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에 도입한 ‘빠른 정산’ 서비스를 사업자 10명 중 6명이 승인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정산은 주문 후 3일 안에 수수료나 담보 없이 대금을 조기 정산해주는 서비스다. 네이버의 대표적 중소 상생 정책이지만 소상공인의 승인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12월 26일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네이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빠른 정산 제도 도입 후 2022년 11월까지 지난 2년 동안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19만 7,456명이 빠른 정산을 신청했지만 승인 받은 사업자는 8만 8,47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승인실패율이 55.2%로, 판매자 1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6명 가까이가 ‘빠른 정산’을 승인받지 못했다.
지난 2021년에 신청을 시도한 사업자 가운데 승인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사업자는 61.6%로 2022년 11월 말 기준 52.8%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높은 승인실패율을 보여주고 있다.
빠른 정산 신청을 시도한 사업자 수는 지난 2021년 10만 명이 넘었으나 2022년 57,000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빠른 정산 신청자가 줄어든 배경으로 일정 수준의 신청 조건이 소상공인에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가운데 빠른 정산 신청 조건은 신청 직전 3개월 연속 주문 건수 월 20건 이상, 반품률 20% 미만인데 판매관리 미흡으로 말미암아 부과되는 페널티 점수가 일정 수준 이하여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올해 서비스 유지 조건이 완화됐기 때문에 이미 서비스가 필요한 판매자들은 작년부터 이용하고 있어 올해 신규 신청자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달 기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55만개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빠른 정산을 이용하고 있는 사업자는 현재 8만여명으로 14.5% 수준이다.
네이버는 빠른 정산 수혜 판매자를 확대하기 위해 그동안 신청 조건 기준을 완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연말 직전 3개월 연속 거래액 100만원에서 거래 건수 20건으로 낮췄다. 빠른 정산의 유지 조건도 직전 월 주문 건수 10건 이상에서 직전 3개월 주문 건수 10건 이상으로 변경했다.
자체적으로 거래 패턴을 분석해 사기‧어뷰징을 탐지하는 위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나온‘최소한의 충족 기준’이라는 것이 네이버파이낸셜 측 설명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신청 시도로 집계된 수치는 신청 조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클릭으로 단순 시도해 보는 판매자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면서 “빠른 정산은 소상공인 지원 목적에 맞게 이용 조건이 까다롭지 않도록 최소한의 요건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네이버파이낸셜은 “앞으로 FDS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빠른 정산 대상자를 내년에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의 빠른 정산 신청 승인 건수는 늘지 않고 있지만 지급 금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2년 동안 88,000여명의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빠른 정산 누적 대금이 약 17조 3,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매월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의 약 41%가 빠른 정산으로 지급되고, 그 가운데 영세‧중소 사업자의 지급 비중이 약 62%에 이른다고 분석했다.