4월 아세안+3 시장의 채권 자금 유출액은 200억 달러(약27조8000억원)에 달했다. 예상보다 느린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장기 금리 상승 전망과 겹쳐 선진국과 지역 시장 모두에서 단기 및 장기 채권 수익률이 높아졌다.
통화는 단순 평균으로 미국 달러 대비 1.8% 평가절하되었지만 통화가치 하락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에서 신용디폴트스왑 스프레드가 확대되었다.
한일 재무장관은 25일 공동 보도문을 발표하면서 “한일 양국 통화 가치 하락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떨어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25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원화가치 하락은 7.2%였고 일본 엔화가치도 11.6% 떨어졌다.
대부분의 주식 시장은 건전한 경제 전망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지만,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 주식 시장에서는 47억 달러(약6조5200억원)가 빠져나갔다.
일본 닛케이(일본경제신문)은 지난 16일 국제금융협회(IIF)를 인용, 아시아 신흥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5월에 5억 달러(약6900원) 순유출됐다고 전했다. 순유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유출액은 무려 108억 달러(약15조원)에 달한다.
알버트 박 AD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속되는 지정학적 긴장과 폭염과 홍수 등의 기후 불안 현상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위험을 초래하여 디스인플레이션 경로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통화 당국은 인플레이션 감소 추세와 글로벌 통화 기조의 불확실성 속에서 통화를 보호하기 위해 장기간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세안+3 현지통화(LCY) 채권 시장은 성장이 둔화됐다. 2024년 1분기 말 기준 전 분기 대비 1.4% 증가한 24조 7천억 달러(약3경4280조원)였다. 1분기 전체 기준으로는 전 분기 대비 1.8% 였다. 증가세 둔화는 중국과 홍콩의 국채 발행 위축에 따른 것이다.
장기 금리가 높아지면서 ASEAN+3의 지속 가능한 채권 시장도 침체됐다. 2024년 1분기에 지속 가능한 채권 발행은 전분기 대비 13.3% 감소한 497억 달러(약68조9800원)를 기록했다.
ASEAN+3의 지속가능한 채권 시장은 전 세계 점유율 18.9%로 유럽연합(37.6%)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지속 가능한 채권 시장이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채권은 ASEAN+3 전체 채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에 불과한데 비해 유럽연합은 7.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