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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의원 1000명 온라인 도박 연루 “사회 전체가 중독”

400만명이 온라인 도박에 빠져 지난해 거래금액 10조7천억원, 6년만에 55배 성장

 

 

인도네시아 하원과 지방의회 의원 중 3분의 1 이상이 온라인 도박을 하고 있다.

 

이반 유스티아반다나(Ivan Yustiavandana) 인도네시아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PPATK) 국장은 26일 열린 하원 3위원회(법률,안보,인권)에서 하원(PDR)과 지방의회(DPRD) 의원 중 1000명 이상이 온라인 도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체 의원의 35%가 넘는 숫자다. 현재 하원에 575명, 지방의회에 2232명의 의원이 있다.  이반 국장에 따르면 의원들의 도박횟수가 6만3000건을 넘고 총 금액은 250억 루피아(21억원)에 이른다.

 

하비브로크만(Habiburokhman) 하원 3위원회 부위원장은 “온라인 도박은 심각한 범죄행위이며 윤리강령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윤리위원회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형법 303조에 따르면 도박을 한 당사자나 도박장을 조직한 이들은 최대 징역 10년과 2500만 루피아(약21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온라인 도박을 유포한 자들에게는 정보전자거래법(UU ITE)에 따라 6년 징역형과 10억 루피아(약84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온라인 도박은 의원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자카르타 포스트에 따르면 400만 명이 온라인 도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10세 미만이 8만명(2%)이고 11~20세가 44만명(11%)으로 어린이 및 청소년의 중독 증세가 심각한 상태다.

거래금액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7년 거래금액이 2조3천억 루피아(1945억원)이었는데 2023년에 127조 루피아(10조7400억원)로 55배 성장했다.

 

이반 국장은 1분기에만 6천만 건의 온라인 도박거래가 있었고 관련된 액수는 101조 루피아(약8조5000억원)를 넘는다고 말했다. 차잔토(Tjahjanto) 정치법률안보장관은 저소득층이 도박인구의 80%를 차지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도박으로 재정 파탄이 나서 자살한 사례가 14건에 이른다. 5월에는 파푸아의 한 군 장교가 온라인 도박으로 인해 발생한 약 8억루피아(약6900만원)를 감당하지 못해 자살했다.

 

6월 초 동자바주 모조케르토에서는 한 여경이 자신의 경찰관 남편이 온라인 도박으로 보너스를 낭비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불을 지르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몇 달 동안 80만 개가 넘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폐쇄했지만, 이를 피해서 해외에 기반을 둔 새로운 플랫폼이 빠르게 등장하자 도박 사이트 근절에 고심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차잔토 장관이 이끄는 온라인 도박 근절 태스크포스를 설치했다. 차잔토 장관은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모두 없앨 것이라면서 이미 4천에서 5천 개의 은행 계좌도 동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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