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방정환의 손안의 아세안15] 2021 인도네시아, 불어라 디지털경제 ‘훈풍’

코로나19 확진자 105만명 훌쩍...디지털 경제로 경제침체 터널 통과하기를

 

2021년 새해가 문을 연 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습니다. 소띠해 신축년(辛丑年)을 맞이할 때의 간절한 소망과는 달리 전세계 대부분 지역은 여전히 누적 확진자 수 1억 명을 넘어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여파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세계적 대유행의 위세가 다소 주춤한 싱가포르, 베트남 등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들이 연일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각각 동남아 인구와 GDP(국내총생산)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의 상황이 심각해 보입니다.

 

주요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는 1월 30일까지 총 105만1795명의 확진자와 2만9518명의 사망자가 공식 집계됐습니다. 이는 확진자 숫자 기준 세계에서 19번째로 큰 규모로 동남아 11개 나라들 중 유일하게 감염 사례가 10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실제 1월에 접어들어 하루 평균 1만 건 이상의 신규 감염 사례들이 확인되면서 우려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을 시작으로 1월 중순부터 코로나19 백신의 순차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당분간 마음을 놓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렇듯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인도네시아 사회는 이래저래 활력을 잃은 모양새입니다. 기업, 가계 할 것 없이 코로나19 영향권에 놓이면서 실업이 일상화되고 신규 투자가 급감하는 등 경제 전반이 급속히 위축됐습니다.

 

이를 드러내듯 2020년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이래 최저인 2%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관광업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휴양지 발리의 경우, 하늘길과 바닷길이 차례로 막히면서 사실상 섬 전체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코로나19 대응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면서 조코위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보르네오 칼리만탄으로 행정 수도를 이전하는 프로젝트 또한 2023년 이후로 연기된 상태입니다.

 

여느 국가 못지않은 힘든 시기를 보내온 인도네시아가 희망을 품는 분야로 단연 디지털 경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앞세운 디지털 경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육성함으로써 기나긴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는 원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인도네시아는 싱가포르와 더불어 동남아의 디지털 사회로 전환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미 5개의 ‘유니콘(Unicorn,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1195억 원)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이 탄생했을 만큼 201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 경제는 성장 가도를 달려왔습니다.

 

2021년 2월 현재 인도네시아 유니콘 기업은 ▲ 고젝 100억(기업가치)-2016년(창업연도) 차량 호출 ▲ 토코피디아 70억-2018년 전자상거래 ▲ OVO 29억-2019년 핀테크 ▲ 부칼라팍 25억-2017년 전자상거래 ▲ 트래블로카 20억- 2017년 항공·숙박 예약 등으로 성과가 눈부십니다.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인도네시아를 상징하는 유니콘들이 잇따라 구글, 페이스북 등 다국적 IT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합니다.

 

 

물론 스타트업계도 구조조정, 사업 축소 등 칼바람을 피해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유력 스타트업들에 러브콜이 쏟아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신생 창업 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도 관찰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의 확산으로 대표되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는 디지털 경제의 팽창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전자결제, 에듀테크 등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갖춘 현지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인도네시아는 물론 동남아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전환이 위기 극복을 앞당길 것”이라는 조코위 대통령의 바람처럼 디지털 경제의 훈풍이 인도네시아 전역에 불어오기를 기대합니다.

 

글쓴이=방정환 YTeams 파트너 um0517@hanmail.net

 

방정환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대학원에서 법학을 공부한 그는 《매일경제신문》에서 6년 반가량 취재기자로 일했다. 미국 하와이와 일본 도쿄에서 연수를 받았다.

 

2011년 싱가포르의 다국적 교육업체, 2013년 인도네시아의 한국계 투자기업에 몸담게 된 이래로 동남아시아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입문 교양서 ‘왜 세계는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가’에 이어 동남아의 최신 디지털 경제와 스타트업 열풍을 다룬 ‘수제맥주에서 스타트업까지 동남아를 찾습니다’를 출간했다.

 

관련기사

포토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