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인 유니콘 ‘부칼라팍’(Bukalapak)이 10년 만에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 목표를 발표했다.
썬웨이대 겸임교수이자 ‘미래의 성장 시장 아세안’ 저자인 고영경 교수는 “유니콘의 인도네시아 거래소 최초 상장이다. 그것도 15억 달러 목표의 역대급 사이즈죠. 팬데믹에서 이커머스가 성장을 많이 했고, 그만큼 디지털 경제 규모가 달라진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포스트(The Jakarta Post) 등 미디어들은 부칼라팍이 인도네시아 주식 거래소(Indonesia Stock Exchange)의 상장으로부터 거의 15억 달러(약 1조 7212억 5000만 원)를 모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니콘(Unicorn)은 기업 가치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가리킨다.
부칼라팍의 IPO는 2008년 13억 달러(약 1조 4911억 원)를 모금한 석탄 채굴 대기업 PT 아다로에너지의 IPO를 뒤집으며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IPO가 될 태세다.
고 교수가 분석하는 부칼라팍의 IPO 배경은 스타트업 상장을 유치한 규정을 고친 점과 테크 기업을 위한 ‘러브콜’이 원인이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고성장 스타트업들의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서 손실이 나는 기업도 조건에 맞으면 상장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고쳤다. 미국으로 갈 회사들을 잡으려고 고육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칼라팍이 상장 직후 주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보면, 이후에 다른 기업들이 어느 시장에 상장하는게 더 유리할지 보는 테스트가 될 수도 있다.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고, 유니콘이 아닌 기업들은 주목을 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동남아 각국의 주식 시장에 테크기업들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부칼라팍의 상장 이후 밸류에이션이 잘 나오면, 유니콘이 아니더라도 테크(tech) 기업들의 자국내 상장의 문이 넓어지고 여러 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부칼라팍의 IPO는 동남아 유니콘 투자로 그 국가 주식 시장에 상장을 통해 엑시트하는 첫 사례다. 한국투자자들에게도 해당된다”며 “부칼라팍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 인도네시아 미디어 대기업 엠텍 그리고 한국의 미래에셋그룹과 신한금융그룹, 네이버도 투자했다”고 말했다.
부칼라팍은 동남아 테크 기업들의 IPO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SEA는 미국으로 갔다. 하지만 그랩과 고투그룹은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번 상장의 성적을 바탕으로 아세안 유니콘 및 테크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이뤄질 것 같다”고 예고했다.
한편 2021년 4월 현재 인도네시아 유니콘 기업은 ▲ 고젝 100억(기업가치)-2016년(창업연도) 차량 호출 ▲ 토코피디아 70억-2018년 전자상거래 ▲ OVO 29억-2019년 핀테크 ▲ 부칼라팍 25억-2017년 전자상거래 ▲ 트래블로카 20억- 2017년 항공·숙박 예약 등으로 5개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