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화의 찬탈적 침략성2 상(上) 일제 조선침략 옹호 이데올로기 작용 <기기> 신화에는 천황의 ‘섭정’ 진구코-고-(神功皇后, 이하 ‘신공황후’)가 등장한다. 이 여인은 ‘삼한정벌’ 또는 ‘신라정토’의 영웅으로 상투적인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이 이미지는 메이지 시대 이래 근대 천황 상에 내포된 찬탈적 침략성을 상징한다. 필자는 신공황후의 이미지는 애초부터 조선을 표적으로 겨냥한, 저 땅의 지배자들의 마음속에 박혀 그것이 집단무의식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지금도 그것이 일본 사회의 저류로 흐르고 있다고. <일본서기>에 나오는 신공황후의 삼한정벌 신화는 메이지 시대(1868~1912)에 정한론(征韓論)이 타오르게 한, 불쏘시개 구실을 하는가 하면 일제의 조선침략을 옹호하는 이데올로기로서 작용한 빌미가 되었다. 이 신화를 따라가 보자. 제14대 천황으로 되어있는 추아이(仲哀)의 제3비가 된 신공황후가 어느날 신탁(神託)을 받는다. “처녀의 눈썹같이 생긴 나라가 바다머리에 있는데 그곳은 눈부신 금, 은, 화려한 색의 재물이 가득한 나라입니다. 이를 ‘다쿠후스마시라기노쿠니’((栲衾新羅国=신라국)이라합니다. 만일 내게 제사를
미얀마는 잘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나라다. 고백하건데 필자는 스스로 아세안 전문가라 칭하면서도 아세안 개별 국가 하나하나 속속들이 다 알지는 못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모르는 국가를 꼽으라고 하면 미얀마가 아닐까 싶다. 2014년, 미얀마에서 개최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마친 후 경험한 미얀마 맥주의 알싸한 향기와 맛에 반해(?) “아세안에 뼈를 묻을 거예요” 라는 말을 내뱉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3회차 김시은의 아세안랩 참조). 아마도 다른 9개국에 비해 출장 기회가 적었고(사실, 2014년 출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10개국이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보면 미얀마 사람들이 얌전한 성격에 수줍음이 많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친한 동료이자 친구들을 많이 못 만든 탓이었던 것 같다. 알고 나면 티 없이 맑고 한없이 모든 것을 내주는 미얀마 사람들인데, 더 가까워지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2월 첫날 새벽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안타깝기만 하다. ■ 미얀마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은 사랑 고백서 “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 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을 홀린 듯 바로 구매하였다. 아마도 미얀마에 더욱 다가가고 싶은 나의 갈
2021년 새해가 문을 연 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습니다. 소띠해 신축년(辛丑年)을 맞이할 때의 간절한 소망과는 달리 전세계 대부분 지역은 여전히 누적 확진자 수 1억 명을 넘어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여파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세계적 대유행의 위세가 다소 주춤한 싱가포르, 베트남 등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들이 연일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각각 동남아 인구와 GDP(국내총생산)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의 상황이 심각해 보입니다. 주요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는 1월 30일까지 총 105만1795명의 확진자와 2만9518명의 사망자가 공식 집계됐습니다. 이는 확진자 숫자 기준 세계에서 19번째로 큰 규모로 동남아 11개 나라들 중 유일하게 감염 사례가 10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실제 1월에 접어들어 하루 평균 1만 건 이상의 신규 감염 사례들이 확인되면서 우려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을 시작으로 1월 중순부터 코로나19 백신의 순차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당분간 마음을 놓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렇듯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인도네시아
[일본 신화 정치적 작위성1] 나오키 ‘천양무궁의 신칙’은 조작...천황 통치를 ‘신정' 승화 지난번 이야기에서 이른바 ‘국학’에 이어 그 사상적 기반을 종교적 옷을 입힌 ‘국가신도’, 그 모두가 천황 통치에 부조한다는 점을 짚었다. 그런데 국학의 천황 부조를 뛰어넘어 천황 통치를 ‘신정(神政)’의 위치로 승화시킨 것이 따로 있다. 일본 신화이다. 메이지 헌법은 겉으로는 입헌군주제의 옷을 입히고 있지만 천황의 ‘신성한’ 존재로 못박고 있다. 그 배후에 바로 일본 신화가 밑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유구한 문명을 품은 세계의 민족은 대체로 여러 신화를 내재한다. 그 중에 건국 신화, 종교 신화, 민중 신화가 보편적이다. 무사의 나라 일본에는 영웅 신화도 있다. 앞서 본 스사노오노미고토가 하늘나라 고천원에서 내려와 머리가 아홉 개나 달린 큰 뱀 야마타노오로치(八岐大蛇)를 베어 처녀를 구했다는 이야기라든가 전설적인 영웅 야마토다케루 이야기 등. 글쓴이가 일본 신화에 주목하는 첫째 이유는 그 정치적 작위성이 두드러진다는 데에 있다. 이 정치적 작위성은 천황을 일본의 통치자로서 정당성에 부합하도록 조작한 것이다. 그 대표적 예로서 ‘천양무궁(天壤無窮)의 신칙(神勅)’을
