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혁신의 아이콘’인 그랩(Grab)과 고젝(Gojek)의 합병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CNBC 3일자에 따르면 그랩 홀딩(Grab Holding Inc) 및 고젝이 두 회사 합병과 관련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협상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랩 및 고젝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그랩 투자자인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 Corp)과 함께 두 회사 고위 경영진이 진행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경영진의 그림도 나왔다. 그랩 설립자 앤서니 탄(Anthony Tan)이 공동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된다. 고젝 임원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새 공동사업을 운영하지만 여전히 고젝 브랜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물론 그랩-고젝 합병에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담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두 서비스는 택시 대안으로 등장해 ‘100억 달러(약 11조 8740억 원)’ 이상 가치를 뜻하는 스타트업 ‘유니콘’의 대표기업으로 우뚝 선 ‘슈퍼앱’이 되었다.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약 143억 달러)은 아세안에서 가장 먼저 유니콘이 되었다. 원래 2012년 설립해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두었지만, 2014년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고젝(약 100억 달러)은 2009년 인도네시아에서 설립, 2015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두 서비스는 우버가 철수한 자리를 메운 차량 호출(ride-hailing)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 차량 호출에서 출발해 많은 유저를 보유했고, 이제는 플랫폼을 보유하면서 각 분야로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최근 두 기업 모두 슈퍼앱이 된 후 페이-대출-보험-투자로 이어지는 파이낸셜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 라이벌 관계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이 두 ‘유니콘’ 기업이 최근 ‘합병’ 움직임이 가시화되어 주목이 되고 있다.
그랩의 경우 소프트뱅크,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도요타(Toyota), 혼다(Honda for Grab)가 투자했다. 가젝은 구글(Google), 테마섹(Temasek), 비쓰비시(Mitsubishi) 및 삼성(Samsung for Gojek)과 같은 거대 기업이 투자했다. 또한 비자(Visa)는 두 회사 모두에게 투자했다.
고영경 말레이시아 선웨이대학교 교수는 “만약 이 합병이 어떤 식으로 성사가 되면 동남아 디지털 경제 최대기업이 탄생한다. 통신사를 제외한 새로운 테크기업 공룡이 등장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젝 창업자 나디엠 마카림과 그랩 창업자 앤소니 탄-후이링 탄은 하버드 MBA 동기로도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나디엠 마카림은 조코위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인도네시아 교육부 장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