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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700만 ‘임명된 하나님의 아들’ 필리핀 목사, 인신매매 및 아동학대 혐의로 구금

예수그리스도왕국 창시자이자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영적 고문인 퀴블로이 목사, 2021부터 FBI 수배 받아와

 

왕국 시민만 구원받는 ‘예수 그리스도 왕국’ 창시자인 아폴로 퀴볼로이 필리핀 목사가 미성년자 성적 학대 및 인신매매 혐의로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지 4개월 만에 구금됐다.

 

삼위일체를 거부하는 예수 그리스도 왕국은 필리핀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미국에도 교회 본부를 두고 있다. 전세계 신도가 70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도들은 퀴볼로이 목사를 “임명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부른다.

 

필리핀 국영 미디어인 필리핀 뉴스 에이전시에 따르면 필리핀 국가 경찰(PNP)은 8일 밤 퀴볼로이 목사와 4명의 보좌진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국가 경찰(PNP)는 8일 밤 10시 30분에 페이스북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퀴볼로이의 항복 소식을 전했다. 장 파하르도 PNP 대변인은 오후 1시 30분에 24시간 이내에 항복하라는 최후 통첩을 내렸고, 퀴볼로이가 오후 5시 30분에 항복했으며 오후 6시 30분에 C-130 비행기로 다바오 시에서 메트로 마닐라의 케손 시티에 있는 경찰 구금 시설로 이송되었다고 말했다.

 

필리핀 경찰이 다바오시에 있는 30만㎡의 거대한 ‘예수 그리스도 왕국’ 단지를 경찰 3000명과 헬리콥터를 동원해 수색, 진압한지 2주 만이다.

 

 

2주 동안 수천명의 신도들은 경찰들을 향해 돌과 물건들을 던지며 거세게 저항했다. 경찰측은 대치 과정에서 60명의 경찰이 다쳤다고 보고했고, 퀴볼로이측 변호사는 최소 54명의 신도들이 심장마비와 불안 장애를 겪었으며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주장했다.

 

퀴볼로이 목사가 구금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필리핀 사회의 균열과 갈등, 특히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현 대통령과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퀴볼로이 목사는 2021년 미국 연방 대배심에서 아동 성매매 및 막대한 현금 밀수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FBI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4세와 15세 소녀 두 명을 포함한 목회자들은 퀴볼로이 목사와 성관계를 뜻하는"야간 근무"를 하도록 강요당했다. 여성 피해자들은 퀴볼로이 목사에게 자신의 삶과 몸을 바치는 "헌신서"를 썼으며, 이를 거부하면 "영원한 저주"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기소장에 적혀 있다.

 

미국의 기소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에서는 체포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다. 2021년 당시 필리핀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이끌고 있었는데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미국을 배척하고 중국과 가깝게 지냈다.

 

퀴볼로이 목사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영적 고문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출마하기 전에 다바오시 시장이었고, 선거 당시 퀴볼로이 목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예수 그리스도 왕국의 한 신도는 “두테르테 시장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왕국이 아폴로 항공 헬리콥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한 예수 그리스도 왕국의 미국 변호사이자 글로벌 총괄 법률 고문인 마이클 제이 그린은 신도들이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상인을 처벌하면서 인기를 끌었고, 어느 누구보다도 진지하고 법을 잘 지킨 대통령”이라며 “그런 대통령이 소녀들을 성추행하는 목사를 받아들였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 왕국 단지가 있는 다바오시는 두테르테 가문의 왕국이다. 두테르테와 두테르테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현 부통령이 시장으로 있었고, 현재는 사라의 남동생인 세바스티안 두테르테가 시장으로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다바오시가 있는 민다나오 섬의 독립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두테르테 가문은 미국이 퀴볼로이 목사에 대한 인신공격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봉봉마르코스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퀴볼로이 목사를 체포하기 시작했고, 이를 마르코스 대통령이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 왕국이 보유한 미디어채널인 SMNI는 올해 3월 X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예수 그리스도 왕국의 ‘모든 자산에 대한 관리자’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사라 부통령은 9월 1일 예수 그리스도 왕국 창립 39주년을 맞아 다바오시로 날아와 퀴볼로이 목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단지 내 대형 스크린에서 내보낸 연설에서 봉봉 마르코스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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