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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 손 안의 아세안9] 한국-인도네시아, 2020년 기대감 더 큰 이유

특별정상회의 마치고 아세안국 실무자 초청 유일...역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지난 18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저에서는 의미 있는 송년 모임이 개최됐습니다.

 

한국측, 인도네시아측 참석자 50여 명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진행된 ‘2019 Year-end Gathering’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함이 묻어났습니다. 흥이 많고 춤과 노래를 즐기는 전반적인 국민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사관 직원들로 구성된 밴드는 즉석 연주를 펼치며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딱딱함보다는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 참석자들의 다양한 면면 또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우마르 하디 대사를 포함한 기혼 인도네시아 대사관 직원들은 예외 없이 배우자를 동반했습니다. 한국측에서는 대사관의 주요 소통 채널인 외교부 아세안국은 물론 대통령 경호처, 국가정보원 등에서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는 이날 모임이 2019년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가장 정성을 쏟았던 두 가지 이벤트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행사는 10월 중순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제1차 한-인도네시아 영 리더스 다이얼로그’였습니다. 영 리더스 다이얼로그는 2018년 9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젊은 세대간 교류를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확충하기 위해 출범됐습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차세대 리더 26명이 새로운 협력 방안을 모색했던 이틀을 함께 했던 필자로서 인도네시아 대사관 직원들이 빠듯한 일정을 챙기느라 바쁘게 뛰어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두 번째 이벤트는 11월 하순 부산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였습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 정상들이 한곳에 모였던 대규모 국제회의였습니다.

 

자국 대통령이 직접 한국을 찾는 만큼 인도네시아 대사관으로서는 준비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 리더스 다이얼로그가 첫 행사로서 부담감이 컸다면, 11개국 수반이 모습을 드러낸 특별정상회의는 그 무게감이 남달랐던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마르 하디 대사는 인도네시아 대사관 직원들과 그들의 배우자를 일일이 거론하면서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중요 업무 파트너였던 한국 외교부와 대통령 경호처, 국정원 담당자들을 초대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입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특별정상회의가 끝난 후 아세안국 실무자들을 초청한 주한 외국 대사관은 인도네시아가 유일하다”고 귀띔했습니다.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회원국들 중 유일하게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2019년 두 나라의 관계가 한 단계 발돋움했다는 관측에 별다른 이견은 없는 듯합니다. 특별정상회의 기간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최종 타결하고, 양국 정상이 서로를 ‘소중한 친구’와 ‘존경하는 형님’으로 부르며 각별한 애정을 과시한 사실이 이를 보여줍니다.

 

실제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롯데케미칼 등 한국 대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인도네시아 투자 계획을 밝혔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인도네시아인들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나란히 독립 75주년을 맞는 2020년 두 나라의 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이유입니다.

 

글쓴이=방정환 아세안비즈니스센터 이사 junghwanoppa@gmail.com

 

방정환은?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 아세안비즈니스센터 이사로 재직 중이다. 2013년 한국계 투자기업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래로 인도네시아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입문 교양서 ‘왜 세계는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가’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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