[전창관의 태국이야기 11] '한류'의 아이러니인가, 아니면 'K-FOOD' 수출의 한 과정일 뿐일까. 한국이 종주국이자 원류 격인 '김-빙수-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이 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회사들이 한국 회사가 아닌 태국회사들이라는 점이다. 가히 '원조주의의 역조현상'이라 불릴 만하다. 태국판 '김-빙수-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삼국지를 ‘김 대첩(大捷)’과 ‘빙수전투(戰鬪)’ 그리고 ‘후라이드치킨 대전(大戰)’으로 나누어 분석해본다. [첫번째 싸움터인 <태국 김나라 대첩(大捷)>]에서는 개전(?) 초기에 한국업체들이 김을 밥에 싸먹는 것으로 가르쳐가며 태국민들에게 보급하려는 시도를 하다가 연전연패했다. 그 와중에, 태국인들이 ‘김’ 이라는 것을 밥 싸먹는 반찬으로 즐기지 않고 기호식품 과자로 즐긴다는 점에 착안해 김과자 수요를 폭발적으로 키워낸 태국업체 '타오깨너이'사가 일약 김과자 시장 점유율 70%를 구가하는 맹주가 되어 30여개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태국 맥주재벌 비야 씽’까지 뛰어들었다. 브랜드 자체를 한국어의 ‘맛있다’의 성음어 ‘마시따(มาซิตะ)로 하고 한국 아이돌 스타
1989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이후 1990년부터 시작된 한-아세안 협력사업은 역사만큼 다양한 협력사업이 있다. 이 중에서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어오는 기관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대전대학교다. 2013년, 처음 외교부 한-아세안 협력사업 전문관으로 근무할 때 이러한 장기 사업들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정말 성과가 있는지, 첫 단추가 잘 끼워져 운으로 이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윗선에서 “밀고” 있는 사업은 아닌지. 의심의 물음표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이러한 의심이 든 이상 장기 사업들은 더욱 철저하게 검증해야겠다. 그리고, 부실하게 이어져온 것이라면 반드시 종료시켜 다른 기관들에게 더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사실, 대전대학교 사업은 이러한 의심의 가장 꼭대기에 있었다. 한-아세안 대학생 간 교류를 증진시키고자하는 무수의 대학교 중 왜 대전대학교인가. 2014년 한-아세안 협력사업 심사를 앞두고 나는 이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아니, 사업을 종료시킬 명분이 있다고 확신한 채) 대전대학교로 향했다. ■ 오해는 애정으로, 첫눈에 매료된 대전대학교 대전대학교는 대전역에서 차로 약 10분, 그리
일본의 국학이 천황을 ‘현인신’으로 받는 종교적 뒷받침이 되었다고 말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국가신도’에도 깊숙이 관련을 맺는다. 국가신도란 무엇인가? 일본의 코지엔(広辞苑) 사전은 이렇게 정의한다. 메이지 유신 뒤, 신도 국교화 정책에 의해 신사신도(神社神道)를 황실신도 아래 재편성하여 만들어진 국가종교. 군국주의·국가주의와 결부되어 추진되고 천황을 현인신으로 하여 천황지배의 사상적 지주로 되었다. 이 단순한 정의가 “메이지 유신 뒤, 신도 국교화 정책에 의해...만들어진 국가종교”라고 했지만 이는 무미건조한 사전적인 의미일 뿐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국가신도가 종교의 이름으로 이웃나라 조선에 자행한 만행이나 자국민에 저질은 죄상은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헤아릴 수 없는 청년들이 ‘텐노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다. 이 정의가 언급한 “군국주의·국가주의와 결부되어 추진되고 천황을 현인신으로 하여, 천황지배의 사상적 지주로..”하여 그 일단을 비추고 있을 뿐이다. 그 영문도 모른 채 죽은 극히 일부가 야스쿠니(靖国) 신사에 ‘호국영령’으로 묻혀 있다고. 문제는 전후 일본 총리라는 자들이 이 ‘영령’에 참배
[전창관의 태국이야기 10] 인도에는 카레가 없고, 태국엔 ‘콰이강의 다리’가 없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던데 태국에는 ‘콰이강’이 없다. 콰이강이 없으니 ‘콰이강의 다리’도 자연스레 없을 수밖에. 태국에 살거나 자주 방문한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한 번쯤은 가봤음직한 깐짜나부리 주(州)의 ‘콰이강의 다리’가 없다니 이게 무슨 궤변이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그렇다고 없는 것을 없다고 해야지 있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태국에 콰이강의 다리가 없다니?... 그렇다면 그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 행진곡(The River Kwai March)’으로 7080청춘남녀의 심금을 울렸던 윌리엄 홀든 주연의 옛 명화에 나온 다리가 영화속에서 지어 낸 가공의 장소란 말인가?? 물론, 그건 아니다. 요는,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본 2차대전 당시 연합군 포로수용소가 있던 태국의 '깐짜나부리'에는 '콰이강'이라는 강은 없고, 오직 '쾌(แคว)'강만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다시말해 '콰이강의 다리'가 아니고 '쾌강(แม่น้ำแคว)에 있는 다리’, 즉 현지어로 ‘싸판 쾌(สะพานแคว)’이니 말이다. 하긴 콰이강의 다리가 태국에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